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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황순하 글로벌 자동차 경영연구원 대표
[생생경제] GM 구조조정, 한국 GM '먹튀 신호탄' 되나?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GM이 미국과 캐나다 등 총 다섯 곳의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총 1만 4,700명의 인력을 감원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북미 지역 전체 재직자의 10%에 달하는 규모고요. GM은 엔지니어와 임원을 각각 15%, 또 25% 감원할 계획이고, 생산 인력도 축소할 예정입니다. GM의 구조조정이 자동차 업계에 신호탄이 될지, 그리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폐쇄 계획 공장에 우리나라도 들어가 있을지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경영연구원 황순하 대표이자 자동차평론가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대표님?
◆ 황순하 글로벌 자동차 경영연구원 대표(이하 황순하)>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평론가님, 자동차 업계에 오래 계셨죠?
◆ 황순하> 네, 직접, 간접으로 해서 한 30년 있었습니다.
◇ 김혜민> 자동차 산업의 영광과 쇠락을 다 지켜보셨는데요. 오늘 주제로 들어가 보죠. GM이 해외 공장 2곳을 포함해 총 7곳의 공장을 1년 안에 폐쇄하겠다고 했어요. 저는 이게 언뜻 감이 안 오는데요. 이게 뭘 의미하는 건지, 그리고 이 시점에서 GM이 왜 이런 구조조정을 결정 내린 건지 배경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황순하> 지금 GM의 CEO인 메리 바라가 2014년에 취임한 다음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습니다. 수익성을 갖추기 위함인데요. 결국에는 비인기 브랜드, 폰티악이나 험머 같은 것을 없애거나 매각하고, 해외 적자 사업, 인도나 러시아, 호주 다 철수하고요. 그리고 유럽은 철수는 아니고 대폭 축소인데요. 시보레브랜드를 철수하고, 오펠과 복스홀을 매각하고요. 하지만 캐딜락 브랜드는 판매를 남겨놨습니다. 판매 대수를 그다음부터 연간 1,000만 대 규모를 유지하면서도 사실은 수익성이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작년, 재작년 2년 연속 영업이익을 40조 원을 했거든요. 사상 최대 실적입니다. 그래서 현재 GM은 재무적으로 아무 문제는 없습니다. 두 번째 이슈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볼 수 있는데요. 내연기관에서 이제 전기차, 자율주행차로 가고요. 그리고 제품의 구성에 있어서는 세단 중심에서 SUV와 픽업. 작년에 미국에서 팔린 차의 10대 중에 6대가 SUV입니다. 픽업을 더하면 7대입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앞서 선도하겠다, 즉 경제와 회사 상황이 좋을 때 향후 어려움을 대비해서 선제적으로 조치하겠다는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 김혜민> GM 측은 일단 재무적으로 특별한 어려움은 없고,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지형 변화가 예측되니 우리가 선제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이것을 있는 그대로 믿어도 됩니까?
◆ 황순하> 네, 전체 트렌드를 보면 보이거든요. 현재 GM은 제조업에서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팔아서 이윤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차는 기본으로 만들어서 기본가에 제공하고, 사람들이 그것을 자율주행 시스템을 이용하든, 차량 공유하든, 거기서 이익을 내겠다는 생각입니다. 원래 GM이 세계 넘버원이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생산 규모로 4위까지 밀렸습니다. 다시 치고 올라갈 욕심은 있는데, 내연기관에서는 도저히 폭스바겐이나 도요타에 안 될 것 같으니 미래차라고 이야기하는 전기차나 자율주행차에서는 전쟁터를 바꿔서 내가 여기서 선점해보겠다, 그런 의지가 보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혜민> 자동차 업계에서 이런 말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GM이 환경변화 대응에 가장 빠르다. 진짜 그렇습니까?
◆ 황순하> 전기차라고 해서 제일 먼저 만들어본 곳이 GM입니다. 80년대 후반에요. 그냥 만들어본 것이지만 워낙 여유가 있다 보니까 이것저것 건드렸는데요. 그중 환경차라는 것에 대해서, 물론 정부의 압력도 있었지만, 이것저것 만들어보기 시작한 것이 벌써 40년이 넘습니다.
