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화기애애"...성과·남은 청구서

한미 정상 "화기애애"...성과·남은 청구서

2025.08.27. 오후 3:0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화기애애하게 첫 정상회담을 무난히 마쳤습니다.

이로써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국익중심 실용외교를 안착시키는 계기가 됐지만, 협상을 멈추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 스타일에 따라 여전히 청구서가 남아있습니다.

이종수 해설위원과 한미정상회담 성과와 남은 청구서 짚어보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 첫 정상회담 어떻게 보셨어요?

[기자]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돈독한 관계를 형성하느냐가 회담의 성공조건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그런 면에선 첫 단추를 잘 끼운 것으로 보입니다.

회담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서 한국에서 숙청이나 혁명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을 때만 해도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는데 막상 회담이 열리자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반전을 이뤘습니다.

이렇게 된 데는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바를 알고 칭찬을 앞세우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웃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관련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이재명 대통령 : 가급적이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주셔서 김정은과도 만나시고, 북한에 트럼프 월드도 하나 지어서 거기에서 저도 골프도 칠 수 있게 해 주시고, 그래서 저는 세계가 인정하는 정말 세계사적인 평화의 메이커로서의 역할을 꼭 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아마 (김정은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저의 관여로 남북관계가 잘 개선되기는 쉽지 않은 상태인데,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트럼프 대통령이십니다.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습니다.]

기분이 좋아진 트럼프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방중하자며 농담까지 했고 장내에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대통령님과 이재명 대통령께서 올해나 내년에 방중 계획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방중 계획 일정에 대해서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같이 저희가 방중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같이 전용기에 탑승하면 연료를 절감할 수 있겠죠.(웃음까지)

[이재명 대통령 : 트럼프 대통령하고 (중국에) 같이 가면 좋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만약에 이재명 대통령께서 같이 가시고 싶다면 특별 허가를 받아서 같이 갈 수 있겠죠. 중국과 아주 두터운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실제로 발전하고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을 위대한 지도자라며 완전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펜에 관심을 보이자 국내 업체가 수작업으로 한 달 반 걸려 정성스럽게 만든 펜을 즉석에서 선물했고

골프광 트럼프 대통령 취향을 저격해 국산 수제 맞춤형 퍼터도 선물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트럼프와 정치테러 경험을 공유하고 끈끈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정상회담 소회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번 정상회담서 보인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케미에 대한 객관적인 눈이라 할 수 있는 외신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워싱턴포스트는 이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 리모델링과 전 세계 평화중재 노력 등에 대해 칭찬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웃게 했다고 보도했고요

영국 BBC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경험했듯 많은 정상들은 백악관에 들어설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이 대통령은 그런 운명을 피했다"고 했습니다.

AP통신은 '경고가 따뜻한 환영으로 전환됐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SNS 게시글로 우려됐던 적대적인 회담 가능성은 이 대통령이 칭찬을 쏟아내면서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1기 때 재임 기간 3년 8개월 동안 14차례 대면 정상회담과 37차례 전화통화, 골프도 자주 치며 브로맨스를 과시해 국익을 관철 시킨 일본 아베 총리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찰떡궁합을 이룰 수 있을지 기대 속에 주시하게 됩니다.

[앵커]
이제부턴 안보 관련 주요 현안들에 대해 양국 정상이 어떤 합의를 이루고 숙제를 남겼는지 짚어보죠.

먼저 이 대통령 자신은 페이스메이커가 되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로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달라고 했죠

[기자]
앞서 보셨습니다만 그렇게 제의했습니다.

관련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윤석열 정부에서 워낙 남북관계가 악화해 남북관계 회복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북미 관계 개선으로 물꼬를 트자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이런 그림을 그리면서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이뤄나가기 때문에 북한이나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 패싱 우려는 기우에 그칠 것이란 겁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주한미군 유연화 즉 중국견제 역할 확대 요구에 대해선 미국이 중국을 명확히 견제하는 상황이어서 과거처럼 안보는 미국에 의존하고 경제는 중국에 기댄다는 안미경중은 취할 수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를 안심시키려 했습니다.

다만 미국도 중국과 심하게 대결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협력할 분야에서는 협력하고 있다며 한중 관계 협력도 그런 차원에서 이뤄질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우리 필요성에 의해서도 국방비는 증액하겠다고 먼저 밝혔습니다.

