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한국 소득 불평등 개인 탓 아냐

[생생경제] 한국 소득 불평등 개인 탓 아냐

2016.03.16. 오후 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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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황선재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김우성> 오늘 IMF 국제통화기금이죠. 아시아불평등분석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상위10%가 전체소득의 45%를 가져가는 것. 바로 우리나라 얘기입니다. 이렇게 소득불평등이 심하다는 얘기가 분석결과로 나왔는데요. 문제는 이 불평등이 여러 가지 사회적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우리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 22개 국가를 대상으로 불평등을 분석한 결과, 전체적인 불평등 수준도 심해지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전문가와 함께 분석해보겠습니다.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황선재 교수 연결해보겠습니다. 황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황선재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이하 황선재)> 예.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우성> 예. 오늘 IMF분석결과 발표되었습니다. 한국이 아시아에서 가장 소득불평등이 심한 나라다. 이렇게 발표되었거든요? 이 결과 어떻게 이해해야할까요?

◆황선재> 한국의 경우를 보면, 1997년 외환위기 이전에는 높은 경제 성장률과 낮은 수준의 소득 불평등도를 동시에 달성한 몇 안 되는 성공적인 국가라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1990넌대 중반부터 특히 97년 외환위기 이후부터는 전반적인 경제 성장률은 낮아지고 있으나 소득 불평등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역전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이후에 소득불평등증가에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특히 시장중심의 개혁, 그 중에서도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증가로 대표되는 노동시장의 구조조정이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라고 뽑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특히 한국에서의 불평등 구조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노동을 통해서 벌어들이는 임금소득의 불평등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있는데요. 지난 10여년간의 소득불평등의 증가 기저에는 이러한 임금소득불평등의 증가가 자리 잡고 있고, 이것은 고소득층의 임금소득증가분이 중간층이나 저소득층의 임금소득 증가부분보다 훨씬 컸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마 이러한 현상이 IMF에서 활용한 지표 즉 전체소득에서 상위 10% 소득발생주체가 차지하는 비중의 증가추세도 반영이 되고 있는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되어집니다.

◇김우성> 예. 상위 10%가 전체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가져간다. 언뜻 봐도 문제가 있는데요. 또 불평등을 상징하는 지니지수, 지니계수라고도 부르는데 이것도 아시아 전반적으로 굉장히 낮아졌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지니지수, 여러 번 얘기하지만 청취자들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황선재> 네. 지니계수는 소득불평등도를 측정하기 위해서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지표중 하나인데요. 보통 0과1 사이에 값을 갖습니다. 이론적으로 봤을 때 만약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소득을 가지고 있으면 0의 값을 갖고 한 사람이 모든 소득을 다 가지고 있으면 1의 값을 가지기 때문에 값이 클수록 불평등의 정도가 심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지니계수 값이 높은 소득불평등을 의미 하느냐에 대한 이론적인 합의는 없지만 경험적으로 봤을 때 보통 0.4 이상이면 그 나라의 소득불평등정도가 아주 높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김우성> 네. 이번에 발표된걸 보니까 중국이나 아시아 15개의 나라가 지니지수가 다 높아졌다, 이런 얘기가 나왔는데요. 우리도 선진국 30나라 가운데서는 5번째 수준으로 높다. 불평등이 높다, 이렇게 얘기가 나와있습니다. 그래서 이 IMF조사결과나 오늘 나온 뉴스를 보면 소득불평등이 갈수록 심화된다. 그러니까 불평등의 방향이 앞으로 더 심화되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 이렇게 이해할 수 있습니까?