◇ 김혜민>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존 머피 애널리스트가 GM의 자각 능력이 경탄할 수준이라고까지 얘기했더라고요. 그래서 궁금한 것은 아까 평론가님이 말씀해주신 이유가 정말 맞다면, 이런 구조조정이 GM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이게 자동차 산업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인가가 궁금하거든요.
◆ 황순하> 아주 좋은 질문이신데요. 사실 GM의 이번 조치는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공히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GM이 먼저 움직인 측면이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곧 다른 업체들도 따라서 움직일 것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세계 자동차 업계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하나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혜민>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이게 시작이 된다면요. 아마 시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지금 더 반응을 과도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또 트윗을 날렸어요. 전기차 보조금 삭감하겠다, 지역 상원 의원들을 통해 압박을 가하겠다고 했다는데, 이런 반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황순하> 그냥 정치적인 수사로 봐야 한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GM을 포함한 미국의 빅 3 같은 경우에는 트럼프가 무역전쟁을 벌일 때 굉장히 반대했었습니다. 글로벌라이즈된 자신의 생산 판매 조직에 있어서 미국으로 수입해서 들어오는 완성차나 부품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무역전쟁에 장기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 그것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에 이런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서는 아까 말씀드린 변화를 선도하는 요인도 있지만, 이런 무역전쟁에 대한 불만 표출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 김혜민> 그러면 이런 트럼프의 압박이 GM에게는 안 먹힐까요?
◆ 황순하> 저는 먹힐 수가 없다고 보는 것이 GM도 주주가 있습니다. 주주가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조치를 경영자는 취해야 하는데요. 경기 추세에 대한 판단이 앞서야 하는데요. 지금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굉장히 큽니다. 중국의 자동차 시장이 침체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GM이 중국에서 404만 대를 팔았습니다. GM 전체 판매량의 42%입니다. 그런데 중국 시장이 올해 7월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시작했습니다. 이건 굉장히 이상한 신호가 뜬 거죠. 지금 미국 시장은 호황입니다. 그래서 올해 1,700만 대까지 팔린다고 보는데요. 이것이 내년에는 금리 올라가죠, 무역 전쟁으로 철강이나 알루미늄 관세 맞고, 다른 부품들이 관세 때문에 원가가 굉장히 올라갑니다. 또 경기 사이클의 끝에 와 있다고 하는 얘기도 있거든요. 그래서 내년에는 많은 사람들이 1,500만 대밖에 못 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시 말씀드리지만, GM의 이번 조치는 2009년 파산 위기 때와는 너무 다르고요. 선제적으로 미리 대통령이 뭐라고 한들 CEO는 책임을 지고 할 일을 해야겠다는 것을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혜민> 어쨌건 GM 발표에 따르면, 미국 미시건 주의 햄트램크, 오하이오 로즈타운, 캐나다 오타리오 오셔, 미국 메릴랜드 볼티모어, 미시건 워런 등의 공장에 근무하는 6,700여 명이 정리 해고되는 거예요. 이제 관심은 아직 밝히지 않은 해외 공장 두 곳입니다. 어디입니까? 어디로 예상하십니까?
◆ 황순하> 제가 GM의 이사회에 안 들어가 봐서 모르겠지만, 예상을 해보면 현재 GM은 이번에 문 닫는다고 한 곳을 포함해서 5개 대륙에 걸쳐서 70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다 완성차 공장만은 아니고요. 엔진이라든지, 트랜스미션 주요 부품 공장까지 포괄해서 그렇습니다. 이번에 문 닫겠다고 얘기한 북미의 5개 공장 가운데 엔진 공장입니다. 현재 남아있는 공장 중에서 소위 규모가 있는, GM의 해외 완성차 거점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보면 한국, 브라질, 중국, 멕시코, 캐나다 정도입니다. 향후 어디가 두 군데에 포함할 것인가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야 할 곳은 완성차일까, 부품일까. 그런데 이번에 완성차를 먼저 했고, 그전부터 완성차를 해왔기 때문에 관련되는 부품을 줄이기 위한 부품 쪽이 아닐까, 하고 저는 감히 추측해보고요. 사실 한국에도 부품공장이 있습니다. 지금 군산 공장은 문 닫았지만, 부평 공장이 있고, 창원 공장은 완성차 공장이고요. 충남 보령에 오토 트랜스미션 공장이 있습니다. 아직 확실하게 GM에서 어디 문 닫겠다고 얘기하지 않는 것은 제가 보기에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는 의미도 있고, 향후 미래차를 포함해서 글로벌 제품 전략이 미완성된 것이 아닌가. 말하자면 미래차로 간다고 하면 내연기관을 얼마나 덜 만들 것인가, 미션을 얼마나 덜 쓸 것인가, 이것에 대해서 아직 계산이 다 안 나왔다는 얘기로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혜민> 일단 지금 한국 GM 사장, 카허 카젬은 아니라고 이야기한 것 같아요. 27일에 열렸던 자동차 시승회에서 우리는 아니다, 대규모 투자에 따라 시설을 개선하고, 신차를 출시할 수 있게 됐다는 말로 아니라는 말을 대신한 것 같은데요. 평론가님 개인의 생각은 우리나라 공장은 포함이 안 될 것 같습니까?
