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10년 만에 새 주인 찾은 금호타이어, 봄날 오나?

[생생경제] 10년 만에 새 주인 찾은 금호타이어, 봄날 오나?

2018.04.02. 오후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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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10년 만에 새 주인 찾은 금호타이어, 봄날 오나?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PD
■ 대담 :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 김혜민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생생한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주말에 미세먼지가 조금 있긴 했지만 지난주 내내 우리를 괴롭혔던 미세먼지가 조금은 걷혀서 봄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금호타이어에도 미세먼지가 조금은 걷힌 걸까요? 법정관리 위기에서 벗어난 금호타이어 노사가 오늘 오전 경영정상화 방안과 단체교섭 조인식을 갖고 정상화를 위한 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어제죠, 찬반 투표에서 노조가 61% 이상 해외매각을 찬성하면서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를 금호타이어의 새 주인으로 맞게 된 건데요. 가까스로 법정관리는 피했지만, 앞으로 갈 길이 여전히 멉니다.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이하 박상인)>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지난 2009년 이후 워크아웃 등 우여곡절을 겪은 금호타이어가 십년의 방황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결국 해외매각으로 결론이 났는데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 박상인> 향후 2단계 정도 절차를 거칠 것 같습니다. 먼저 금호타이어 노사가 특별 합의를 한 것을 바탕으로 해서 산업은행과 금호타이어간 협의가 있을 거고요. 산업은행과 더블스타 간 매각을 위한 본 협상이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단계는 노사특별합의서를 30일에 사실상 합의를 이뤘는데요. 주로 내용이 노조 입장에서는 임금을 동결하고 상여금을 3년간 4분의 1 반납하고 생산성 향상 목표 같은 것을 제시했고요. 채권단에서는 금호타이어가 필요로 하는 유동성 지원을 하는 것, 채권 채무를 한 5년 정도 유예하는 것, 이자를 낮춰주는 것, 이러한 금융 지원들에 대해 이미 합의를 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해서 향후 3년간 더블스타가 최소한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 조건으로 45% 지분을 6,500억 정도에 매입하는 거고요. 채권단이 한 23%, 2대 주주로 5년간 지위를 유지하고 구체적인 독립 경영 문제라든지 노조와 단체협약, 노동승계 문제, 인센티브 문제 등은 구체적으로 위원회를 구성해서 앞으로 협의해나가겠다는 내용입니다.

◇ 김혜민> 전체적인 내용을 해주셨는데요. 제가 하나씩 여쭤보겠습니다. 먼저 해외매각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저 같은 일반 사람들은,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에 팔려 나가는 것 아닌가, 이렇게 단순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거든요. 국내 기업이 해외 매각된다, 어떤 의미일까요?

◆ 박상인> 사실 금호타이어를 현시점에서 인수할 의사가 있는 기업이 중국 기업인 더블스타밖에 없다는 게 현실입니다. 미국의 예를 보더라도 70년대 전자 산업들이 사양산업화 됩니다. 대부분 미국의 전자 산업 기업들이 망하게 되는 거죠. 예를 들어 한국 삼성전자나 LG가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LG의 경우 제니스라고 하는 미국의 전자회사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한 과정을 보통 거칩니다. 어떻게 보면 경제 발전 단계에 있어서 산업구조가 고조화되고 바뀌어가는 과정이라는 거죠. 과거 우리나라 주력 산업들 중에서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는 산업들이 나오고 있고, 앞으로도 나올 겁니다. 이런 산업들을 인수할 수 있는 기업들은 사실 국내기업보다 개도국, 중국 같은 나라에 있는 기업들입니다. 그런 나라 기업들이 한국 기업들을 인수하는 것이 나쁘다고 볼 수는 없죠. 국내 고용을 유지하고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환영할 일입니다. 과거 우리가 미국에 대해서 전자산업이나 자동차산업에서 그러한 역할을 했던 것처럼 중국 기업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준다면 우리 경제가 고도화됐고 전환 과정에서 경제적인 문제들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는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요.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먹튀가 일어나는 건 대부분 경제 위기 상황에서 정말 기업들이 헐값으로 매각되어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경제 위기 상황이 아닌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사실 먹튀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높진 않다, 이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김혜민> 교수님 말씀에 따르면, 산업구조가 바뀌며 국내 상황에 따라 해외 기업에 매각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일 수 있다. 국민들이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먹튀에 대한 부분도 지금 금호타이어 같은 상황은 조금 다르다는 말씀이시죠?

