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3cm에 담긴 시대상...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변천사

[뉴있저] 3cm에 담긴 시대상...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변천사

2022.05.11. 오후 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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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이제는 손편지 보내는 일이 거의 사라지면서 우표 역시 종적을 감추고 있는데요.

그래도 5년에 한 번, 새 대통령이 취임할 때면 우체국 앞은 지지자들이나 수집가들의 행렬이 이어집니다.

바로 새 대통령의 취임 기념우표를 사기 위해서인데요.

우리나라에 처음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가 등장한 건 1948년, 이승만 전 대통령 때부터 입니다.

그런데 첫 우표는 5원인데 반해, 두 번째 우표는 무려 천 원으로 껑충 뛰었는데요.

전쟁으로 물가가 치솟아 벌어진 일입니다.

4대 윤보선 전 대통령은 "살아있는 사람이 어찌 우표에 들어갈 수 있느냐"라고 해 역대 대통령 가운데 유일하게 기념우표를 발행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우표에선 우리의 산업화 시대 변모가 보입니다.

5~9대 취임 기념우표 모두 인물 사진은 같지만, 배경이 다르죠?

첫 취임 때는 지금은 없어진 옛 중앙청이 보이고, 7대, 8대 취임 때는 고속도로가 눈에 띕니다.

전두환 씨의 우표엔 '공장' 그림이 함께 합니다.

경제발전을 강조해서, 당시 군부 독재에 대한 불만과 정치적 불안정을 잠재우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잇따릅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우표엔 88서울올림픽이 열린 잠실 올림픽 주 경기장이 등장하고요.

이후 김영삼 전 대통령은 백두산 천지를,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반도 지도를 넣어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부터는 앞서 본 초상화를 기본으로 한 기존 우표와 더불어 대통령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나만의 우표'가 등장했는데요.

박 전 대통령의 어린 시절 흑백사진부터 고 육영수 여사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는 사진도 있죠.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엔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한 사진, 세월호 사고 때 단식을 하던 모습, 그리고 아래엔 결혼식 사진도 있는데요.

하지만 어제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의 우표에 김건희 여사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윤 대통령의 반려동물들이 등장했죠.

윤 대통령은 과거 사진보다는 선거운동 때 사진을 주로 실었습니다.

중앙엔 아이와 함께 하는 모습을 담아 따뜻한 대통령의 이미지를 담았다고 하는데요.

약 3cm 남짓한 이 작은 우표 한 장에 이렇게 대통령의 생각과 더 나아가 우리 시대상이 엿보여 흥미롭습니다.


YTN 윤보리 (ybr07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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