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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00~10:00)
■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5년 8월 27일 (수요일)
■ 대담 : 허란 한국경제신문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 어제, 한미정상회담 특집으로 전해드렸습니다만, 방송 끝나고도, 이런저런 속보들이 전해졌는데요. 회담 전부터 우리 쪽에서 기대가 많았던 분야, 바로 원전입니다. 한미 원자력협정이 개정되지 않겠냐, 기대감이 있었는데, 어제 관련 이야기가 나왔죠.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주한미군 기지 토지 소유권을 요구했습니다. 이게 뭘 모르고 그런 건지, 아니면 의도가 있는 건지, 그 배경과 파장에 대해서도 짚어보겠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허란 기자와 함께 합니다. 기자님, 나와 계시죠.
◇ 허란: 네 안녕하세요.
◆ 조태현 : 먼저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어제 방송때만 해도 별다른 내용이 나온 게 없어서, 아쉬움이 컸는데 이후에 진전된 이야기들이 나온 것 같더라고요.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전해주시죠.
◇ 허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은 조선업 협력뿐만 아니라 원자력 협력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는데요. 위 실장은 "앞으로도 원자력 협력과 관련한 양국의 추가적인 협의가 이어질 것"이라며 "새로운 협력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방미 목표에 있어 소기의 성과를 거둔 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위 실장은 "원전협력의 경우 몇 갈래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그 상세한 내용을 지금 소개하기는 어렵다"며 말을 아꼈거든요.
◆ 조태현 : 한국이 원하는 원자력협정 개정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 허란: 한국이 원하는 협정 개정 방향은 결국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역량 확보를 통해 '핵연료 주기'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현재 2015년에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한국은 미국 동의를 얻어야만 20% 미만으로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으며,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는 하지 않게끔 되어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 간에는 없는 이런 제한을 완화하거나 해제하는 것은 한국 입장에서 대미 외교의 오래된 숙원 사업이었습니다. 이는 세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 조태현 : 어떤 의미들인가요?
◇ 허란: 첫째는 산업적인 이유입니다. 지금은 핵연료를 만들려면 미국 눈치를 봐야 하는데, 자체 생산 능력을 갖추면 원전을 해외에 수출할 때 훨씬 경쟁력이 생기거든요. 둘째는 환경 문제입니다. 원전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를 처리할 곳이 포화상태에 가까운데, 재처리 기술을 확보하면 이런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셋째는 안보적 측면인데, 북한의 핵무기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서 안보 관련 함의가 작지 않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그동안 난색을 표해온 이유도 명확합니다. 한국이 농축 시설과 재처리 시설을 갖추는 것은 핵무기의 원료로 쓰일 수 있는 플루토늄 추출의 잠재 역량을 확보하게 되는 일이라는 점에서 핵비확산 문제에 예민한 미국으로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조태현 :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봐야 할까요?
◇ 허란: 좀 냉정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정상회담 전만 해도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논의 개시를 공식화하는 방안이 조율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제한적인 수준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 위성락 실장의 표현을 빌리면 '원자력 협력에 대한 의미 있는 논의' 정도였고, 구체적인 협정 개정 개시 선언까지는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추가적인 관세 인하,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선언이 명확하게 이뤄지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조태현 : 구체적인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진전은 없었지만, 우리 기업이 미국에 원자력 에너지 투자를 하기로 약정했죠?
◇ 허란: 맞습니다. 실질적인 원자력 에너지 사업 협력에서는 상당한 성과가 있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우리 기업들이 지난달 타결된 3500억 달러 대미 투자펀드와는 별도로 15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약정했다는 것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11건의 계약과 양해각서가 체결되었는데, 이 중 절반이 넘는 6건이 원자력을 포함한 에너지 분야였습니다. 대표적으로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의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 아마존웹서비스와 4자간 MOU를 맺었습니다. 아마존이 현재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7억 달러를 투자하는 'SMR 상용화'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 조태현 : 두 번째 핵심이슈인 '주한미군 기지 토지 소유권' 문제로 넘어가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히 무엇을 요구한 건가요?
◇ 허란: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한 기자 질문을 받자 감축에 대해서는 직접 답변하지 않고 대신 비용 분담과 토지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트럼프는 "우리는 친구고 한국에 4만 명이 넘는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내 임기 마지막 해에 한국이 그 비용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는데, 바이든이 취임하자 한국이 바이든에게 내가 좋지 않은 사람이라고 불평했고, 바이든은 비용을 내지 않겠다고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상당히 구체적인 새로운 요구를 제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에 땅을 준 것이 아니라 빌려줬고, 양도와 임대는 완전히 다르다"며 "내가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우리가 가진 큰 기지의 토지 소유권을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서 "우리가 요새를 건설하는 데 많은 돈을 썼고, 한국도 기여를 했지만, 임대를 없애고 우리가 거대한 군사기지를 둔 땅의 소유권을 얻을 수 있는지 보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해온 것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요구입니다.
