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도 속상한데"...이중고 겪는 아파트 어린이집

"폐업도 속상한데"...이중고 겪는 아파트 어린이집

2024.03.04. 오전 05:3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출산율이 급감하면서 문 닫는 어린이집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폐원도 걱정이지만 아파트 단지에 있는 일부 어린이집은 또 다른 고민에 속을 태우고 있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이승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광주광역시에 있는 한 아파트 어린이집입니다.

한창 아이들이 뛰놀 시간이지만 교실은 텅 비었고 장난감은 한쪽에 죄다 쌓아놨습니다.

많게는 70명 넘게 다녔지만, 지난해 초 문을 닫았습니다.

지난해 태어난 아기가 단 한 명도 없었던 게 결정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시설로 바꾸고 싶어도 그럴 수도 없습니다.

일정 세대 이상 아파트는 어린이집을 갖춰야 한다는 규정 때문입니다.

주변 대체 시설이 충분하면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단서 조항이 있지만, 자치단체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해당 어린이집 관계자 : 재원 한다는 친구들이 10~15명밖에 안 돼서 운영을 못 하게 됐습니다. 담보 대출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거기서 나오는 대출 이자를 갚느라 많이 힘들었습니다.]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관리사무소랑 같이 있거나 별도 건물로 돼 있는 아파트 어린이집이 이런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인천광역시와 전북 군산, 전주에 있는 어린이집 4곳도 국민권익위원회에 같은 고통을 호소했습니다.

아기가 없어 문 닫는 게 어쩔 수 없다면 다른 일이라도 할 수 있게 건물 용도를 바꿔 달라는 겁니다.

자치단체는 단서 조항에 있는 사업승인권자 재량 규정이 모호해 예외 적용에 부담이 크다고 말합니다.

무분별하게 풀어주면 어린이집이 필요한 지역도 수익만 보고 다른 사업으로 바꿀 거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는 권익위가 개별 민원을 받아 현장 조사와 입주민 설문 등을 근거로 자치단체와 협의를 거쳐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장지욱 / 국민권익위원회 주택건설민원과 주무관 : 규정을 살펴보면 지역의 특성과 주변 현황을 고려해서 허용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지자체에서는 허용하지 않는 처분이 있었고. 이런 제도에 대해서 국토부에서는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고요….]

출산율이 0.6명대까지 떨어지는 등 저출생 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만큼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이승배입니다.


영상편집;최연호

그래픽;이원희



YTN 이승배 (sbi@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