◆황선재> 엄밀히 얘기하면 IMF에서 발표한 수치는 소득불평등도에 관한 것이라기 보단 소득집중도, 혹은 소득양극화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 이론적으로 봤을 때는 이 세 가지 지표가 반드시 같이 움직일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의 경우에는 소득집중도, 양극화정도 그리고 불평등정도가 함께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IMF결과를 소득불평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렇게 이해해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김우성> 예. 2014년도에도 소득불평등에 대한 논란이, 아시아개발은행 연구결과를 통해서 발표가 되었는데 그런 뉴스가 나올 때마다 불평등은 당연한 것 아닌가, 노력에 따라 받는 것이다, 내지는 불평등 덕분에 더 성장하려 노력한다, 이런 논리로 불평등에 대한 시각을 불편해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불평등을 바라보는 시선을 어떻게 이해해야 될까요?

◆황선재> 문제를 간단히 말하면 불평등이라는 것이 개인의 발전 혹은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인데. 상식적으로 보면 개인의 노력에 대한 적절한 차단적인 보상 즉 불평등은 개인의 발전과 경제성장 모두를 위해서 필요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소득불평등과 경제성장간에는 의미 있는 수준의 상관관계가 발견되지 않고 있고요. 오히려 최근의 IMF보고서를 포함해서 최근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소득불평등은 오히려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가 많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지난 아마도, 소득불평등이라는 변수와 경제성장이라는 변수 사이에 무수히 많은 다른 변수들이 작용하기 때문에 아마 이런 상반된 결과가 나오는 것 같은데요. 소득불평등은 말씀하신 것과 같이 긍정적인 긴장과 부정적인 긴장을 동시에 유발하는 일종의 양날의 검과 같은 존재로 봤을 때, 정책적인 개입을 통해서 이를 어떻게 중간에 긍정적으로 잘 활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김우성> 예. 양날의 칼이라는 말씀이 참 와 닿는데요. 교수님께서 여러 인터뷰나 연구결과자료를 통해서 소득불평등이 사회적인 불안,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이런 분석을 하셨더라고요. 어떤 이야기입니까?

◆황선재> 예. 작년에 불평등과 사회적 위험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국제 비교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한 사회의 소득불평등 정도가 높아질수록, 예를 들어서 사회적 신뢰, 혹은 정신질환의 문제 혹은 수감율, 사회비이동성과 같은 종류의 사회적 문제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래서 논문의 핵심적인 논리는 소득불평등이 증가를 하면 사회적인 통합성과 응집성을 낮추게 되고 개인 간의 지속적인 지위경쟁이라는 것을 유발하여서 각종 병리 및 사회해체적인 병상을 낳는다는 것인데요. 이게 다양한 종류의 불평등 중에서 소득불평등이라는 이런 경제적인 불평등을 핵심적인 불평등으로 보고 경제적인 불평등이 다른 종류의 불평등, 즉 사회적 불평등, 문화적 불평등, 혹은 정치적 불평등으로 전이돼서 사회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습니다.

◇김우성> 예. 이렇게 사회적인 특히 소득과 관련된 불평등이 사회 전반에 불안과 위험을 만들어 낸다. 이렇게 쉽게 이해할 수 있는데요. 다소 비약적일 수 있지만 최근의 원영이 사건도 그렇고요. 사회적으로 너무 끔찍해지고 있다. 범죄가 이렇게 심해지느냐 이런 것들이 직접관계로 단순히 분석할 수 없겠지만 이른바 묻지마 분노 범죄 같은 것들을 보면 원한 사회에 돌입했다. 즉 소득불평등으로 쌓인 원한들을 범죄에 직접 들어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런 것들이 있더라고요. 그렇게 관계가 생기는 건가요?