◆ 조태현 : 이런 요구가 실현 가능한가요?
◇ 허란: 법적, 정치적으로 상당히 복잡한 문제입니다. 현재 한미간 합의에서 미군 기지 부지는 한국이 반환을 전제로 미국에 빌려준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헌법상 규정된 영토의 일부를 외국에 사실상 양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지정학적 파장입니다. 한반도에 미군이 소유한 기지가 생길 경우, 2016년 경북 성주에 사드 체계를 배치했을 때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국이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큽니다.
◆ 조태현 : 이재명 대통령은 어떻게 대응했나요?
◇ 허란: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급에 대해 이날 아무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해당 발언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돌출적으로 꺼냈는지, 사전에 양측의 최소한의 협의를 거쳤는지 여부는 불분명합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 SMA에 대해서는 "이와 관련한 대화는 회담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지만, 토지 소유권 문제에 대해서는 별도 언급이 없었습니다.
◆ 조태현 : 이 요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허란: 여러 관점에서 분석이 가능합니다. 첫째, 협상 전술일 가능성입니다. 극단적인 요구를 먼저 제기해 놓고 실제로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나 다른 경제적 이익을 얻어내려는 전략일 수 있습니다. 둘째,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연관된 장기적 구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 견제를 위해서는 한반도에 영구적인 미군 기지가 필요하다는 전략적 판단에서 나온 것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한미동맹 현대화를 통해 주한미군의 역할을 한반도 방어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대응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거든요.
◆ 조태현 :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 허란: 신중하면서도 원칙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우선 헌법적, 법적 제약사항을 명확히 설명하면서도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주한미군의 역할에 대해서는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균형잡힌 접근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동시에 방위비 분담금이나 다른 형태의 협력 방안을 통해 미국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회담에서 "국방비를 증액하겠다"고 먼저 거론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조태현 : 조선업 협력 분야도 살펴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조선업 협력을 처음 언급했는데 추가 성과가 있나요?
◇ 허란: 네,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마디가 바로 한미 조선산업 협력이었습니다. 이른바 '마스가 MASGA' 프로젝트인데, 미국이 한국의 조선산업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배를 아주 잘 만든다"며 "그들이 조선소를 가지고 미국에 들어와 다시 배를 건조하는 과정을 시작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제 우리는 배를 사들여야 하는데, 앞으로는 한국에서 배를 사기도 하고 한국이 우리 사람들을 활용해 이곳에서 배를 만들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30일 한국이 관세 협상을 하며 합의한 1500억달러 규모의 마스가 프로젝트가 본격 시동을 건 셈입니다. 미국 내 노후 조선소의 현대화, 공급망 강화를 위한 기자재 투자, 자율운항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이 핵심사업입니다. 실제로 이날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조선 분야 2건의 MOU가 체결됐습니다. HD현대는 서버러스 캐피털, 한국산업은행과 한미 조선산업 공동투자 프로그램 조성 MOU를 맺었고, 삼성중공업은 비거마린그룹과 미 해군 지원함 유지보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 조태현 :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북선 모형을 선물했다고 하는데, 이것도 조선업과 관련이 있나요?
◇ 허란: 네 그렇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거북선 금속모형은 상당히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의 오정철 명장이 15일간 밤낮으로 작업해서 만든 작품인데, 타이밍이 절묘했습니다. 가로 30㎝·세로 25㎝ 크기의 소형 모형이지만 실제 선박 건조의 원리와 기법을 결합한 정교한 작품이었습니다. 도면부터 구조설계, 용골 제작 및 프레임 조립, 갑판 및 거북등·용머리 조립, 돛 제작 및 샌딩·방수처리까지 다양한 공정을 거쳤고, 제작 관련 특허만 9종이 적용되었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모두발언에서부터 "조선소, 선박 건조에 대해 우리는 많은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는데, 거북선은 바로 한국 조선업의 역사와 현재를 연결하는 상징적인 선물로, 실제로 이번 회담에서 조선업 협력이 주요 성과 중 하나로 부각되었습니다.
