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 이재용·이부진 남매, 각기 다른 메르스 대처법

[뉴스통] 이재용·이부진 남매, 각기 다른 메르스 대처법

2015.06.23. 오후 5:5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메르스 확산 진원지로 손꼽히고 있는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부실 관리와 관련해 오늘 오전 머리를 숙여 사과했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이 소속된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이 메르스 확산에 책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준 겁니다.

또한 이번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삼성 그룹 전체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그룹을 대표해 사과에 나선 것으로 풀이 되는데요.

먼저 오늘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문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저희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과 확산을 막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 드렸습니다.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 환자분들은 저희가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해 드리겠습니다. 관계 당국과도 긴밀히 협조해 메르스 사태가 이른 시일 안에 완전히 해결되도록 모든 힘을 다 하겠습니다. 사태가 수습되는 대로 병원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겠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으며 엄청난 메르스 전파의 원인이 됐었는데요.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발생 초기 당시 국회에 출석한 병원관계자가 "정부가 뚫린 것이지 우리가 뚫린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비난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후 삼성서울병원에서 많은 메르스 확진자가 나오면서 제2차 감염진원지의 오명을 쓰자 결국 삼성서울병원 일부를 폐쇄하면서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이 직접 나서 사과를 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삼성서울병원을 찾아 초기 대응에 대한 질타를 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잠시라도 드나들었던 환자나 방문객이나 이런 동선을 확실하게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확실하게 진단을 삼성 서울병원에서의 문제가 확실하게 차단이 되는 종식으로 가는데 큰 고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적극적으로 체크해서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서 대통령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보건당국과 긴밀하게 협조를 해서 최대한 노력해서 하루빨리 끝내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카메라 앞에 모습을 보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많습니다.

이 부회장이 공식석상에 나와 사과문을 낭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삼성의 사과문 발표는 지금까지 두 차례 있었는데요.

2006년에는 삼성 X파일과 관련해, 2008년에는 삼성 비자금사건과 관련해 이건희 회장이 사과문 발표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7년여 만에 이재용 부회장이 전면에 나선건데요.

오늘 생일을 맞은 이재용 부회장이 발표를 앞두고 직접 사과문을 가다듬고 극비에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최근 삼성 그룹은 메르스 사태와 함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공세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번 메르스 사태로 삼성이 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며 기업경영의 어려움을 정면돌파 하겠다는 의지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성호, YTN 경제 전문 기자]
"사실은 오늘 오전 11시에 발표된다고 해서 그것도 갑작스럽게 나온 얘기입니다. 준비는 그 전에 했겠지만 언론에 알리기는 갑작스럽게 알리게 됐는데 지금 방금 인터뷰에서 보셨듯이 주요 내용을 말씀을 드렸는데 참담한 심정으로 책임을 통감한다. 거기에 방점이 놓여 있는 거고요. 구체적인 조치들은 상당히 추상적입니다. 구체적인 돈을 얼마를 투자를 하겠다든지 지원금을 얼마 규모로 한다든지 그런 얘기까지는 하지 않았고요. 책임을 통감하고 환자를 끝까지 돌보고 유가족들에게 정말 심심한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런 취지로 얘기를 한 겁니다."

이재용 부회장과 더불어 주목받는 또 한 명의 삼성가의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인데요.

지난주 수요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141번 환자가 확진 전에 제주 신라호텔에 머물렀다는 통보를 받은 다음날 이부진 사장은 신속히 제주 신라호텔을 찾아 영업 중단을 진두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라호텔은 투숙객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환불해주는 한편 항공료를 보상하고 타 숙소 예약도 처리했는데요.

신라호텔이 하루 영업을 중단하면 3억 이상의 손해를 본다고 합니다.

오너 입장에서는 결코 쉬운 결단은 아니었을 텐데요.

이러한 결단에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이부진 사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대표적인 제주도의 기업들과도 평소에 협력체계를 공고히 하는 그런 계기로 삼겠습니다."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
"아직은 속단하긴 어렵지만 진정세를 맞았고 저희가 이 어려움을 좀 극복하면서 경험했던 것들 놓쳤던 것들 지금 여러 가지 백서를 만들고 있거든요. 그러면 저희만 공유할 것이 아니라 주변 관광 숙박업소라던지 다 공유를 해서 서로 예방관리를 할 수 있도록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노력할 예정입니다."

작년 5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심장마비로 쓰러졌을 당시 삼성의 발 빠른 대처가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일명 회장님을 살린 골든 타임.

위급한 상황에 대처하는 삼성의 발 빠른 모습을 보고 당시 역시 삼성이다 라는 감탄을 금치 못했는데요.

과거 이런 발 빠른 대처와는 달리 이번 메르스 사태에 대처하는 삼성서울병원의 메르스 대처를 보면서 실망하신 분들도 많을 텐데요.

이재용 부회장의 이번 사과가 조금 늦은감이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삼성이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사회적 책임의 제2의 골든 타임을 찾길 기대해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