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기술을 빚다, 인성을 담다

[생생경제] 기술을 빚다, 인성을 담다

2019.04.03. 오후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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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강희상 한국폴리텍대학 인재원 원장




[생생경제] 기술을 빚다, 인성을 담다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매주 수요일에 함께하는 코너입니다. ‘배움이 일자리다.’ 그동안 다양한 직업 교육 과정을 통해서 배움을 이루고 취업에 성공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일자리 문제의 해법과 대안을 찾아봤는데요. 오늘은 조금 다른 주제를 가지고 왔습니다. 지금 직장에서, 또는 업무 현장에서 이 방송 듣고 계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일하시면서 어떤 점이 힘드세요? 사실 일 때문에 힘든 것보다는 사람 때문에 힘든 게 더 많죠? 최근 구인구직 사이트 사람인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요. 직장인 10명 중에 8명이 함께 일하는 상사, 동료, 후배 등 인간관계 스트레스로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한국폴리텍대학의 인성 교육을 총괄하고 있는 강희상 한국폴리텍대학 인재원장님을 모시고 직장 내 인간관계 스트레스, 어떻게 해결하면 좋은지 말씀 나눠볼게요. 안녕하세요?

◆ 강희상 한국폴리텍대학 인재원 원장(이하 강희상)>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먼저 청취자분들께 인사와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 강희상> 네, 청취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한국폴리텍대학 인재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강희상입니다.

◇ 김혜민> 인재원이 남원에 있다고요?

◆ 강희상> 네, 맞습니다. 남원은 춘향이 아시죠? 사랑과 절개를 품고 있는 인물이고, 동편제가 탄생한 국악의 성지입니다.

◇ 김혜민> 정말 먼 곳에서 오셨습니다. 와주셔서 감사하고요. 인재원, 사실 대학이 우리는 인성교육을 시키는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잖아요. 기술을 가르치고, 지식을 가르친다고 생각하는데요. 한국폴리텍대학 인재원이 어떤 곳인지 소개를 해주실까요?

◆ 강희상> 방금 말씀하셨듯이 대학에서는 인재원, 인성교육은 잘 시키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희 한국폴리텍대학 인재원은 전국 36개의 캠퍼스 학생들에 대한 인성교육을 총괄하고 있고요. 또 그 외에도 교직원의 직무 역량 향상, 리더십 교육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학생들이 우리 대학에 재직하는 동안 목표를 설정하고, 또 졸업 이후에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로드맵을 설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고요. 또 교원들에게는 새로운 교수기법, 또 코칭 교육을 통해 세대 차이를 넘어서는 소통의 기법 등을 집중적으로 교육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 그리고 교수들한테까지도 인성, 그러니까 마음을 관리하고, 가다듬고 하는 교육을 실시하는 곳이 바로 인재원입니다. 제가 앞서 직장내 인간관계 이야기를 했는데요. 원장님도 여기 오시기 전에 직장생활을 하셨어요?

◆ 강희상> 저는 인재원 오기 전에도 일반 회사에 근무를 했습니다.

◇ 김혜민> 스트레스 많이 받으셨죠?

◆ 강희상> 네.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은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참 회사생활 하다 보면, 앞서 말씀드렸지만 일보다는 사람 때문에 힘든 게 누구나 다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 직장 내의 괴롭힘을 방지하는 이른바 ‘양진호 방지법’도 시행되고 있고요. 사회에서 화두인 것 같아요. 직장 내의 인간관계가요. 원장님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직장 내 관계, 갈등, 어떻게 해야 합니까?

◆ 강희상> 직장 내 갈등이라든지 세대 갈등, 특히 동료와의 이해충돌이 많이 발생하거든요. 이런 모든 상황들이 경우마다 원인은 다르겠습니다만, 근본적으로 기본적인 예의, 또 조직 구성원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한 데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성격과 일하는 스타일이 다른 만큼 직장 내에서 갈등은 불가피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갈등을 최소화하고, 상처 나지 않게 봉합하려면 노력이 조직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이 소통과 인성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그렇죠. 기본 인성이 갖춰지고 또 상대방과 정말 기본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만 갖춘다면 그렇게 갈등이 크지는 않을 텐데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생활이다 보니까 개인이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조직문화가 정착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최근 들어서 ‘미투,’ ‘갑질 사건,’ 이런 것들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고, 또 요즘 일부 연예인들, 재벌 3세들, 이런 문제들이 사회를 시끄럽게 하고 있단 말입니다. 언론에서 인성의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들이 참 많던데, 진짜 인성이 뭘까요?

