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에 알리지 않은 대남·대미담화...북 의도는?

'내부'에 알리지 않은 대남·대미담화...북 의도는?

2025.08.03. 오전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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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대남 담화를 발표했지만, 막상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매체엔 관련 소식을 싣지 않았습니다.

연이어 내놓은 미국을 향한 담화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어떤 의도가 있는 건지 짚어봤습니다.

이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달 28일과 29일 각각 남측과 미국을 향해 잇따라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이재명 정부를 향해선 '두 국가론'을 내세워 마주앉을 일이 없을 거라고 단언했고, 트럼프 미 행정부엔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김 부부장의 담화는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실렸을 뿐, 북한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엔 모두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내부엔 알리지 않겠다는 북한 정권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대남 담화를 비공개에 부친 건, 김정은의 '두 국가론'에 대한 일부 주민들의 거부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은 이번 담화에서도 남북 관계를 '조선과 한국'으로 표현하며 '동족이라는 개념의 시간대를 완전히 되돌릴 수 없게 벗어났다'고 선언했습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석좌연구위원 : 통일 민족 개념 삭제에 대한 후유증, (통일) 그 부분은 김일성·김정일의 유훈이었기 때문에 아직 그 부분을 공론화하는 건 북한으로서는 부담스럽다….]

대미 담화를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은 이유는 북러 밀착에 속도를 내며 내부 결속을 다져온 상황에서, 과거 실패했던 북미 대화 추진에 대한 내부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또 불확실성이 크다는 측면도 고려된 것으로 보입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 수령의 모호성, 수령은 절대 틀리면 안 되기 때문에 아직 매우 불확실한 미국과의 대화에 대해서 김정은의 직접 메시지가 포함된 것을 북한 주민한테는 알릴 수 없다….]

국정원은 북한의 잇따른 담화 발표가 유리한 전략적 대외 환경이 조성됐다는 자신감을 토대로 나온 것으로 분석했는데, 막상 대내 소통과 설득 작업은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YTN 이종원입니다.

영상편집: 양영운
디자인: 지경윤


YTN 이종원 (jong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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