◆ 황순하> 그 전에 GM 코리아가 GM 내 가지고 있는 위상에 대해서 볼 필요가 있는데요. GM이 구조조정을 쭉 하면서 수익성 위주로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실행 기준 두 가지를 보게 되면, 잠재 수익률과 사업 장악력. 두 가지를 본다고 합니다. 그런데 GM 코리아는 이미 군산 공장을 폐쇄함으로 해서 연 80만 대에서 연 50만 대로 원가 고저를 적정화시켜놨습니다.
◇ 김혜민> 이미 구조조정을 한 거죠.
◆ 황순하> 가동률은 조금 떨어지지만, 이것은 판매 모델이 감소함에 따른 현상이라고 보이고요. 지금 경영 정상화 계획에 따르면 내년과 내후년에 창원과 부평에 각 한 모델씩을 넣게 되어있고, 지금 진행 중입니다. 이것이 들어가서 가동률이 올라간다고 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구나 GM 코리아는 GM 내에서 경·소형차를 개발하고, 생산하고 수출하는 핵심 조직으로서 여기서 만들어서 미국도 가고, 아시아, 중동, 17개국에 나가고 있습니다. 향후 유럽을 재진출할 시에도 물량을 댈 수 있는 곳은 한국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한국을 함부로 버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게 해둘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리고 미국 이외에 가장 풍부한 R&D 베이스가 한국이라고 하더라고요.
◆ 황순하> 맞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지금 R&D 관련해서요. GM이 연구·개발 법인 분리하는 것으로 말이 많지 않았습니까? 저희도 관련한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요. 오늘 결과가 보도됐어요. 연구·개발 법인 분리 관련해서 고등법원 2심 판결인데, 법원은 한국 GM의 법인 분할의 효력을 정지시켜야 한다고 판결했거든요. 어떤 시그널로 이해해야 할까요?
◆ 황순하> 오늘 판결을 저도 봤습니다만, 그것은 판결이 R&D 별도 법인화를 하지 말라고 판결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결정하는 주총 의결 과정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이해관계자 간의 협의를 거쳐서 제대로 결정하는 것을 권고하는 의미라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R&D가 왜 이슈가 되냐면, 한국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경차와 소형차. 여기서 소형차라고 하면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아반떼 같은 준·중형도 포함되는 겁니다. 이것의 개발 기준으로서는 월드 베스트입니다. 왜냐하면, 부품 협력 업체들이 개발한다고 하면, 메이커 혼자 하는 게 아니고요. 수많은 부품업체가 들어갑니다. 그 부품업체들의 실력, 기술이나 품질이나 원가, 스피드가 글로벌 베스트입니다. 게다가 이미 한국에는 미국 이외에서 최대 R&D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R&D 센터가 있고, 청라에 대규모 테스트 트랙까지 있습니다. 따라서 R&D 법인화를 신속하게 추진하는 이유는 카젬 사장도 얘기했지만, 지금 GM 코리아라고 하는 회사의 성격이 지금은 생산 기지입니다. 제조 기지로서 경·소형차, 저가의 차를 만들어서 그 마진만으로 살기에는 너무 충분치 않고, 변동에 대응하는 힘이 떨어지기 때문에 GM 코리아와 분리되지만 GM 오퍼레이션 인 코리아. 즉 한국에서의 GM 오퍼레션을 볼 때는 R&D을 분리해서 이것을 활성화하면, GM 코리아가 만드는 차 이외에 미국에서 만들든, 멕시코에서 만들든, 거기서 개발해서 주게 되면 거기서도 수익이 발생하고요. 그다음에 개발하면서 저희 부품 협력 업체가 추가로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그래서 R&D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는 우리나라 경제 입장에서도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일단 법원의 판결은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고, 연구·개발 분리는 전문가가 봤을 때는 필요성과 장점이 더 크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GM이 결국 한국에 남을까의 여부는 얼마나 잘 팔리는 신차가 배치될 것이냐. 이 부분 아니겠어요? 이 부분에 대한 설명과 전망을 부탁드립니다.
