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조작' 맹공 배경은?...'아침이슬 실책' 반면교사로

'자막 조작' 맹공 배경은?...'아침이슬 실책' 반면교사로

2022.10.02. 오전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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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이후 비속어 논란이 모든 이슈를 휘감은 가운데 대통령실과 여당은 이명박 정부 당시 광우병 사태를 거론하며 '자막 조작'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국민 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강합니다.

지지율 급락에도 맹공 모드인 배경, 박소정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이후 MBC PD수첩의 보도가 광우병 우려에 불을 당기면서 촛불시위가 전국으로 번져나갔습니다.

지지율이 추락한 이명박 정부는 결국 미국과 추가 협상을 벌이기로 했고, 취임 100일 만에 당시 대통령이 직접 두 차례나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명박 / 전 대통령 (2008년 6월 19일) : 국민이 무엇을 바라는지 잘 챙겨봤어야 했는데 저와 정부는 이 점에 대해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뒷산에서 촛불집회의 '아침이슬' 노랫소리를 들었다는 말로 국민 감성에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14년이란 시간이 흘러 윤석열 정부가 맞닥뜨린 비속어 논란!

대통령실과 여당은 본질은 비속어가 아니라 '자막 조작'이라 규정하고 MBC를 정면으로 공격하면서 이른바 '광우병 평행이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박성중 / 국민의힘 의원 : 외교 참사라는 거짓말로 국민을 속인 것에 대해서 책임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익히 국민들은 MBC가 과거에 저지른 광우병 의혹 보도에 의한 트라우마를 겪은 바 있습니다.]

특히 과거 같은 실책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해결 방식이 이명박 정부 때와 달라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YTN에 여론에 따라 이리저리 움직인 게 MB였다면서 아침이슬 노래를 들으며 후회했다는 말을 하는 순간, 원칙이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에도 사과한다면 야당에 무릎 꿇게 될 뿐 아니라 나아가 정권을 내놓으라는 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다른 관계자 역시 논란에 대한 출구 전략을 묻자 출구는 사방이 막혀있을 때 찾는 것이라며 지금은 막힌 상황이 아니므로 우리의 길을 가면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논란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며 강경 모드로 대응한다는 기조인데,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내부에서 나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 발언으로 논란이 촉발된 점에 대한 유감 표명을 통해 문제를 수습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지만, 강경한 목소리에 밀려 전달조차 쉽지 않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조작 프레임을 밀고 나가야 한다는 기조이지만, 국정 지지율이 이른바 '체리따봉' 사건 때 최저를 찍었던 24%로 되돌아간 만큼 대통령실은 어떻게 민심을 설득할지를 두고는 전략 수정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YTN 박소정입니다.


YTN 박소정 (soju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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