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하면 학폭위 안 열어도 된다"...이동관 해명 따져보니

"화해하면 학폭위 안 열어도 된다"...이동관 해명 따져보니

2023.06.09. 오후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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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고, ’학폭위’ 없이 이동관 아들 전학 처분
2012년 2월 학교폭력 엄단 범정부 합동 대책 발표
’학폭위’ 기록 남으면 대학 진학 불이익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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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는 아들의 고교 시절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하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당시 하나고등학교가 학교폭력 위원회를 열지 않은 것을 두고 은폐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데 피해자와 화해가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는데요.

교육부 지침과 법률, 교육 당국의 판단은 어떻게 돼 있는지 부장원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기자]
문제의 핵심은 2012년 하나고등학교가 이 사건을 알고 나서 왜 학교폭력 위원회를 열지 않았느냐는 겁니다.

[정진후 / 당시 정의당 의원(2015년 국정감사) : 즉시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폭위를 개최해야 합니다. 개최했습니까?]

[정철화 / 당시 하나고 교감(2015년 국정감사) : 어, 학폭이 3월 말에 그게 상당히…. (그러니까요. 개최했습니까, 안 했습니까?) 학폭위를 개최하지는 않았습니다. (안 했죠?) 예.]

학교 측이 언급한 2012년 3월 말이 어떤 시점이었을까.

국무총리가 학교 폭력을 엄단 하겠다는 범정부 합동 대책을 발표한 직후였습니다.

2012년 3월부터 학교폭력위원회 조치사항을 생활기록부에 기재하고, 기재된 내용은 상급학교 진학 시 자료로 제공하도록 했습니다.

강제전학 조치가 결정되고 이게 학생 생활기록부에 남았다면 대학 진학에도 불이익이 생길 수 있었습니다.

이동관 특보는 이렇게 해명합니다.

가해 행위가 있었던 1학년 재학 당시 당사자 간에 이미 사과와 화해가 이뤄져 담임교사가 자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자신은 어떤 외압도 가한 적이 없다는 주장입니다.

당시 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폭력 사안 대응 기본지침'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지침에는 '가해 학생이 즉시 잘못을 인정해 화해를 요청하고 피해 학생이 응하는 경우 담임교사가 자체 종결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학교 안에서 우발적인 충돌이 발생하고 그 즉시 당사자 간 화해가 이뤄진 상황에 대한 지침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사안의 경우 고등학교 1학년 때 일을 2학년 때 피해 학생들이 먼저 상담을 요청해 학교가 알게 된 것이어서 같은 경우로 보기 어렵습니다.

또 당시 교육청 감사에서 드러난 피해자는 3명인데, 이 특보가 화해했다고 주장한 건 1명입니다.

지난 2015년 특별감사에 나선 서울시 교육청은 이런 점 등을 근거로 학폭위를 열지 않고 자체 종결한 것이 위법이라고 봤습니다.

[박주선 / 당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2015년 국정감사) :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당사자끼리 화해를 하거나 담임의 전결로써 학폭위에 회부를 하지 않고 종결을 지을 수가 있습니까?)]

[조희연 / 서울특별시 교육감(2015년 국정감사) : 예, 학폭위를 열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사안이 가볍더라도, 화해가 됐더라도?) 예, 원칙적으로 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2012년 1월부터 시행된 학교폭력예방법에도 학교폭력이 발생한 사실을 신고받거나 보고받은 경우 학교는 학교폭력위원회 회의를 소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교육청은 당시 하나고 학폭위 책임자인 교감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불기소 처분했고 다시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교육청의 항고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YTN 부장원입니다.

영상편집: 윤용준
촬영기자: 정태우
그래픽: 권보희


YTN 부장원 (boojw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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