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함께 행복한 '희년'의 의미, 그리고 불편한 진실 '토지공개념'

[생생경제] 함께 행복한 '희년'의 의미, 그리고 불편한 진실 '토지공개념'

2019.04.23. 오후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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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함께 행복한 '희년'의 의미, 그리고 불편한 진실 '토지공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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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남기업 토지 플러스 자유연구소 소장


[생생경제] 함께 행복한 '희년'의 의미, 그리고 불편한 진실 '토지공개념'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한국경제를 생생하고 상생하게 만드는 분들을 모시는 생생 초대석입니다. 오늘 아침에 제가 엘리베이터를 탔는데요. 엘리베이터에 경전철이 들어오는데 우리 동네에 역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추진위원회를 모신다는 공문이 붙어 있더라고요. 동네에 역이 들어온다는 것은 집값에 엄청난 영향을 주죠. 또 집값은 우리 삶에 또 엄청난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어떠냐에 따라 서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또 엄청나게 줍니다. 그래서 서민들, 그러니까 우리가 부동산, 집, 토지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오늘 생생 초대석에서 남기업 토지 플러스 자유연구소 소장과 함께 토지에 대한 개념, 또 부동산 정책을 우리가 어떻게 바라봐야할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 남기업 토지 플러스 자유연구소 소장(이하 남기업)>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먼저 토지 플러스 자유연구소, 여기는 뭘 하는 곳입니까?

◆ 남기업> 자유가 들어가면 뭔가 보수적인가보다, 또 토지가 들어가면 진보적인가보다, 이렇게 생각하는데요. 저희 뜻을 말씀드리면 사람은 토지가 없으면 자유도 없다. 자동차가 없으면 불편한데, 토지가 없으면 생존이 불가능하잖아요. 토지는 만들어낼 수도 없고요. 그러니까 토지에 대한 권리는 원칙적으로는 모두가 같이 평등하게 누려야 한다. 이런 철학을 가지고 있고요. 그런 철학 하에서 이론과 정책을 만들죠.

◇ 김혜민> 설명만 들어도 우리 소장님이 토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알 것 같고요.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싶어서 오늘 소장님을 모셨어요. 그리고 소장님이 또 하나의 단체인 ‘희년함께’의 공동대표세요. 희년함께, 여기는 또 뭐하는 곳입니까?

◆ 남기업> 희년을 함께 이루어 나자가는 말인데요. 희년이라고 하는 것은 성서에서 아주 핵심 개념이에요. 50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해를 희년이라고 부르거든요. 희년에는 세 가지 일이 일어났어요. 첫 번째는 땅을 원래의 소유주에게 돌려준다. 땅을 팔았다고 하더라도 원래의 땅 주인에게 돌려주는 거예요. 땅을 회복하는 겁니다. 또 하나는 어마어마한 빚을 진 사람이 빚을 완전히 탕감 받는 거예요. 그리고 종이 됐던 사람이 자유인이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완전한 자유와 해방, 빚에서도 해방되죠. 내 땅도 생겼죠. 그리고 종에서도 해방됐죠. 추가로 하나 말씀드리면, 희년이 돌아오면 경작을 쉬었어요. 그러니까 생태 환경도 자유와 해방을 얻었습니다. 모두가 자유와 해방을 누리는 해. 그게 바로 희년인데, 희년을 이 땅에서 함께 이루어나가자고 하는 단체가 바로 희년함께라는 단체입니다.

◇ 김혜민> 듣기만 하면 너무 좋아요. 그런데 그게 성경 속에 있는 개념인데, 2019년 대한민국, 거기에다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자본주의인데, 이 땅에서 가능할까. 그리고 그게 100%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시겠죠. 그러면 희년이라는 개념 가운데 우리가 적용할 수 있는 개념이 있기 때문에 이 단체를 만드신 것 아닙니까? 어떤 경제 개념을 희년에서 뽑아낼 수 있습니까?

