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와이] 조현민 복귀, 진에어 날개 아닌 족쇄?

[팩트와이] 조현민 복귀, 진에어 날개 아닌 족쇄?

2019.06.22. 오후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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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으로 물러났던 한진그룹 창업주 일가 조현민 씨가 최근 한진칼 전무로 복귀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비판이 쏟아지자 한진그룹 측은 조 전무가 검증된 마케팅 전문가라면서 지난해 진에어 등의 주가 하락과도 무관하다고 주장하는데요.

실제로 그런지 팩트체크했습니다.

고한석 기자입니다.

[기자]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폭언하고 물컵까지 던진, 이른바 물컵 갑질 사건

[조현민 / 한진칼 전무·前 진에어 부사장 (지난해 5월) :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 '물컵 갑질' 주가하락과 무관?

한진그룹 측은 지난해 진에어 주가 하락이 조현민 씨의 '물컵 갑질'과 무관하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조 씨 갑질 사건이 보도된 뒤에도 두 달 가까이 진에어 주가는 큰 흔들림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갑질 사건을 계기로 '조 에밀리 리'라는 이름이 주목받으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정부는 미국 국적인 조현민 씨가 국내 항공사 등기 임원이 된 건 불법이라며 진에어 면허 취소까지 검토했고, 환율과 유가 상승이라는 악재 속에 주가는 경쟁사인 제주항공보다 낙폭을 키웠습니다.


▲ '경영 복귀' 책임경영 위반?

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에 따르면 책임경영은 법을 잘 지키는 것을 넘어 인권과 노동, 환경 등의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는 개념입니다.

인권 침해적인 갑질 사건은 경찰 수사로 이어지며 사회적 자원의 낭비를 불러왔고, 조 씨의 불법 등기 이사 문제로 진에어는 지금까지 신규 취항 금지 등의 제재를 받고 있습니다.

임원으로 재취업하는 것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어도 책임경영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입니다.

[김상봉 /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 책임경영이라는 게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도 도덕적인 부분이 문제가 될 수 있거든요. 경영하면서 갑질하는 부분도 피해야 합니다.]


▲ 검증된 마케팅 전문가?

한진그룹 측이 조 씨를 검증된 마케팅 전문가라면서 내세운 건 '공유가치 창출 (Creating Shared Value)'입니다.

봉사활동과 기부, 게임 대회 후원 등을 주요 활동으로 꼽았습니다.

그러나 공유가치 창출은 단순한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이 아닙니다.

친환경 제품 개발과 저개발국 지원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처럼, 공익적 가치를 이윤 창출로 연결하는 경영 전략입니다.

[마이클 포터 / 하버드 경영대학 교수 : '공유가치 창출'은 기아와 환경, 건강 같은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데 자본주의 모델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공유가치 창출'은 순수한 자본주의이고 돈을 버는 일입니다.]

조 씨는 2014년 전국경제인연합 강연에서 공유가치 창출에 대한 의견을 밝힌 적이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를 냈는지에 대해 한진그룹 측은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YTN 고한석[hsgo@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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