◆ 황순하> 지금 사실은 차종이 많이 줄어서요. 다마스와 라보는 곧 단종될 것이고, 창원에서는 스파크, 그다음에 부평에서는 트랙스, 말리부. 이 세 개 정도가 남아 있습니다. 지금 새로 들어올 차종은 아마도 차종에 스파크 후속, 소위 CUV라고 하는 조그마한 SUV 같은 차가 될 것 같은데요. 그리고 부평에는 트랙스 후속의 SUV. 두 가지가 여기서 만들어서 전 세계에 내보낼 것 같습니다. 과연 이것이 얼마나 잘 팔릴 것이냐, 그것은 사실은 모르죠. 이게 디자인도 문제가 될 수도 있고, 원가 문제가 될 수도 있고요. 그러나 트렌드를 본다고 하면, 소형의 CUV, SUV 시장은 확장되는 시장인 것은 맞습니다. 그래서 제품만 제대로 나온다고 하면 잘 팔릴 것으로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네, 오늘 GM의 구조조정 발표, 이 발표에 따른 여러 가지 변화, 전망, 자동차 평론가인 글로벌 자동차 경영연구원의 황순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황순하>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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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황순하 글로벌 자동차 경영연구원 대표
[생생경제] GM 구조조정, 한국 GM '먹튀 신호탄' 되나?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GM이 미국과 캐나다 등 총 다섯 곳의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총 1만 4,700명의 인력을 감원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북미 지역 전체 재직자의 10%에 달하는 규모고요. GM은 엔지니어와 임원을 각각 15%, 또 25% 감원할 계획이고, 생산 인력도 축소할 예정입니다. GM의 구조조정이 자동차 업계에 신호탄이 될지, 그리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폐쇄 계획 공장에 우리나라도 들어가 있을지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자동차 경영연구원 황순하 대표이자 자동차평론가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대표님?
◆ 황순하 글로벌 자동차 경영연구원 대표(이하 황순하)>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평론가님, 자동차 업계에 오래 계셨죠?
◆ 황순하> 네, 직접, 간접으로 해서 한 30년 있었습니다.
◇ 김혜민> 자동차 산업의 영광과 쇠락을 다 지켜보셨는데요. 오늘 주제로 들어가 보죠. GM이 해외 공장 2곳을 포함해 총 7곳의 공장을 1년 안에 폐쇄하겠다고 했어요. 저는 이게 언뜻 감이 안 오는데요. 이게 뭘 의미하는 건지, 그리고 이 시점에서 GM이 왜 이런 구조조정을 결정 내린 건지 배경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 황순하> 지금 GM의 CEO인 메리 바라가 2014년에 취임한 다음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습니다. 수익성을 갖추기 위함인데요. 결국에는 비인기 브랜드, 폰티악이나 험머 같은 것을 없애거나 매각하고, 해외 적자 사업, 인도나 러시아, 호주 다 철수하고요. 그리고 유럽은 철수는 아니고 대폭 축소인데요. 시보레브랜드를 철수하고, 오펠과 복스홀을 매각하고요. 하지만 캐딜락 브랜드는 판매를 남겨놨습니다. 판매 대수를 그다음부터 연간 1,000만 대 규모를 유지하면서도 사실은 수익성이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작년, 재작년 2년 연속 영업이익을 40조 원을 했거든요. 사상 최대 실적입니다. 그래서 현재 GM은 재무적으로 아무 문제는 없습니다. 두 번째 이슈는 세계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볼 수 있는데요. 내연기관에서 이제 전기차, 자율주행차로 가고요. 그리고 제품의 구성에 있어서는 세단 중심에서 SUV와 픽업. 작년에 미국에서 팔린 차의 10대 중에 6대가 SUV입니다. 픽업을 더하면 7대입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앞서 선도하겠다, 즉 경제와 회사 상황이 좋을 때 향후 어려움을 대비해서 선제적으로 조치하겠다는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 김혜민> GM 측은 일단 재무적으로 특별한 어려움은 없고,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지형 변화가 예측되니 우리가 선제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이것을 있는 그대로 믿어도 됩니까?
