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장실·베란다 실내흡연 이제는 그만

[앵커]
화장실과 베란다 등 아파트 세대 내 흡연으로 인한 이웃 간 갈등을 관리사무소가 조율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사적 공간 내 흡연을 강제로 막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심리적인 계도 효과를 염두에 뒀습니다.

우철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어두운 밤, 무언가를 든 남성이 아파트 1층 출입구를 빠져나옵니다.

잠시 뒤 2층에선 참기 힘든 역겨운 냄새가 납니다.

1층에 사는 남성이 분무기에 화공 약품을 담아 2층 베란다와 열린 창문 사이로 뿌린 겁니다.

집에서 담배를 피운다고 항의하는 2층 가족과의 갈등이 원인이었습니다.

[해당 아파트 2층 거주 (지난해 9월) : 그날부터 연휴 끝나고 나서까지 5~6일 정도 우리 집에 못 들어갔었어요. 사람이 살 수 없는 그 냄새 때문에….]

이처럼 아파트 담배 연기는 층간 소음과 더불어 이웃 간 다툼의 주요 불씨입니다.

특히, 화장실과 발코니 등 집안 내 흡연은 전체 아파트 흡연 민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복도와 계단, 승강기 등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는 아파트 공용구역과 달리 사적 공간 내 흡연은 딱히 막을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내년 2월부터는 관리사무소가 실내 흡연 중단을 입주자에게 권고할 수 있습니다.

[전상억 / 국토교통부 주택건설공급과 서기관 : 관리주체라는 제3자를 통해 층간 흡연 관련 민원이 해소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둬 실내 간접흡연에 대해 보다 실효적으로 계도하고 홍보할 수 있도록….]

입주자 역시 세대 내 흡연으로 인한 간접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관리사무소의 간접흡연 중단 또는 금연 권고에 협조해야 하는 겁니다.

간접흡연 예방과 분쟁 조정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거나, 이를 위한 입주자 자치조직도 구성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규정은 권고사항일 뿐 사적 공간 내 흡연을 강제로 막을 수는 없습니다.

정부는 담배 연기로 인한 갈등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선 성숙한 시민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YTN 우철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