◆ 남기업> 희년 안에서 가장 중요한 게 토지에 대한 원리거든요. 오늘 날로 말하면 토지공개념이에요. 토지공개념을 제대로 적용하자는 게 우리의 주장인데, 지금 많은 사람들이 토지, 부동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잖아요. 그리고 소수의 사람들은 그것을 통해서 돈을 많이 벌고 있고, 또 다수의 사람들은 굉장히 박탈감을 느끼고 있고, 이런 엄청난, 불공평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는데, 토지공개념을 제대로 적용하면, 꼭 성서를 믿는 사람만 이것을 이해하는 게 아니거든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사실은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이라서 이것을 적용하면, 집 문제, 또 토지공개념을 적용하면 일자리도 더 많이 생기거든요. 창업 활동이 더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 김혜민> 그 이야기는 제가 뒤에 구체적으로 여쭤보고요. 일단 지금 토지공개념, 토지 정의, 이런 단어를 말씀하셨는데, 사실 이 단어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리고 저희가 헌법에 토지공개념을 넣겠다고 했을 때도 굉장히 말이 많았는데요. 토지공개념이라는 게 이미 헌법에 들어가 있죠?

◆ 남기업> 그렇죠. 헌법 120조에 정신이 반영되어 있고,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는 토지공개념이 헌법에 들어있다고 판시를 했는데요. 그런데 하위 법률이나 각종 제도는 토지공개념하고 상충돼요. 그러니까 분명하게 기록해놓자고 하는 게 작년 3월에 그랬었죠.

◇ 김혜민> 그것 때문에도 꽤 논란이 있었고요. 저도 토지공개념 관련한 논란을 다뤘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때 저도 알았던 게 이게 이미 노태우 대통령 때인가요? 이미 토지공개념에 대한 아까 말씀하신 하부 법들이 있었다고 하던데요?

◆ 남기업> 세 가지가 있었어요. 택지 소유를 상한하겠다. 택지, 그러니까 주택용지를 많이 못 갖도록 하겠다. 그다음에 개발 이익을 환수하겠다. 토지 초과 이득세를 하겠다고 하는데, 지금 거의 다 형해화됐어요. 헌법은 토지공개념을 지지하고 있는데, 하위 법률은 토지사개념에 가깝죠.

◇ 김혜민> 그렇게 된 이유는 우리나라가 경제가 급속하게 발전했고, 자유시장경제의 논리가 너무 활발하게 있기 때문에 그런 토지공개념이 실질적으로 현실 속에 발현이 안 되는 건데요. 소장님은 오히려 토지공개념이 자유시장 경제에 날개를 달아줄 거다, 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어떤 측면에서 그렇습니까?

◆ 남기업> 진짜 자유시장 경제를 하려면, 토지공개념을 해야 하거든요. 토지 투기, 부동산 투기가 없는 시장이 건강하고 좋은 시장이에요. 부동산 투지기, 토지 투기라고 하는 것은 토지 투기하는 개인에게는 엄청난 이익인데, 그것이 사회에 무슨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행위가 아니거든요. 땅을 알아보러 다닌다, 정보를 알아보러 다닌다, 이게 무슨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그래서 경제학에서는 근사한 말로 지대추구 행위라고 불러요. 비생산적 경제활동이에요. 이미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낸 가치를 내 것으로 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생산적인 활동이 아니에요.

◇ 김혜민> 그러니까 토지라는 건 공적인 재산인데, 개인이 본인만 이득을 누린다는 거죠?

◆ 남기업> 네, 사고 팔아가지고 돈을 얻는 것은 생산적인 활동이 아니다. 그 개인에게는 굉장히 이익이 되지만, 사회 전체, 나라 경제 전체에는 굉장히 안 좋다. 투기 없는 건강한 시장경제를 만드는 게 진짜 자유시장 경제다. 투기를 방임하고, 그냥 놔둘 경우에는 나라 경제가 굉장히 어려워지잖아요. 불평등이 심해지고, 또 하위 계층에 있는 사람들은 소비하기도 굉장히 어려워지고요. 그것을 우리가 경험하고 있잖아요. 제대로 된 자유시장 경제를 하자는 거죠. 그러면 토지공개념이라고 하는 것이 바탕에 깔려야 합니다.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 김혜민> 자유시장 경제의 기본은 자유로운 경쟁, 평등인데, 토지라는 개념 자체가 공적인 것이고, 이것을 누군가가 독점적으로 가지고 있고, 출발선이 다르게 시작하는 것은 자유경쟁이 아니다.