◆ 강희상> 인성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요. 사람의 성품, 또는 각 개인이 가지는 사고와 태도 및 행동 특성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인성에서의 성은 사람이나 사물 따위의 본성이나 본바탕입니다. 성이라는 단어를 한자로 풀어보면 마음 심 변에 살 생이 합쳐서 이루어졌거든요. 그래서 인성이란 곧 사람이 살고자 하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만 살고자 하는 마음은 이기심으로 나타나고요. 또 남을 위하는 마음은 이타심으로 나타납니다. 이기심이나 이타심이 한 쪽으로 치우치면 세상살이가 참 힘들어지죠. 그래서 이기심과 이타심이 조화를 이루는 삶. 다시 말씀드리면 상생이라고 표현을 합니다. 참된 인성은 상생입니다. 그러니까 너도 잘 살고, 나도 잘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 그것이 인성교육의 목적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혜민> 나도 잘 살고, 너도 잘 살고. 이기심과 이타심이 조화를 이루는 삶. 그게 상생이고, 그게 인성교육의 목적이라고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실제 요즘에 신입사원 뽑을 때 인성을 중요하게 보는 기업들이 많다고요?

◆ 강희상> 500대 기업 대상으로 원하는 인재상을 물었다고 합니다. 70%가 인성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뽑았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직무 능력도 중요하죠, 그러나 인성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뜻도 됩니다.

◇ 김혜민> 저도 공감이 가요. 방송이 사실 한 명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여러 사람들이 협력해서 만들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요. 방송 잘하는 사람보다는 저는 성격 좋은 사람이 더 좋다. 왜냐하면, 방송 잘하는 건 오래 안 가더라고요. 결국, 사람이 좋고, 인성이 좋아야 함께 오래갈 수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정말 전문성만큼이나 인성이 중요한데,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이 오면서 기술이 중요하게 되잖아요. 이럴 때도 인성, 이게 더 중요할까요?

◆ 강희상>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것은 기술의 발전만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산업 현장의 기술 발전이 인간의 삶을 얼마나 윤택하게 하는가 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입니다. 기술에 인간의 감성을 결합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감성은 다시 말씀드리면 인성에서 나오거든요. 산업사회가 발전할수록 더 높은 도덕적 가치가 요구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인성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오히려 인간을 대신할 수 있는 기술이 늘어나면서 인간의 가치가 더 높아지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들에 더 집중되는 사회가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인성과 감성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 중요해진다고 얘기를 하셨어요. 그런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기술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성교육이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 강희상> 그렇죠. 현재까지 우리의 교육이 인성교육을 도덕이나 윤리 같은 교과목과 연결 지어서 초등학교나 중학교, 고등학교 대상으로 진행된 교육으로 인식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계속 이야기가 나오다시피 4차 산업혁명 등 사회가 급변하면서 인성교육 또한 평생교육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물론 교육기관마다 인성교육이라고도 하고, 감성, 창의성, 핵심 역량, 소프트파워 등 다양한 용어로 표현하고 있지만 인간다움을 갖춘 인재, 또 사회인, 직업인을 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모두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성교육은 부모로부터 태어날 때부터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또 평생 배우고 익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인성교육을 그냥 가정교육이나 초·중·고등학교 대상으로만이 아니라 평생. 빚어진다고 하잖아요? 사람은 빚어지는 건데, 인성도 계속해서 배우고 익혀야 하는 하나의 학문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직무 능력 표준. NCS라고 하는데요. NCS에서 직업 기초 능력을 따로 정한 이유가 이런 방향일까요?

◆ 강희상> 그렇습니다. 큰 의미에서는 같은 방향이라고 볼 수 있죠.

◇ 김혜민> 그런데 NCS가 뭐냐고 묻는 청취자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제가 설명을 드리면, 이게 국가직무능력표준에서 정한 10가지 직업 기초 능력이 있습니다. 의사소통 능력, 자기계발능력, 대인관계 능력에서부터 조직이해능력, 직업윤리까지 일하는 사람이라면 갖춰야 할 공통 역량을 말하는 거라고 하네요. 그래서 직업인으로서 갖춰야 할 인성이 바로 이 직업 기초 능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마 폴리텍대학은 현장에 학생들을 바로 투입하는 시스템이니까 인성교육까지 한꺼번에 시켜서 보내시나 봐요? 그래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잘 알고 일찍부터 시행하신 것 같습니다.