◆ 박상인> 그렇습니다. 특히 더블스타라는 기업을 생각해보면, 신발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서 2000년대 들어오면서 타이어 쪽으로 업종을 바꾸고 있는 상태이고요. 2014년에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면서 공격적으로 M&A를 통해 타이어 산업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기업 규모도 아주 크진 않습니다. 더블스타가 6,500억을 동원해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것은 자기들의 장기 발전 전략과 부합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하는 거로 보이고요. 그만큼 더블스타 입장에서도 위험을 안고 들어온 겁니다. 30일 노사 합의가 있었을 때 금호타이어 주가는 국내 시장에서 한 30% 뛰었습니다. 그런데 더블스타는 중국 선전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데요. 주가가 한 2% 빠졌습니다. 단지 이 인수가 중국 측에서 볼 때도 더블스타가 위험을 안고 들어가는 것이 앞으로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반영하고 있는 거죠.

◇ 김혜민> 더블스타, 교수님께서 말씀해주셨는데요. 이 기업에 대해 조금 더 청취자분들에게 설명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더블스타가 2016년 매출액이 금호타이어의 28%인 8,360억 원, 글로벌 23위라고 하더라고요. 금호타이어가 14위이고요. 중국 브랜드 순위가 5위이고요.

◆ 박상인>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더블스타가 중국이라든지 글로벌 순위에서 보면 금호타이어보다 작은 회사이죠. 금호타이어를 인수함으로 인해서 더블스타가 중국에서 아마 1위, 전 세계 10위 정도로 도약하게 됩니다. 금호타이어가 사실 10년 정도 어려움을 겪고 인수할 기업을 찾은 것도 2년 정도 됐는데 대부분 인수 의사가 있었던 기업들이 그 사이에 다 포기를 했습니다만 더블스타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졌던 것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함으로 인해 좀 더 고부가가치 생산 라인을 확보하고 타이어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기업 전략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김혜민> 더블스타는 트럭과 버스용 타이어에 강하고, 금호타이어는 승용차형 타이어에 강한데요. 그래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더블스타 회장이 장밋빛 미래를 말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가장 우려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노조일 텐데요. 그래서 노조들이 해외매각을 반대하다가 지난주에 결단하고 찬성했습니다. 어제이죠. 이 배경, 무엇일까요? 말씀하신 대로 매각하겠다는 곳이 더블스타밖에 없었고, 아마 차악을 선택한 게 아닐까 싶은데요

◆ 박상인> 먼저 정부가 기업에 대해서 회생 가능성이 높지 않은 기업에 유동성 지원을 지속하는,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판단으로 유동성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는 일각의 추측이 있었습니다만 여기에 대해서 정부, 청와대까지 나서서 정치적 논리로 해결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 아마 결정적이었던 것 같고요. 노조 입장에서도 더블스타 매각이 아니면 법정관리에 갈 수밖에 없는데 법정관리에 가게 되면 훨씬 더 심각한 구조조정을 겪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큽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차악 또는 차선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노조 입장을 들어보려고 주말 내내 연락을 드렸고요. 방송 직전에 관련 노조와 통화를 했는데, 경영정상화를 위해서 합의는 하긴 했지만 사실 목소리가 어두우시더라고요. 노조 내에서도 여러 의견이 있고, 앞으로 닥칠 일들이 걱정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노조가 가장 우려하는 것, 고용안정성 아니겠습니까? 이 부분에 대한 약속이라고 할까요, 그런 게 있던가요?

