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승부] 윤석열과 문재인은 '하나'될 수 있을까? 장동선 뇌과학자가 본 '국민통합'은

[정면승부] 윤석열과 문재인은 '하나'될 수 있을까? 장동선 뇌과학자가 본 '국민통합'은

2022.04.19. 오후 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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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30~19:30)
■ 방송일 : 2022년 4월 18일 (월요일)
■ 대담 : 장동선 뇌과학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면승부] 윤석열과 문재인은 '하나'될 수 있을까 장동선 뇌과학자가 본 '국민통합'은?


◇ 이재윤 앵커(이하 이재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또 윤석열 당선자의 취임까지 한 달도 남지 않았는데요. 두 정부 모두 출범 전에 국민통합을 강조했지만 요즘 우리 귀에 더 자주 들리는 단어는 내로남불, 혐오. 이런 단어들이죠. 우리 사회 현안들에 대한 다양한 분석들이 있지만 오늘은 좀 다른 관점에서 특별한 관점에서 해석해 보고자 합니다. 궁금한 뇌 연구소에 장동선 대표 전화로 연결됐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장동선 뇌과학자(이하 장동선)> 네 안녕하세요. 뇌과학 박사 장동선입니다.

◇ 이재윤> 네 반갑습니다. 마음과 관련된 기관은 어디일까 이렇게 생각해 보면 보통 사람들이 심장을 가리키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실 마음과 가장 관련이 깊은 기관은 뇌라고 하는데 말이죠. 장 대표님 뇌과학이 그렇다면 마음을 연구하는 분야다. 이렇게 얘기해도 되겠습니까?

◆ 장동선> 네 맞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요즘 통합학문으로 융합 학문으로 꼽을 수 있는데요. 우리가 생각하고 판단하고 인지하는 모든 과정들이 다 뇌에서 일어나는 것이 알려져 있어서 뇌과학자들 그리고 같은 마음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나 정신의학자들의 경우에도 어떠한 사람의 판단이나 이 사람의 생각을 살펴보는 데 있어서 뇌를 살펴보고 뇌에서 일어나는 작용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이재윤> 그러면 뇌를 연구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또 대안을 제시할 수도 있는 건가요?

◆ 장동선> 그렇게까지 가면 정말 좋을 텐데 일단 뇌과학은 기초과학 연구이기는 하죠. 그런데 뇌를 공부하다 보면 알게 되는 것이 우리가 너무 당연하다고 믿었던 어떠한 것이 사실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내 뇌가 가지고 있는 어떻게 보면 그릇된 판단일 수 있지만, 우리가 그렇게 믿는다라는 걸 알게 됨으로써 우리가 팩트라고 생각하고 싸우던 어떤 것들이 알고 보면 뇌에서 이루어지는 판단에 의거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될 수도 있죠.

◇ 이재윤> 아까 뇌과학에 대해서 융합 학문이다. 융합 학문이다. 이렇게 소개를 하셨는데 말이죠. 그러면 뇌과학은 다양한 분야 이것들을 다 융합해서 현상을 해석하는 게 가능할 것 같은데 말이죠. 뇌과학 자체가 다른 학문들과 많이 연결이 되는 심리학이나 이런 것들도 같이 연결이 돼 있다는 얘기겠죠.

◆ 장동선> 네 맞습니다. 예전에는 우리가 심리학하면은 보통은 프로이트나 융 정신분석학을 많이 꼽았었는데 사실은 심리학 안에서도 정신분석학의 경우에는 어떤 캠프에서 어떠한 학파에서 공부했느냐에 따라서 사실 옛날 접근 방식의 심리학이다로 보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러면 이런 분들은 심리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어떤 방법론을 사용하느냐라고 했을 때, 뇌심리학이라고 해서 뇌 안에서 우리의 어떤 마음이 변할 때 우리가 우리의 심리가 공포나 불안이나 어떤 트라우마를 경험할 때 뇌에서는 어떠한 변화들이 일어나는가. 이렇게 심리를 뇌 기반으로 설명하려는 그러한 분야도 심리학 안에 더 많이 자리 잡고 있죠.

