한미약품 1조 계약 무산...의약계·주식시장 파장은?

한미약품 1조 계약 무산...의약계·주식시장 파장은?

2019.07.05. 오후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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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1조 계약 무산...의약계·주식시장 파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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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안보라 앵커
■ 출연 : 이재승 / 글로벌경제신문 의학전문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한미약품은 기술 수출에 있어서 선구적인 역할을 했던 제약사입니다. 한미약품에서 신약기술을 사갔던 미국의 제약사 얀센이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글로벌 경제신문의 이재성 의학전문기자를 초대해서 이 소식을 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기자님, 어서 오십시오. 얀센이 한미약품에 신약 품목 권리를 반환하겠다라고 했다는데 이게 내용인지부터 소개를 좀 해 주시죠.

[기자]
한미약품은 어제 3일 공시를 통해 얀센이 권리를 반환했다고 밝혔습니다. 권리반환제품은 비만과 당뇨를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 HM12525A입니다. 얀센이 진행한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시험에서 체중 감소 목표치는 두 자릿수로 도달했지만 당뇨를 동반한 비만환자에서 혈당 조절이 내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고 통보해 기술을 반환했습니다. 하지만 한미약품이 받은 계약금 1억 5500만 달러는 반환 의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앵커]
일단 계약금에 대해서는 그렇게 처리가 됐고 비만만 가지고는 괜찮은데 거기에 당뇨병이 결합되어 있을 경우는 효과가 그렇게 안 나타난 모양이군요. 그런데 2015년 당시에 이걸 얀센에 넘길 때는 대단한 1조 원 규모의 기술수출이라고 해서 기대를 상당히 모았는데 얀센에서는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기자]
얀센은 HM12525A를 도입한 이후 총 8건의 임상을 진행했습니다. 이 중 3건이 당뇨를 동반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었습니다. 당뇨와 비만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동시에 복용 약물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얀센은 신약후보물질이 경쟁제품과 비교해 우월한 효과가 없다고 판단해서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앵커]
한미약품은 이전에도 기술 수출이라고는 하지만 다시 되돌아왔다, 그래서 계약이 해지되는 이런 일들이 있었다고 하는데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설명을 해 주시죠.

[기자]
그래프에서 보시다시피 권리 반환 사례는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한미약품의 첫 신약인 표적항암제 올리타는 2016년 11월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권리를 반환했습니다. 한미약품은 올리타 자체 개발을 도전했지만 경쟁제품보다 개발 속도가 늦었다는 이유로 개발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두 번째는 일라이 릴리에 기술 수출했던 류마티스 관절염 면역치료제 HM71224의 경우로써 임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해 올해 1월 권리가 반환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한미약품이 이번에 반환된 HM12525A의 경우 임상에서 비만에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기 때문에 비만 치료제로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상태입니다.

한미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총 30개 정도의 신약개발을 진행 중이기에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의 견실성은 아직 유효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주시장에서는 상당히 반응이 싸늘했습니다. 수출에 쏟고 있는 다른 국내 제약사들한테도 혹시 영향이 가는 것 아닌가 이런 우려도 나오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말씀하신 대로 오늘 장 마감 결과 한미약품 주식이 -27.26%,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주식이 -27.70% 폭락했습니다.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 또한 한미약품 주식을 쌍끌이 매도했고 증권사들 또한 한미약품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춰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제약 업계에 따르면 계약 해지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미국 바이오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신약 허가 성공률은 10% 이내이며 임상 2상에서도 상용화 성공률은 그 10%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발표된 바 있습니다. 기술 수출 계약 해지로 신약 후보물질 가치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 또한 아닙니다.

예를 들어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이 2016년 중국 제약사로부터 기술을 수출했다가 계약이 해지된 바 있습니다. 이후 2018년 얀센에 1조 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기술 수출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인보사 신약 허가 취소 사태 이후 국내 제약사에 대한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의 신뢰가 무너질 염려가 여전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한국제약업계에 대한 신뢰는 역시 훼손될 우려가 크다는 말씀이겠군요. 이재승 기자,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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