◆ 황순하> 네, 전체 트렌드를 보면 보이거든요. 현재 GM은 제조업에서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자동차를 팔아서 이윤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차는 기본으로 만들어서 기본가에 제공하고, 사람들이 그것을 자율주행 시스템을 이용하든, 차량 공유하든, 거기서 이익을 내겠다는 생각입니다. 원래 GM이 세계 넘버원이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생산 규모로 4위까지 밀렸습니다. 다시 치고 올라갈 욕심은 있는데, 내연기관에서는 도저히 폭스바겐이나 도요타에 안 될 것 같으니 미래차라고 이야기하는 전기차나 자율주행차에서는 전쟁터를 바꿔서 내가 여기서 선점해보겠다, 그런 의지가 보인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혜민> 자동차 업계에서 이런 말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GM이 환경변화 대응에 가장 빠르다. 진짜 그렇습니까?
◆ 황순하> 전기차라고 해서 제일 먼저 만들어본 곳이 GM입니다. 80년대 후반에요. 그냥 만들어본 것이지만 워낙 여유가 있다 보니까 이것저것 건드렸는데요. 그중 환경차라는 것에 대해서, 물론 정부의 압력도 있었지만, 이것저것 만들어보기 시작한 것이 벌써 40년이 넘습니다.
◇ 김혜민>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의 존 머피 애널리스트가 GM의 자각 능력이 경탄할 수준이라고까지 얘기했더라고요. 그래서 궁금한 것은 아까 평론가님이 말씀해주신 이유가 정말 맞다면, 이런 구조조정이 GM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이게 자동차 산업 전반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인가가 궁금하거든요.
◆ 황순하> 아주 좋은 질문이신데요. 사실 GM의 이번 조치는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공히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GM이 먼저 움직인 측면이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곧 다른 업체들도 따라서 움직일 것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세계 자동차 업계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하나의 시발점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혜민>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 어떻게 합니까? 이게 시작이 된다면요. 아마 시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지금 더 반응을 과도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또 트윗을 날렸어요. 전기차 보조금 삭감하겠다, 지역 상원 의원들을 통해 압박을 가하겠다고 했다는데, 이런 반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황순하> 그냥 정치적인 수사로 봐야 한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GM을 포함한 미국의 빅 3 같은 경우에는 트럼프가 무역전쟁을 벌일 때 굉장히 반대했었습니다. 글로벌라이즈된 자신의 생산 판매 조직에 있어서 미국으로 수입해서 들어오는 완성차나 부품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무역전쟁에 장기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 그것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번에 이런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서는 아까 말씀드린 변화를 선도하는 요인도 있지만, 이런 무역전쟁에 대한 불만 표출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 김혜민> 그러면 이런 트럼프의 압박이 GM에게는 안 먹힐까요?