◆ 조태현 : 지금까지 한국경제신문 허란 기자였습니다. 기자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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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5년 8월 27일 (수요일)
■ 대담 : 허란 한국경제신문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 어제, 한미정상회담 특집으로 전해드렸습니다만, 방송 끝나고도, 이런저런 속보들이 전해졌는데요. 회담 전부터 우리 쪽에서 기대가 많았던 분야, 바로 원전입니다. 한미 원자력협정이 개정되지 않겠냐, 기대감이 있었는데, 어제 관련 이야기가 나왔죠.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주한미군 기지 토지 소유권을 요구했습니다. 이게 뭘 모르고 그런 건지, 아니면 의도가 있는 건지, 그 배경과 파장에 대해서도 짚어보겠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허란 기자와 함께 합니다. 기자님, 나와 계시죠.
◇ 허란: 네 안녕하세요.
◆ 조태현 : 먼저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어제 방송때만 해도 별다른 내용이 나온 게 없어서, 아쉬움이 컸는데 이후에 진전된 이야기들이 나온 것 같더라고요.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전해주시죠.
◇ 허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양국 정상은 조선업 협력뿐만 아니라 원자력 협력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는데요. 위 실장은 "앞으로도 원자력 협력과 관련한 양국의 추가적인 협의가 이어질 것"이라며 "새로운 협력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방미 목표에 있어 소기의 성과를 거둔 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위 실장은 "원전협력의 경우 몇 갈래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그 상세한 내용을 지금 소개하기는 어렵다"며 말을 아꼈거든요.
◆ 조태현 : 한국이 원하는 원자력협정 개정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 허란: 한국이 원하는 협정 개정 방향은 결국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역량 확보를 통해 '핵연료 주기'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현재 2015년에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한국은 미국 동의를 얻어야만 20% 미만으로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으며,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는 하지 않게끔 되어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 간에는 없는 이런 제한을 완화하거나 해제하는 것은 한국 입장에서 대미 외교의 오래된 숙원 사업이었습니다. 이는 세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 조태현 : 어떤 의미들인가요?
◇ 허란: 첫째는 산업적인 이유입니다. 지금은 핵연료를 만들려면 미국 눈치를 봐야 하는데, 자체 생산 능력을 갖추면 원전을 해외에 수출할 때 훨씬 경쟁력이 생기거든요. 둘째는 환경 문제입니다. 원전에서 나오는 사용후 핵연료를 처리할 곳이 포화상태에 가까운데, 재처리 기술을 확보하면 이런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셋째는 안보적 측면인데, 북한의 핵무기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서 안보 관련 함의가 작지 않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그동안 난색을 표해온 이유도 명확합니다. 한국이 농축 시설과 재처리 시설을 갖추는 것은 핵무기의 원료로 쓰일 수 있는 플루토늄 추출의 잠재 역량을 확보하게 되는 일이라는 점에서 핵비확산 문제에 예민한 미국으로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조태현 :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봐야 할까요?
◇ 허란: 좀 냉정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정상회담 전만 해도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논의 개시를 공식화하는 방안이 조율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제한적인 수준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 위성락 실장의 표현을 빌리면 '원자력 협력에 대한 의미 있는 논의' 정도였고, 구체적인 협정 개정 개시 선언까지는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추가적인 관세 인하,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선언이 명확하게 이뤄지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조태현 : 구체적인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진전은 없었지만, 우리 기업이 미국에 원자력 에너지 투자를 하기로 약정했죠?
◇ 허란: 맞습니다. 실질적인 원자력 에너지 사업 협력에서는 상당한 성과가 있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우리 기업들이 지난달 타결된 3500억 달러 대미 투자펀드와는 별도로 15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약정했다는 것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11건의 계약과 양해각서가 체결되었는데, 이 중 절반이 넘는 6건이 원자력을 포함한 에너지 분야였습니다. 대표적으로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의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 아마존웹서비스와 4자간 MOU를 맺었습니다. 아마존이 현재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7억 달러를 투자하는 'SMR 상용화'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 조태현 : 두 번째 핵심이슈인 '주한미군 기지 토지 소유권' 문제로 넘어가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히 무엇을 요구한 건가요?
◇ 허란: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한 기자 질문을 받자 감축에 대해서는 직접 답변하지 않고 대신 비용 분담과 토지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트럼프는 "우리는 친구고 한국에 4만 명이 넘는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내 임기 마지막 해에 한국이 그 비용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는데, 바이든이 취임하자 한국이 바이든에게 내가 좋지 않은 사람이라고 불평했고, 바이든은 비용을 내지 않겠다고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상당히 구체적인 새로운 요구를 제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미국에 땅을 준 것이 아니라 빌려줬고, 양도와 임대는 완전히 다르다"며 "내가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우리가 가진 큰 기지의 토지 소유권을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서 "우리가 요새를 건설하는 데 많은 돈을 썼고, 한국도 기여를 했지만, 임대를 없애고 우리가 거대한 군사기지를 둔 땅의 소유권을 얻을 수 있는지 보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을 요구해온 것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요구입니다.
