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창부터 '체리 따봉'까지...여의도 휴대전화 잔혹사

주식창부터 '체리 따봉'까지...여의도 휴대전화 잔혹사

2025.08.17. 오전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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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복절 연휴가 지나면 개점휴업 상태였던 국회도 재가동되고, 상임위와 본회의 역시 활발하게 열릴 전망입니다.

여의도에서 찍힌 국회의원의 휴대전화 사진 한 장은 금배지를 떨어뜨리게 할 정도의 결정적인 '한 방'이 되곤 합니다.

여의도의 휴대전화 잔혹사, 강민경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후보 시절 비서실장으로 국정기획위원회 요직까지 맡은 새 정부 첫 법제사법위원장!

꽃길을 걷던 4선의 이춘석 의원을 한순간에 범죄 피의자로 전락시킨 건 이달 초, 본회의장에서 찍힌 사진 한 장입니다.

보좌진 명의 계좌로 주식을 사고파는 장면은 해명조차 무색한, 차명 거래 의혹의 강력한 증거였습니다.

[이춘석 / 국회의원 (지난 5일): SNS 올린 게 전부입니다. 조사하면 밝혀질 거니까요. (핸드폰이 보좌관 핸드폰?)….]

같은 날 국민의힘 송언석 비대위원장도 눈웃음 이모티콘을 담아, 용산에 사면 부탁 메시지를 보낸 게 포착돼 체면을 구겼습니다.

이 메시지 수신자였던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 역시 5년 전, 국정감사장에서 모바일 게임을 하는 모습이 찍혀 곤욕을 치른 뼈아픈 과거가 있습니다.

공무 중 여성 나체를 검색하거나 골프 약속을 잡던 수많은 의원이 구설에 오르고, 또 고개를 숙였습니다.

스마트폰 보급 15년, 이처럼 의원들 휴대전화는 여의도 사진 기자들 타깃이 된 지 오래입니다.

가십으로 소모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정국을 뒤흔드는 경우도 적잖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당무 개입 논란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이른바 '체리 따봉'이 대표적입니다.

[권성동 /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2022년 7월): 사적인 문자 내용이 저의 부주의로 인해서 유출·공개되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린 점에 대해서….]

문재인 청와대 출신 의원의 이 메시지는, 포털 사이트 통제 논란으로 번졌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생활 보호 필름을 붙이는 건 기본이고, 카메라를 피할 수 있는 나름의 명당도 공유되고 있습니다.

정보 유출을 조금이라도 막아보겠다는 건데, 성능 좋은 망원렌즈를 피하기엔 역부족입니다.

일부러 휴대전화를 노출 시키는 노련한 정치인도 더러 있지만, 여의도에는 늘 감추려는 정치인과 보려는 취재진 사이 팽팽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금배지'를 달았다면, 공직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촬영기자 : 이성모 온승원

영상편집 : 강은지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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