◆ 황순하> 저는 먹힐 수가 없다고 보는 것이 GM도 주주가 있습니다. 주주가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조치를 경영자는 취해야 하는데요. 경기 추세에 대한 판단이 앞서야 하는데요. 지금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굉장히 큽니다. 중국의 자동차 시장이 침체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GM이 중국에서 404만 대를 팔았습니다. GM 전체 판매량의 42%입니다. 그런데 중국 시장이 올해 7월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시작했습니다. 이건 굉장히 이상한 신호가 뜬 거죠. 지금 미국 시장은 호황입니다. 그래서 올해 1,700만 대까지 팔린다고 보는데요. 이것이 내년에는 금리 올라가죠, 무역 전쟁으로 철강이나 알루미늄 관세 맞고, 다른 부품들이 관세 때문에 원가가 굉장히 올라갑니다. 또 경기 사이클의 끝에 와 있다고 하는 얘기도 있거든요. 그래서 내년에는 많은 사람들이 1,500만 대밖에 못 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시 말씀드리지만, GM의 이번 조치는 2009년 파산 위기 때와는 너무 다르고요. 선제적으로 미리 대통령이 뭐라고 한들 CEO는 책임을 지고 할 일을 해야겠다는 것을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혜민> 어쨌건 GM 발표에 따르면, 미국 미시건 주의 햄트램크, 오하이오 로즈타운, 캐나다 오타리오 오셔, 미국 메릴랜드 볼티모어, 미시건 워런 등의 공장에 근무하는 6,700여 명이 정리 해고되는 거예요. 이제 관심은 아직 밝히지 않은 해외 공장 두 곳입니다. 어디입니까? 어디로 예상하십니까?
◆ 황순하> 제가 GM의 이사회에 안 들어가 봐서 모르겠지만, 예상을 해보면 현재 GM은 이번에 문 닫는다고 한 곳을 포함해서 5개 대륙에 걸쳐서 70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다 완성차 공장만은 아니고요. 엔진이라든지, 트랜스미션 주요 부품 공장까지 포괄해서 그렇습니다. 이번에 문 닫겠다고 얘기한 북미의 5개 공장 가운데 엔진 공장입니다. 현재 남아있는 공장 중에서 소위 규모가 있는, GM의 해외 완성차 거점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보면 한국, 브라질, 중국, 멕시코, 캐나다 정도입니다. 향후 어디가 두 군데에 포함할 것인가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야 할 곳은 완성차일까, 부품일까. 그런데 이번에 완성차를 먼저 했고, 그전부터 완성차를 해왔기 때문에 관련되는 부품을 줄이기 위한 부품 쪽이 아닐까, 하고 저는 감히 추측해보고요. 사실 한국에도 부품공장이 있습니다. 지금 군산 공장은 문 닫았지만, 부평 공장이 있고, 창원 공장은 완성차 공장이고요. 충남 보령에 오토 트랜스미션 공장이 있습니다. 아직 확실하게 GM에서 어디 문 닫겠다고 얘기하지 않는 것은 제가 보기에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는 의미도 있고, 향후 미래차를 포함해서 글로벌 제품 전략이 미완성된 것이 아닌가. 말하자면 미래차로 간다고 하면 내연기관을 얼마나 덜 만들 것인가, 미션을 얼마나 덜 쓸 것인가, 이것에 대해서 아직 계산이 다 안 나왔다는 얘기로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혜민> 일단 지금 한국 GM 사장, 카허 카젬은 아니라고 이야기한 것 같아요. 27일에 열렸던 자동차 시승회에서 우리는 아니다, 대규모 투자에 따라 시설을 개선하고, 신차를 출시할 수 있게 됐다는 말로 아니라는 말을 대신한 것 같은데요. 평론가님 개인의 생각은 우리나라 공장은 포함이 안 될 것 같습니까?
◆ 황순하> 그 전에 GM 코리아가 GM 내 가지고 있는 위상에 대해서 볼 필요가 있는데요. GM이 구조조정을 쭉 하면서 수익성 위주로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실행 기준 두 가지를 보게 되면, 잠재 수익률과 사업 장악력. 두 가지를 본다고 합니다. 그런데 GM 코리아는 이미 군산 공장을 폐쇄함으로 해서 연 80만 대에서 연 50만 대로 원가 고저를 적정화시켜놨습니다.
◇ 김혜민> 이미 구조조정을 한 거죠.
◆ 황순하> 가동률은 조금 떨어지지만, 이것은 판매 모델이 감소함에 따른 현상이라고 보이고요. 지금 경영 정상화 계획에 따르면 내년과 내후년에 창원과 부평에 각 한 모델씩을 넣게 되어있고, 지금 진행 중입니다. 이것이 들어가서 가동률이 올라간다고 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더구나 GM 코리아는 GM 내에서 경·소형차를 개발하고, 생산하고 수출하는 핵심 조직으로서 여기서 만들어서 미국도 가고, 아시아, 중동, 17개국에 나가고 있습니다. 향후 유럽을 재진출할 시에도 물량을 댈 수 있는 곳은 한국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한국을 함부로 버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게 해둘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혜민> 그리고 미국 이외에 가장 풍부한 R&D 베이스가 한국이라고 하더라고요.