◆ 조태현 : 이런 요구가 실현 가능한가요?
◇ 허란: 법적, 정치적으로 상당히 복잡한 문제입니다. 현재 한미간 합의에서 미군 기지 부지는 한국이 반환을 전제로 미국에 빌려준다는 것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헌법상 규정된 영토의 일부를 외국에 사실상 양도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지정학적 파장입니다. 한반도에 미군이 소유한 기지가 생길 경우, 2016년 경북 성주에 사드 체계를 배치했을 때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중국이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큽니다.
◆ 조태현 : 이재명 대통령은 어떻게 대응했나요?
◇ 허란: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급에 대해 이날 아무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해당 발언이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돌출적으로 꺼냈는지, 사전에 양측의 최소한의 협의를 거쳤는지 여부는 불분명합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 SMA에 대해서는 "이와 관련한 대화는 회담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지만, 토지 소유권 문제에 대해서는 별도 언급이 없었습니다.
◆ 조태현 : 이 요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허란: 여러 관점에서 분석이 가능합니다. 첫째, 협상 전술일 가능성입니다. 극단적인 요구를 먼저 제기해 놓고 실제로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이나 다른 경제적 이익을 얻어내려는 전략일 수 있습니다. 둘째,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연관된 장기적 구상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중국 견제를 위해서는 한반도에 영구적인 미군 기지가 필요하다는 전략적 판단에서 나온 것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한미동맹 현대화를 통해 주한미군의 역할을 한반도 방어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대응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거든요.
◆ 조태현 :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 허란: 신중하면서도 원칙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우선 헌법적, 법적 제약사항을 명확히 설명하면서도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주한미군의 역할에 대해서는 긍정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균형잡힌 접근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동시에 방위비 분담금이나 다른 형태의 협력 방안을 통해 미국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회담에서 "국방비를 증액하겠다"고 먼저 거론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조태현 : 조선업 협력 분야도 살펴보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에서 조선업 협력을 처음 언급했는데 추가 성과가 있나요?
◇ 허란: 네,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마디가 바로 한미 조선산업 협력이었습니다. 이른바 '마스가 MASGA' 프로젝트인데, 미국이 한국의 조선산업을 얼마나 필요로 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은 배를 아주 잘 만든다"며 "그들이 조선소를 가지고 미국에 들어와 다시 배를 건조하는 과정을 시작하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제 우리는 배를 사들여야 하는데, 앞으로는 한국에서 배를 사기도 하고 한국이 우리 사람들을 활용해 이곳에서 배를 만들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30일 한국이 관세 협상을 하며 합의한 1500억달러 규모의 마스가 프로젝트가 본격 시동을 건 셈입니다. 미국 내 노후 조선소의 현대화, 공급망 강화를 위한 기자재 투자, 자율운항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이 핵심사업입니다. 실제로 이날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조선 분야 2건의 MOU가 체결됐습니다. HD현대는 서버러스 캐피털, 한국산업은행과 한미 조선산업 공동투자 프로그램 조성 MOU를 맺었고, 삼성중공업은 비거마린그룹과 미 해군 지원함 유지보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 조태현 :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북선 모형을 선물했다고 하는데, 이것도 조선업과 관련이 있나요?
◇ 허란: 네 그렇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거북선 금속모형은 상당히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의 오정철 명장이 15일간 밤낮으로 작업해서 만든 작품인데, 타이밍이 절묘했습니다. 가로 30㎝·세로 25㎝ 크기의 소형 모형이지만 실제 선박 건조의 원리와 기법을 결합한 정교한 작품이었습니다. 도면부터 구조설계, 용골 제작 및 프레임 조립, 갑판 및 거북등·용머리 조립, 돛 제작 및 샌딩·방수처리까지 다양한 공정을 거쳤고, 제작 관련 특허만 9종이 적용되었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모두발언에서부터 "조선소, 선박 건조에 대해 우리는 많은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는데, 거북선은 바로 한국 조선업의 역사와 현재를 연결하는 상징적인 선물로, 실제로 이번 회담에서 조선업 협력이 주요 성과 중 하나로 부각되었습니다.
◆ 조태현 : 지금까지 한국경제신문 허란 기자였습니다. 기자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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