◆ 박상인> 지금 3년간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게 기본적인 아이디어인 것 같고요. 3년 동안 더블스타는 지분매각을 하지 않겠다. 어떻게 보면 이번에 더블스타로 금호타이어 매각하는 것은 금호타이어에게 3년의 시간을 준다는 겁니다. 그 의미가. 3년 안에 금호타이어가 정상적인 기업으로 탈바꿈해야만 생존 가능하다는 얘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대안은 즉각적으로 법정관리 들어가는 거였죠. 최악의 상황을 3년간 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거고요. 그 3년 안에 금호타이어 노사가 정상적이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생존 가능한 기업으로 탈바꿈해야 하는, 사실 노동자나 경영자, 채권자 모두 녹록하지 않은 업무를 받은 거고요. 금호타이어 상황 자체가 상당히 안 좋은 상황입니다.

◇ 김혜민> 그러게요. 지금 재무구조 개선도 필요하고 총 채무가 2조4천억 원이죠?

◆ 박상인> 그렇습니다. 채무 상환을 5년 미뤘기 때문에 운영자금이라든지 정상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6,500억이 들어오고 은행에서 추가 융자해 8,000억 수혈을 할 것 같습니다. 운영자금도 트이고 투자 여력도 생기기 때문에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한 3년간 보장된다는 의미입니다. 이 3년 안에 무언가 보여줄 수 있어야만 된다, 지금부터 오히려 시작이다, 지금 회생할 수 있고, 없고를 3년 안에 정해주는 것이라는 의미의 매각이라고 생각하고요. 더블스타 입장에서 일부에서는 기술을 빼고 나가는 우려를 하시는 분도 계시는데요. 일단은 지분을 45%만 가지기 때문에 한국GM같이 지분을 한 80% 이상 가지면서 전횡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닙니다. 또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고요. 더블스타 규모에서 6,500억 정도 투자한다는 것도 상당한 부담이기에 더블스타도 금호타이어가 잘 되고 특히 금호타이어 적자의 큰 부분이 중국 공장에서 오른 부분인데요. 중국 기업이니까 그 부분에서 자기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자신이 있는 것 같습니다. 더블스타도 잘 되고 한국 금호타이어도 잘 되어서 모범적인 사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혜민> 저도 그랬으면 좋겠네요.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이 사례가 한국GM에게 보내는 하나의 메시지가 아닐까 싶어요. 일단 산업은행, 청와대 고통 없는 지원 없다고 선을 그었고요. 금호타이어 매각 결정이 한국GM 사태에 어떤 영향을 끼칠 거라고 보십니까?

◆ 박상인> 기본적으로 정부가 정치적인 논리로 더 이상 구조조정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시그널을 준 것 같고요. 기업 구조조정과 기업의 생존 문제는 기업 자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고 그것이 안 된다면 법적인 절차에 따라서 가야만 하고, 실업이나 다른 정치적 고려 때문에 한계기업을 지탱시켜주는 식의 지원은 더 이상 하지 않겠다. 어떻게 보면 구조조정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선언했다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GM의 경우도 4월 20일까지 노사가 기본적인 합의를 해야 하는데, 그때까지 최선의 합의를 해라는 시그널을 준 것 같고요. 한 가지만 부연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정부가 구조조정의 큰 방향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면 바람직한데, 정부의 역할이 여기에서 끝나서는 성공적인 구조조정이 될 수 없다는 겁니다. 실업 문제나 지역 경제 대책에 대해서 재정투입을 더 과감히 해야 하고요. 더 중요한 것은 이직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야 구조조정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 경제 구조가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는 구조라는 거죠. 기본적인 경제 구조의 대개혁, 이런 큰 작업들을 정부가 동시에 추진해야만 원활한 구조조정 정책이 이뤄질 수 있고 한국 경제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정부가 할 일도 참 많다는 말씀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 김혜민> 금호타이어, 한 기업 생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역 경제와 많은 노동자들의 삶이 걸린 문제이고요. 나아가 우리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일이기에 주의 깊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10년 펑크 금호타이어 세계 10위로 부활할 수 있을까, 이렇게 한 언론에서 표현했던데요. 금호타이어와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이 안정되게 일할 수 있는 상황들이 잘 조성되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박상인> 네, 감사합니다.

◇ 김혜민>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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