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지나면 날아가는 항공마일리지...소비자 분통

올해 지나면 날아가는 항공마일리지...소비자 분통

2018.08.14. 오후 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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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를 탈 때마다 쏠쏠하게 쌓이는 포인트, 오늘 첵첵 주제는 논란이 되고 있는 항공사 마일리지 문제입니다.

내가 가진 마일리지를 꼼꼼히 따져보지 않으면 자칫 이 마일리지를 그대로 허공에 날려버릴 수 있다고 합니다.

지난 2008년 이후 적립된 항공사 마일리지가 내년 1월부터 단계적으로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원래는 유효기간이 없었지만 2008년 국내 항공사들이 약관을 바꿔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정했습니다.

올해 소멸 예정인 마일리지는 전체의 30% 규모로 알려졌습니다.

없어지기 전에 얼른 사용해야 하는데, 정작 쓸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일단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매하기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습니다.

제가 직접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예매해 봤는데요.

가고 싶은 여행지를 골라 항공권을 찾아봤는데, 현금을 주고 사면 좌석이 있지만, 같은 날짜 같은 조건으로 마일리지로 구매하려 하면 빈 좌석이 없습니다.

마일리지로 구매 가능한 좌석을 전체 좌석의 5~10% 수준으로 제한해 놓은 게 그 이유입니다.

콜 센터에 문의해봤더니, 6개월에서 1년 전에는 예약해야 한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옵니다.

마일리지를 대체 쓸 수 있는 데가 있는 거냐,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항공사들이 다양한 마일리지 사용처를 마련했습니다.

대한항공은 한진관광의 여행상품, 한진 렌터카 등을 마일리지로 이용할 수 있는 특화상품으로 내놨고, 아시아나 항공은 이마트 할인, CGV 영화권 예매, 여기에 에버랜드 자유이용권도 마일리지로 살 수 있게 했습니다.

일단은 고객을 위한 다양한 상차림으로 보이죠.

그런데 문제는 마일리지의 가치를 현저히 낮춰서 사용해야 한다는 건데요.

예를 들어 아시아나는 천4백 마일로 만 원 안팎의 영화 관람권을 살 수 있게 했는데, 통상 신용카드 업계에서 항공사 마일리지를 1마일에 20~25원으로 치니깐 계산해보면 영화 관람권 한 장을 무려 2만8천 원에 사게 되는 셈이 됩니다.

에버랜드 자유이용권을 얻기 위해선 6천 마일을 써야 하는데 현금 가치로 따지면 무려 12만 원으로 자유이용권 정가의 두 배가 넘습니다.

대한항공도 마찬가지입니다.

만6천 원인 칼 리무진 공항버스를 이용하려면 마일리지 2천 점을 공제합니다.

무려 4만 원에 공항 리무진을 이용하는 셈이죠.

한진렌터카에서도 K5를 24시간 빌리는 데 8천 마일리지, 환산하면 약 16만 원꼴인데, 마일리지를 쓰지 않고 K5를 빌릴 경우 최저 2만6천5백 원에 빌릴 수 있습니다.

얼추 계산해도 마일리지가 1/6 가량으로 가치가 줄어든 셈입니다.

소비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자신이 가진 마일리지를 헐값에 처분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네티즌들은 마일리지도 현금처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마일리지로 항공권 구매도 힘들고 다른 방법으로 사용하기도 어렵다, 당장 내년부터 소멸되는 마일리지는 유예기간을 줘야 한다는 등의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쌓기도 어려웠던 마일리지, 쓰는 것도 만만치 않은 현실에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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