◇ 이재윤> 그렇군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뇌과학이다라고 소개하신 것을 봤어요. 저희 우리 사회의 국민통합이 참 오래된 화두인데요. 그렇다면 개별적인 사람들이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을까 국민통합이라는 게 뇌과학적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 이게 궁금한데요.

◆ 장동선> 사실 저도 박사 과정을 밟던 대학원 시절에 가장 흥미로웠던 질문 중에 하나였던 것 같아요. 그 이전에 이런 국민을 연구하거나 아니면 사람들의 어떤 정치와 관련된 판단을 연구하는 분야는 사회학이나 아니면 사회심리학 분야였잖아요. 그런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연구 중에 하나가 저는 솔로몬 애쉬라고 하는 교수 그룹에서 아마 사회심리학자일 겁니다. 그런데 이분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엄청난 갈등을 겪고 있을 때, 이 양쪽 캠프의 사람들에게 각각 솔루션을 내라고 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 편이 낸 솔루션과 상대편이 낸 솔루션에 종이 봉투의 레이블을 바꿔놓은 거예요.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우리 편이라고 생각했던 쪽에 냈던 솔루션이 상대편 솔루션이라고 믿게 만든 거죠. 그래서 결국 내용을 보고 사람들이 판단하는가 아니면 이게 우리 편 이렇게 나눠놓고 판단하는가 이걸 보고 싶었던 실험이에요. 굉장히 흥미로웠던 심리학 실험인데 이렇게도 정치적인 현상을 연구할 수 있구나 해서 감명 깊었던 게 결국 사람들이 어떻게 선택했을까요. 내 편인지 상대편인지 그 종이봉투 겉에 쓰여진 레이블을 가지고 판단을 하더라는 겁니다. 사실 솔루션은 우리랑 같은 편인 이스라엘 사람들이 냈던 솔루션인데 거기에 팔레스타인 쪽의 솔루션이라고 쓰여 있으니까 무조건 먼저 배척을 하고 그와 반대되는 논리들을 찾더라. 라는 것들을 연구한 거거든요.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연구들이 몇 십 년이 지나서 뇌과학 분야에서도 우리가 어떤 내용을 보고 판단을 하는가 아니면 그룹으로 나누어서 네 편 네 편으로 나눠놓고 판단을 하는가라고 하는 연구들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같은 편이 어떤 아픔을 겪을 때와 상대편이 아픔을 겪을 때, 그리고 어떤 문제 해결에 있어서의 상대방이 어떤 액션을 취했는가를 놓고 보는데, 우리 편이 똑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우리 편에 대해서는 이 상대방이 우리 편 사람이 아픔을 겪거나 어떤 행동을 하는 걸 옹호해 주는 형태의 판단이 내려지고, 상대편에 대해서는 뇌에서 아예 공감하거나 고통을 함께 느끼는 자극조차도 없어지더라라고 하는 막스프랑크 라이프치히에 있는 연구소 그룹의 연구 결과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여기서 보여지는 것은 당연히 이러한 상황에서 아픔을 느끼면 인간으로서 편을 나누지 않는다면, 나도 그 아픔을 느낀다는 걸 공감을 할 텐데, 일단 한 번 편을 나눠버린 상태에서 보게 되면 상대방이 느끼는 아픔에서 ‘저거 뭐가 아프다고 그래. 저거는 그냥 엄살이야. 엄살. 하나도 아프지 않아. 더 아파야 해.’ 이런 식으로 오히려 상대방이 아픔을 느끼는 걸 보면서 쌤통이다. 쾌감을 느낀다라고 하는 연구인데 이건 독일어로는 ‘샤덴 프로이데’라고 얘기를 하고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아마 쌤통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정치 이슈들을 보다 보면 국민의 입장에서는 제발 좀 내용을 보고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형태로 이거 판단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지만, 일단 정치적인 어떠한 견해가 이루어진 상태에서는 그렇게 판단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우리 진영 우리 편 쪽에서 말하는 이야기는 옹호하면서 상대편의 얘기에 대해서는 아니야. 저건 국민에게 해롭다. 라고 판단을 내리게 되는 경향이 있는 거죠. 그래서 이것은 공통적으로 실험상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편 가르기가 생겨서 내집단 외집단에 대한 편향이 생기면 그러한 편향이 생기는 것 자체를 뇌에서도 관측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연구의 예라고 하겠습니다.