◆ 황순하> 맞습니다.
◇ 김혜민> 그러면 지금 R&D 관련해서요. GM이 연구·개발 법인 분리하는 것으로 말이 많지 않았습니까? 저희도 관련한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요. 오늘 결과가 보도됐어요. 연구·개발 법인 분리 관련해서 고등법원 2심 판결인데, 법원은 한국 GM의 법인 분할의 효력을 정지시켜야 한다고 판결했거든요. 어떤 시그널로 이해해야 할까요?
◆ 황순하> 오늘 판결을 저도 봤습니다만, 그것은 판결이 R&D 별도 법인화를 하지 말라고 판결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결정하는 주총 의결 과정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이해관계자 간의 협의를 거쳐서 제대로 결정하는 것을 권고하는 의미라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R&D가 왜 이슈가 되냐면, 한국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경차와 소형차. 여기서 소형차라고 하면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아반떼 같은 준·중형도 포함되는 겁니다. 이것의 개발 기준으로서는 월드 베스트입니다. 왜냐하면, 부품 협력 업체들이 개발한다고 하면, 메이커 혼자 하는 게 아니고요. 수많은 부품업체가 들어갑니다. 그 부품업체들의 실력, 기술이나 품질이나 원가, 스피드가 글로벌 베스트입니다. 게다가 이미 한국에는 미국 이외에서 최대 R&D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R&D 센터가 있고, 청라에 대규모 테스트 트랙까지 있습니다. 따라서 R&D 법인화를 신속하게 추진하는 이유는 카젬 사장도 얘기했지만, 지금 GM 코리아라고 하는 회사의 성격이 지금은 생산 기지입니다. 제조 기지로서 경·소형차, 저가의 차를 만들어서 그 마진만으로 살기에는 너무 충분치 않고, 변동에 대응하는 힘이 떨어지기 때문에 GM 코리아와 분리되지만 GM 오퍼레이션 인 코리아. 즉 한국에서의 GM 오퍼레션을 볼 때는 R&D을 분리해서 이것을 활성화하면, GM 코리아가 만드는 차 이외에 미국에서 만들든, 멕시코에서 만들든, 거기서 개발해서 주게 되면 거기서도 수익이 발생하고요. 그다음에 개발하면서 저희 부품 협력 업체가 추가로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됩니다. 그래서 R&D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는 우리나라 경제 입장에서도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일단 법원의 판결은 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고, 연구·개발 분리는 전문가가 봤을 때는 필요성과 장점이 더 크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GM이 결국 한국에 남을까의 여부는 얼마나 잘 팔리는 신차가 배치될 것이냐. 이 부분 아니겠어요? 이 부분에 대한 설명과 전망을 부탁드립니다.
◆ 황순하> 지금 사실은 차종이 많이 줄어서요. 다마스와 라보는 곧 단종될 것이고, 창원에서는 스파크, 그다음에 부평에서는 트랙스, 말리부. 이 세 개 정도가 남아 있습니다. 지금 새로 들어올 차종은 아마도 차종에 스파크 후속, 소위 CUV라고 하는 조그마한 SUV 같은 차가 될 것 같은데요. 그리고 부평에는 트랙스 후속의 SUV. 두 가지가 여기서 만들어서 전 세계에 내보낼 것 같습니다. 과연 이것이 얼마나 잘 팔릴 것이냐, 그것은 사실은 모르죠. 이게 디자인도 문제가 될 수도 있고, 원가 문제가 될 수도 있고요. 그러나 트렌드를 본다고 하면, 소형의 CUV, SUV 시장은 확장되는 시장인 것은 맞습니다. 그래서 제품만 제대로 나온다고 하면 잘 팔릴 것으로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네, 오늘 GM의 구조조정 발표, 이 발표에 따른 여러 가지 변화, 전망, 자동차 평론가인 글로벌 자동차 경영연구원의 황순하 대표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황순하>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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