구체적 수치는 밝히지 않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B2 폭격기를 꼭 집어 말하면서 미국 무기를 구매해야 한다며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갈등보다는 한미가 '윈윈'할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는데 주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도 주한미군 감축 등 우리 정부가 민감하게 여기는 안보 이슈는 피해 간 것 같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 등 유연성 문제에 대해선 말을 아꼈습니다.

또한 일본보다 GDP대비 1.5배를 더 내고 주한미군부지 사용료도 받지 않고 있어 증액을 꺼리고 있는 우리 정부 입장을 고려해 선 지 방위비 분담금은 다루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부지 소유권을 주장해 논란을 낳았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 정상회담에서 현재 주한미군이 임대해 쓰고 있는 땅을 넘겨받아 대규모 군사기지를 건설해야 한다는 돌출 주장을 내놨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한국의 기여가 있었지만, 우리는 임대 계약을 해지하고 주한미군 부지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습니다.]

주한미군부지 소유권 이전은 한미상호방위조약과 한미주둔군지위협정 SOFA에 어긋나는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왜 돌출 발언했는지 의도를 알아봐야겠다는 게 대통령실 입장입니다.

트럼프 대통령 말의 무게가 큰 만큼 이것을 카드로 삼아 방위비 분담금을 올리려는 심산이지 않겠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주한미군 유연성, 즉 중국 견제로 역할 확대는 트럼프 행정부가 조만간 중국 봉쇄를 기조로 한 새로운 국방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추후 논의가 불가피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정상회담에서 개정 선언을 하려 했던 한미원자력 협정, 즉 독자적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능력 확보는 계속 논의하기로 하는 소득을 올렸습니다.

[앵커]
이번 정상회담에선 마스가 한미 조선업 협력과 우리 기업들의 대규모 대미투자 구체 방안이 정해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한미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에 따라 우리나라 조선업체들도 일제히 미국 업체와의 파트너십이나 투자 계획을 밝히며 발을 맞췄습니다.

HD현대는 미국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탈, 한국산업은행과 함께 수십억 달러 규모 공동 투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중공업도 미국 비거 마린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미 해군 지원함 유지·보수·정비 사업 참여를 선언했습니다.

마스가 등 3천500억 달러 대미투자와 별개로

1천500억 달러 규모의 우리 기업 투자도 이뤄집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보잉과 차세대 고효율 항공기 103대를 신규 도입하고 GE에어로스페이스와 엔진 구매·정비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는데 단일 계약으로는 대한항공 창립 이래 최대 규모입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4년 동안 미국에 260억 달러 규모 전략 투자에 나선다고 밝혔는데 지난 3월 발표한 210억 달러보다 50억 달러 더 늘린 규모입니다.

[앵커]
한미 정상회담이 끝났지만 관세와 통상분야에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죠?

[기자]
여전히 청구서가 남아있습니다.

가장 부담이 큰 50%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하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고, 15%로 낮추기로 합의한 자동차 관세 인하 시점도 미지수입니다.

3천500억 달러, 487조 원 대미 투자 패키지의 구체적 운영 방안을 놓고도 줄다리기가 계속될 전망입니다.

직접 투자와 대출, 보증할 것이냐, 이익 귀속 문제를 놓고 견해차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농산물과 디지털 등 미국이 비관세 장벽으로 지목해온 분야의 압박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 협상단과 재계 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한 발언 들어보시죠

[하워드 러트닉 / 미국 상무 장관 : 미국은 우리 농민과 제조업자, 혁신가를 위해 시장 개방을 원하고 있습니다.]

강훈식 비서실장도 트럼프 시대 통상, 안보협상 뉴 노멀은 끊임없이 논의하고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협상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두 나라 외교. 통상 고위급 채널에 최종 조율을 위한 비서실장 채널까지 마련한 것은 잘된 일인데

관세 폭탄 타격을 받은 우리 주요 기업들이 국내에선 노란봉투법과 강력한 상법으로 삼중고에 시달리게 된 가운데 미국 진출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국내 산업 공동화 우려가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해 보입니다.

그래픽:정은옥·임샛별


YTN 이종수 (jslee@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