◇ 이재윤> 그러니까 내용과 관계없이 편 가르기가 한 번 결정이 되면 네 편 내 편에 따라서 그 반응은 달라지는 것이 동양 서양 할 것 없이 인간에게는 누구나 공통적인 현상이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거네요.

◆ 장동선> 네 그게 사실 인간의 굉장히 본성에 가깝다는 걸 보여준다고 할 수가 있고요. 그런데 동양 서양에 따라서 조금의 차이가 있기는 해요. 왜냐하면 나라는 존재의 정체성이 서양의 경우에는 조금 더 개인주의적으로 나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면, 동양의 경우에는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 나와 늘 얼굴 보고 만나는 사람들의 의견이 나의 정체성을 이루는 데 훨씬 더 중요하거든요.

◇ 이재윤> 아 그래요.

◆ 장동선> 그래서 이 경우에는 어떻게 보면 이런 갈등이 조금 더 심화될 수도 있는 게 단순히 내가 믿기만 해도 상대에 대한 공감이 떨어질 텐데, 내 주변의 사람들도 다 나랑 같은 의견을 갖고 있다. 이럴 경우에는 상대편의 의견에 대해서 정말 이상하고 정말 나쁜 의견이다로 믿음이 더 강하게 형성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 이재윤> 동양 사람들이 그러한 어떤 편견이나 내 편 내 편 상대편과 우리 편을 가르는 성향이 더 강하다 이렇게 봐야 되나요.

◆ 장동선> 나라는 사람이 생각하고 있는 바가 다른 사람의 생각에 영향을 받는 정도가 더 높다고 볼 수가 있을 것이고.

◇ 이재윤> 주변 사람의 영향을 받는 정도가.

◆ 장동선> 네. 그러다 보니까 이게 증폭이 좀 더 많이 될 수 있겠죠. 예를 들어서 내 옆에 이 사람도 이렇게 생각하고, 저 사람도 생각하는데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이 어떻게 보면 1대 4로 보이게 되니까. 그 의견에 동의하기가 어려워지는 그런 증폭 현상이 있다고도 볼 수 있는 거죠.

◇ 이재윤> 그러면 이게 우리 사회에서 지금 한동안 얘기됐던 것이 내로남불. 내로남불 현상 아니겠습니까. 이런 것들도 결국은 이런 인간의 본성에 근거해서 특별히 예외적인 것은 아니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네요.

◆ 장동선> 네. 그렇게 이야기할 수가 있을 것 같고 여기에 작용하게 되는 이 뇌의 메커니즘은 사실 우리가 완벽하게 정보를 다 알지 못해도 인간의 뇌는 최대한 빠르게 효율적으로 선택을 하려는 경향이 있어서 선 판단 후 논리를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정말 논리가 있어서 이 의견을 동조하거나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동조하기도 하고 아니면 원래 가지고 있던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일단 선 판단은 이거는 틀린 거야라고 내려버리고 그다음에 그걸 뒷받침하는 증거나 논리들을 찾게 되는 성향이 인간에게 내재적으로 있는 거죠.

◇ 이재윤> 결국 인간이. 인간이 결코 논리적인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네요.

