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남 구출 정치쇼' 비판에...김병주 "우리 국민, 구출할 수밖에"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SNS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캄보디아 프놈펜에 감금됐던 한국인 청년 3명을 구출했다고 밝히자, 한 교민이 "정치쇼에 교민을 두 번 죽인다"고 비판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우리 국민이기에 구출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의 입장을 재차 밝혔다.

20일 김병주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그 청년들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일 것"이라면서 "악의 소굴에 그대로 있으면 생명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구출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범죄자를 구출하면서 마치 선량한 피해자를 구출한 것처럼 포장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한 입장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은 "정모 군은 제 지역구인 남양주을 주민의 아들로 부모가 시의원을 통해서 ‘제발 우리 아들 구출해달라’고 해 나선 것이었다"면서 "국가의 역할은 국민 생명부터 지켜내야 하기에 일단 구출, 한국으로 송환해 수사를 통해 법적 처벌을 하고 처벌이 끝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악의 소굴에 그대로 있으면 생명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구출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캄보디아 경찰에 잡힌 분 중 한국으로 오기를 거부하는 분도 꽤 있고, 부모하고도 통화를 원치 않는 분들도 있다"면서 “다행히 제가 구출한 3명 모두 한국행을 원했고, 간 지 두 달 정도 밖에 안 된 초범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세 사람을 구하기 전까지 마치 첩보 영화를 찍는 심정이었다"는 SNS 글과 함께 구출 청년들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에 캄보디아 교민 사회에서는 김 최고위원의 행보를 두고 일종의 '정치쇼'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캄보디아 교민은 SNS에서 "(구출 청년들은) 피해자가 아니라 캄보디아 경찰에 의해 체포된 용의자에 가까운 사람"이라며 "문신이 선명한 인물이 구출된 청년으로 소개돼 현지 교민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실제 구조는 현지 교민들이 조용히 진행해 왔고, 김 의원은 단 이틀 일정으로 방문한 것뿐"이라며 "정치인이 언론과 SNS에 '내가 구했다'고 홍보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피해자와 범죄자를 구분해달라는 교민의 간절한 목소리는 외면한 채 좋은 그림 하나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영웅 프레임'을 짰다"며 "정치인들의 쇼맨십이 교민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캄보디아에서 납치된 피해 국민을 구출해 오라고 했더니 범죄로 구금돼 있던 64명을 무더기 송환했다"며 "문신을 보고 국민이 놀랐다"고 비판에 가담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정치인의 첫 번째 임무는 국민 생명을 지켜내는 것이다. 그것을 했을 뿐이다. 왜곡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