◆황선재> 제가 앞서 말한 부분, 즉 소득불평등이 높아질수록 각종 사회문제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주장은 일종의 인과관계라기보다는 서로 경향성이 있다, 혹은 상관관계에 가깝기 때문에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서 그렇다, 라고 대답하는 것은 어느 정도 비약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소득격차가 결국엔 희망격차를 낳고, 이건 희망으로부터 배제된 사람들의 증가를 의미하기 때문에 최근에 묻지마 분노 범죄의 증가는 개인의 좌절에 경험이라고 본다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제 그와 같은 묻지마 범죄가 소득격차와 희망격차에 따른 좌절경험에 반영이라는 부분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우성> 예. 경찰청 자료나 이런 것들을 보니까 불안, 분노심리에 의한 범죄가 많아진다. 단지 수입과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있다. 상관관계가 있다. 이렇게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부분들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문제는 당연히 먹고살만하면 나쁜 일들이 덜 일어나겠죠. 그런데 이걸 어떻게 접근해야 되느냐, 사회적 시각을 어떻게 봐야하느냐가 논의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소득수준에 대한 관심은 높습니다. 얼마나 버느냐, 우리가 얼마만큼 부자인가가 아니라 오히려 소득불평등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한다. 이런 주장을 하셨더라고요. 어떤 방식의 주장이고 또 그런 방식으로 사회적 인식은 어떻게 바뀌어야할까요?

◆황선재> 과거에는 경제성장을 통한 평등소득순의 증가 그 자체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소득불평등 즉 소득분배에는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 그 이유는 전체 소득불평등의 증가가 개인의 평균소득의 증가와 어느 정도 고조를 같이 했기 때문인데요. 그런데 오늘날 각종 경제지표를 살펴보면 전체평균소득은 증가하고 있는 것 같은데 내 소득은 증가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즉 전체소득증가분이 골고루 분배되고 있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에 평균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소득불평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평균소득을 달성한 선진국만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각종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더 이상 평균소득 그 자체가 아니라 소득의 분배 정도, 즉 소득불평등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김우성> 예. 상대적 박탈감 이런것들도 되겠죠.

◆황선재> 네. 그렇죠. 즉 어느 정도 먹고살만해지면 내가 남이 비해서 얼마만큼 가지고 있느냐. 방금 말씀하신 상대적 박탈감에 대한 부분 역시 중요한 요소가 되고 그런 측면에서 한국사회도 이런 평균적인 성장의 패러다임에서 좀 벗어나서 이걸 어떻게 모두를 위한 성장으로 바꿀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하고 이런 과정과 노력을 통해서 현재 관찰되는 많은 사회문제와 병리적인 증후들을 어느 정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우성> 예. 저희 생생경제에서도 자주 인터뷰를 합니다만, GDP 3만 달러, 1인당GDP 얼마 이런 것들을 구호처럼 외치지만 사실 전체적인 소득이 아니라 편차, 어떤 불평등의 정도를 인식하지 않으면 사회의 건강성이 없어지고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 이런 것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끝으로 교수님 이 분야에 대해서 계속 연구를 계속 하고 계시지만 어려운 문제입니다. 역사적으로도 해결하려고도 했지만 어려운 문제지만 결국 소득불평등의 문제 어떤 방향성을 갖고 해결의 노력을 해야 할까요?

◆황선재> 네. 말씀하신 것처럼 굉장히 어려운 문제고 앞으로 어려운 문제가 될 것 같은데요. 일단 현 시점에서 한국사회를 본다면 소득불평등의 문제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문제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소득불평등의 원인이 개인의 노력에 의해서 전적으로 결정된다는 이런 개인중심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으면 소득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접근 방식역시 결국 내 탓이다, 내가 노력을 덜 한 탓이다, 혹은 각자 알아서 해결해야 된다,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소득불평등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다양한 사회의 경제적인, 구조적인 변화의 문제로 발생하고 있고 따라서 사회구조적인 정책 및 대응책을 요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구조적인 문제는 구조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한다는 인식의 전환을 바탕으로 해서 오늘 날 한국사회의 불평등의 문제를 다같이 합심해서 풀어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우성> 예. 얼마 전에 대기업에서 전체 10분의 1만 채용하는데 전체 임금의 70%를 차지한다. 중소기업은 70%를 고용하는데 전체의 30%밖에 임금이 안 된다. 이런 부분들, 개인의 능력문제가 아니라 전체 사회 문제라는 방식으로 지켜봐야한다는 멋진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황선재> 네 감사합니다.

◇김우성>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황선재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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