◆ 강희상> 그렇습니다. 아무리 숙련된 기술자라고 하더라도 인성이 결여되면 조직 내에서 갈등을 유발하고, 또 조직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술 유출이라든지, 그런 사건들을 보면 인성과 관련된 것이거든요. 저희는 기술 전문성만큼 중요한 것이 인성이라고 생각하고, 또 저희가 각종 캠페인이나 특히 성공한 동문 선배들을 모셔 와서 멘토링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5년부터는 참인폴리텍이라는 교과목을 만들어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폴리텍대학을 방문해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우리 학생들이 인사를 참 잘합니다. 인성교육의 기본, 시작은 인사 잘하기부터다, 이렇게 생각하고요. 기업체 관계자분들이 방문하셔서 하시는 말씀이 대부분 일반 대학에서는 보지 못 했던 모습이다, 이렇게 많이 얘기를 해주십니다.

◇ 김혜민> 전국에 캠퍼스가 36개 있죠?

◆ 강희상> 네, 그렇습니다.

◇ 김혜민> 그런데 이 36개가 동일한 교육과정으로 인성교육을 실시하시는 거예요?

◆ 강희상> 직업기초능력 프로그램을 포함해서 이런 것을 진행할 수 있는 전문기관들도 있고요. 그래서 캠퍼스별로 집체교육의 형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실 인성교육, 이런 부분이 이론으로 설명해서 사람을 바꿀 수는 없기 때문에 주입식 강의, 이런 것보다는 게임이라든지, 조별 활동, 워크 시트 등을 활용한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교육 몰입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 김혜민> 주입식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함께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의 중요성을 깨달으면서 인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전국 36개 캠퍼스에서 한국폴리텍대학에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정말 이런 것, 다른 대학에서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학이나 학교가 너무 기술 양성소나 아니면 직업을 위한, 취업을 위한 양성소로 바뀌는 것 같아서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있는데요. 폴리텍대학이 좋은 대안을 제시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의 만족도는 어떻습니까?

◆ 강희상> 굉장히 재밌어하고 좋아합니다. 기술을 연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프로그램으로서 내면에 쌓인 것들을 풀어줄 수 있는 게 중요하거든요. 2018년 같은 경우, 인성교육 만족도 조사 결과 92% 정도가 만족한다고 나와 있고요. 특히나 자기 인식이라든지, 자기계발 팀워크, 또 리더십, 시간관리 등의 사전평가 결과가 75% 수준이었는데, 인성교육 참여 후에는 평가한 결과가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서 개개인의 역량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제가 폴리텍대학 하고 함께 방송하면서 졸업생들, 재학생들을 많이 만났는데요. 정말 건강하고, 예의바르고, 생각이 올곧은 친구들이었다는 생각을 저도 했습니다. 아마 이런 인성교육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원장님, 한국폴리텍대학의 슬로건, 기술을 빚다, 인성을 담다,더라고요. 맞나요?

◆ 강희상> 네, 맞습니다.

◇ 김혜민> 이 슬로건이 아마 인성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폴리텍대학의 핵심 정신이겠죠?

◆ 강희상> 네, 그렇죠.

◇ 김혜민> 그러면 앞으로 있을 인성교육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십니까?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보십니까?

◆ 강희상> 미래 사회가 인간이 수행하던 업무를 로봇이 상당 부분 대체하게 됩니다. 또한 산업사회가 발전할수록 우리 사회가 복잡해지고, 다양해지고 있죠. 수많은 직업들이 소멸하고, 또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납니다. 단순히 먹고살기 위해서 일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삶의 질을 얼마나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복잡해지는 미래 사회에서는 조직 내의 갈등이나 이해관계가 지금보다도 훨씬 많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개인주의 성향도 강해질 수밖에 없고요. 그럴수록 인간다움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봅니다.

◇ 김혜민> 인간다움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얘기해주셨습니다. 오늘, 한국폴리텍대학과 함께하는 배움이 일자리다, 강희상 한국폴리텍대학 인재원장님과 함께 인성교육에 대한 중요성 이야기 나눴는데요. 마지막으로 원장님, 하시고 싶으신 말씀 있다면요?

◆ 강희상> 한국폴리텍대학은 지난해 이사장님과 또 전국의 학생 대표들이 모여서 학생 인권선언식을 했을 만큼 기술 전문성과 인적 성장 모두에 관심이 많고, 또 그만큼 관련 교육을 지원해주고 있는 대학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한국폴리텍대학에 오셔서 인성과 기술을 모두 갖춘 융합형 기술 인재로 거듭나셔서 다가오는 4차 산업시대에 우리나라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가는 명품 기술인으로 거듭났으면 좋겠습니다.

◇ 김혜민> 네, 오늘 배움이 일자리다. 강희상 한국폴리텍대학 인재원장과 함께했습니다. 원장님, 고맙습니다.

◆ 강희상>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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