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원칙론 속 첫 '조정 가능' 언급...배경은?

[앵커]
윤석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에서 의대 증원 규모 2천 명에 대해 처음으로 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의료 개혁 완수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도 총선 전 의정 갈등이 길어지는 것에 대한 우려에 응답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 담화에서 가장 관심이 모였던 부분은 증원 규모 '2천 명'에 대한 조정 가능 여부였습니다.

기존에는 2천 명에서 단 한 명이라도 줄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윤 대통령은 이번 담화를 통해 증원 규모를 처음으로 논의 테이블 위에 올렸습니다.

2천 명이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규모라고 강조하면서도 더 합리적 방안을 제시하면 논의가 가능하다고 전향적 태도를 보인 겁니다.

[윤석열 / 대통령 :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은 늘 열려있는 법입니다.]

의료 공백이 길어지며 국민 불안이 커지는 데다 총선을 앞두고 여당 내에서도 유연한 태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강경 대응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해석됩니다.

대국민 담화 필요성은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담화 진행은 전날 저녁에서야 최종 결정됐습니다.

그만큼 여론 추이를 시시각각 예의주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정치적 득실'을 따질 줄 몰라 개혁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며 의료개혁 완수 의지를 거듭 밝혔습니다.

화물연대 파업이나 건설현장 건폭 문제, 한일관계 개선, 사교육 카르텔 혁파 등 안팎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이룬 사례를 나열하며, 의료개혁 역시 유불리를 따질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 회피하고 싶은 인기 없는 정책도 국민에게 꼭 필요하다면, 국익에 꼭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실천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대통령실은 이번 대국민 담화로 의정 갈등 해결을 위한 단초가 마련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논의의 문을 여는 동시에 의료계에 공을 넘긴 건데, 의료계 역시 유연한 자세로 윤 대통령의 요청에 화답할지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YTN 강희경입니다.


촬영기자: 곽영주 이규

영상편집: 윤용준

그래픽: 홍명화


YTN 강희경 (kanghk@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