◆ 남기업> 그렇죠. 기회를 균등하게 가져야 하는데, 토지를 과다하게 소유한 사람들은 엄청난 기회가 있고, 토지가 없는 사람들은 기회가 아예 없고요. 출발선이 완전히 다르잖아요.

◇ 김혜민> 1949년에 농지개혁법이라는 게 있었더라고요. 이게 대한민국 역사상 규모와 영향이 가장 컸던 사회 개혁이라고 하던데, 어떤 거였습니까? 이게 토지공개념을 발현한 게 아닌가 싶은데요.

◆ 남기업> 그렇죠. 구현한 하나의 방법인데요. 당시에는 농경사회였어요. 소수의 지주, 다수의 소작농. 오늘날은 소수의 건물주, 다수의 세입자. 거의 구도가 비슷해요. 그런데 그때 당시에 3정보 이상의 땅을 소유한 지주에게서 땅을 유상으로 몰수하고, 소작농에게 땅을 유상으로 나눠줬어요. 5년 동안 소출 양의 30%만 나라에 내면 자기 땅이 됐었습니다. 그러니까 소작농이 자영농이 된 거예요. 그거 얼마나 열심히 일하겠습니까? 열심히 일한 그것을 기반으로 자녀 교육도 열심히 했어요. 그러니까 교육열이 뜨거워질 수 있었던 것은 다 자기 땅이 생겼기 때문에 뜨거워질 수 있었거든요. 그리고 땅을 밑천으로 삼아서 사업도 할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이게 대한민국의 산업화가 성공적으로 됐는데, 그것은 농지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토지공개념을 그렇게 실현했기 때문에 우리나라 산업화가 이렇게 성공적으로 된 거다. 저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 김혜민> 그러니까 대한민국의 산업화가 잘 될 수 있었던 건 농지개혁을 통해서 출발점이 같아졌고, 함께 경쟁할 수 있었고, 그 가운데 산업발전을 이룬 것이다. 결국, 지금 소장님의 말씀은 자본주의가 낳은 위기를 이런 희년의 의미 속에서 토지공개념이나 토지 정의를 발현해서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인데요. 사실 많은 사람들은 이게 극복이나 대안이 아니라 자유경제를 부정하는 거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더 많을 것 같거든요. 오해도 많이 받으시죠?

◆ 남기업> 그렇죠. 그런데 투기가 일어나는 시장은 결코 좋은 시장이 아닙니다. 한국 사회 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가 뭐냐면, 불평등이거든요. 불평등이 너무 심하고, 출발선부터 다르니까 태어날 때부터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나지 않았잖아요.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에 의해서 나의 삶이 규정 당한단 말이에요.

◇ 김혜민> 그런데 부모님이 피땀 흘려서 부동산을 일궜으면요?

◆ 남기업> 그렇죠. 그럴 수 있죠. 그런데 상당한 부분은 불로소득이라고 하는 거죠. 노력에 대한 부분은 인정하지만, 개인이 열심히 땀 흘려서 사회에 기여해서 만든 부가가치 창출에 대한 대가는 인정하지만, 땅 가치가 올라가는 그 자체. 땅 가치가 어떻게 올라가겠습니까? 땅 주인이 노력해서 올라간 게 아니거든요. 전철역이 생기죠, 경전철이 들어오죠, 초등학교가 생기죠, 이러면서 땅값이 올라가요. 그러니까 사회가 노력해서 올라간 거거든요. 그것을 사회가 환수해서 사회가 환수하면 할수록 토지공개념이 바닥에 깔리게 되는 거고, 투기가 잘 일어나지 않게 되고, 불평등도 굉장히 줄어들게 되죠. 그러면 기회의 균등도 더 많이 이루어질 수 있고요. 더 역동적인 시장이 되는 거죠.

◇ 김혜민> 그러니까 이렇게 제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서울 지역으로 따지면, 강남이나 목동에 살던 사람은 강남이나 목동을 벗어나면, 굉장히 불편해해요. 왜냐하면 그 안에 모든 것들이 들어있거든요. 거기에서 잘, 편하게 살 수 있는 이유는 제반시설들이 잘 깔아놨기 때문에 그것을 누리는 거니까 결국, 누리는 것에 대한 값을 내는 게 평등하다는 말씀이시고요.

◆ 남기업> 그렇죠. 혜택을 봤으니까 수혜자가 그것에 맞는 대가를 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대가를 내지 않았기 때문에 투기가 일어나고, 온갖 경제 문제가 생기는 거죠.

◇ 김혜민> 지금 소장님이 있는 땅을 옛날처럼 다 몰수해서 나눠주자고 하는 게 아니라.

◆ 남기업> 아휴, 그렇게 하면 안 됩니다. 그렇게 할 수도 없고요.

◇ 김혜민> 그럼요. 그러니까 토지공개념이라는 것은 결국은 세금. 그렇게 좋은 집, 좋은 동네에서 사는 사람들은 세금을 내라. 그런데 이게 사실은 쉽지가 않죠. 노무현 정부 때도 이 부분 때문에 지지율이 굉장히 많이 떨어졌었고, 정부에서도 그게 부담일 텐데요. 대안을 조금 얘기해보면, 소장님이 두 가지를 제시하셨더라고요. 첫 번째가 환수한 토지 보유세 전액을 1/n로 배당하는 방법. 이게 뭡니까?

◆ 남기업> 토지에 대한 세금을 가장 좋은 게 보유세인데요. 집이 깔고 있는 땅, 건물이 깔고 있는 땅, 여러 토지에 대해서 보유세를 강화하면, 세수가 걷히잖아요. 그러면 그것을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대한민국 국토에 대한 권리가 있는 거예요. 그러면 1년에 한 번씩 배당을 해주자. 매월 배당을 해주자. 1/n씩 나누자. 지금 갓 태어난 아기, 곧 돌아가실 어르신, 그분들에게 똑같은 권리를 되찾아주자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냐면, 저희가 2년 전에 계산을 해보니까 95%는 내는 것보다 받는 게 더 많고요. 5%는 내는 게 더 많아요.

◇ 김혜민> 그 5%는 보유세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이군요.

◆ 남기업> 그렇죠. 과다하게 누리는 사람들이고, 95%도 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다 내는데, 내는 것보다 받는 게 더 많죠.

◇ 김혜민> 알겠습니다. 두 번째로 제시했던 것은 패키지형 세제 개혁이에요. 이것은 어떤 겁니까?

◆ 남기업> 보유세를 강화하는 대신, 근로소득세, 그다음에 법인이 내는 법인소득세, 회사를 열심히 운영해서 부가가치를 창출한 것에 대한 세금은 깎아주자. 대신 토지에 대한 세금은 높이자. 그러면 생산 활동을 더 열심히 할 것 아니냐. 근로소득세 깎아주면 더 열심히 일할 것 아니냐. 이런 거죠. 생산에 대한 세금은 낮춰주고, 토지에 대한 세금은 높이자. 그러면 시장 경제가 더 잘 돌아간다. 이런 겁니다.

◇ 김혜민>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합니까?

◆ 남기업> 그렇죠. 가능하죠.

◇ 김혜민> 싱가포르가 이런 개념들을 도입했다고 하던데, 어떻게 도입을 했습니까?

◆ 남기업> 거기는 땅을 사들였어요. 60년대 후반부터 땅을 계속해서 매입해서 지금은 90% 가까이 땅이 국가 소유에요. 그러니까 투기가 잘 안 일어나요. 개발을 하게 되면 땅값이 확 뛰잖아요. 그것을 정부가 환수해요. 그러니까 투기가 잘 안 일어나고, 주거 불안이 굉장히 낮고, 또 창업활동도 굉장히 활발하게 일어나고요.

◇ 김혜민> 그 땅을 사고하는 데 불필요한 에너지나 돈을 쓰지 않으니까 그런 것들이 소비나 다른 생산 활동으로 이어진다는 말씀이시죠. 오늘 토지에 대한 이야기, 땅에 대한 이야기, 집에 대한 이야기, 새로운 개념들을 여러분들께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남기업 토지 플러스 자유연구소 소장과 함께 했습니다. 소장님, 고맙습니다.

◆ 남기업>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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