◆ 장동선> 그렇죠. 인간이 결코 이성적으로만 판단한다라는 생각은 오랫동안 사람들이 가져왔지만 그게 사실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라는 것을 또 이야기하신 분이 예를 들어서 2002년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던 다니엘 카네만, 아모스 트베르스키라는 두 인지과학자이기도 합니다. 굉장히 흥미로운 게 노벨 경제학상까지 수상한 인지과학자 카네만 박사가 올해 초에 유명한 재단에서 강연을 했어요. 그러면서 사람이 바뀌지 않고 함부로 판단하고 의견을 잘 바꾸지 않는 이유에 대한 강연이라서 흥미로웠는데, 여기에서 충격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게 굉장히 논리에 의거해서 판단을 한다고 생각이 되는 과학자들조차도 자신이 한 번 가설을 주장하고 이론을 주장했다가 틀리면 그걸 틀렸다라는 걸 받아들이는 일이 너무나 드물다는 거예요. 그래서 자기만 해도 자신의 이론에 대해서 강하게 공격하면서 반박하는 젊은 과학자들하고는 말조차 섞기 싫었다라고 어떻게 보면 고백을 하는 그런 강연이었어요.

◇ 이재윤> 그니까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군요.

◆ 장동선> 네. 근데 이제 흥미로운 건 이 노벨상 수상자 이 세계적인 인지 과학자 카네만 교수가 제시하는 답이 이게 한 번 이렇게 의견이 벌어지고 감정이 상한 다음에는 상대방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이 너무나 어려워졌다. 과학자조차도 어렵다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를 한 것이, 이 경우에는 일단 한 팀이 돼서 같이 연구를 해봐야 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일단 팀이 나뉜 상태에서 나는 이 가설에 이 증거들을 보면서 이야기를 계속하고 반대쪽은 계속 반박하는 증거를 갖고 오게 되면 아무리 논리적이더라도 이 서로의 골은 건너갈 수 없이 점점 깊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인데.

◇ 이재윤> 네 같이 아이디어를 나누고 연구를 해야 된다는 얘기네요.

◆ 장동선> 오히려 공통으로 그러면 우리 같이 논문을 써보자 같이 연구를 하자라고 규칙을 정해놓고 한 보트를 타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정말 한 보트를 타고 같은 연구를 하다가 결과가 나오게 되면 이게 서로 보트가 다른 보트를 타고 팀이 나뉘어져 있을 때보다 결정을 내리거나 자신의 의견을 바꾸기가 더 쉬워진다. 그래서 그러한 부분을 제안을 했는데 저의 경우에도 개인적으로는 정치권에서의 논쟁을 보고 있으면 서로가 봉합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을 때는 무조건 국민을 중심에 두고 어떻게 보면 한 팀이 돼서 우리가 같이 해결책을 제로부터 찾아보자라고 하는 그러한 어떻게 보면 적과의 동일부를 보일 수도 있는 것을 미리 정해놓고, 특정 틀 안에서 서로 생각이 다르고 관점이 완전히 다른 두 정상인이 한 팀이 돼서 어떤 프로젝트를 해보는 것들도 그냥 이 과학자의 노벨상 수상자의 의견에 따르면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가끔 상상을 해보고 합니다. 현실적으로 어렵더라도 말이죠.

◇ 이재윤> 논리로 서로를 설득하겠다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좀 어렵다는 그런 느낌이 드는데 말이죠. 그러니까 결국은 국민을 가운데 놓고 국민을 위하는 것이 어떤 길인가를 놓고 한 팀이 돼서 같이 연구를 하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얘기인데, 어찌 현실에서는 적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 장동선> 왜냐하면 그 반대의 경우가 어떤 경우냐 하면 그 반대의 경우에는 골이 깊어지면 일반적으로 게임 이론에서 이야기하는 치킨 게임으로 가게 되거든요. 치킨 게임이라는 것은 어떤 상황이냐 하면 자동차 경주라는 양쪽이 다 낭떠러지를 향해서 달리고 있는데 어느 한쪽이 뛰어내려야 상대편이 이기는 건데 만약에 아무도 안 뛰어내리면 그러니까 말하자면 패배하는 쪽이 생기지 않으면 결국 둘 다 최악의 상황을 향해서 달려가는 그런 꼴이 되는 겁니다.

◇ 이재윤> 둘 다 패배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거죠.

◆ 장동선> 네. 그래서 이런 치킨 게임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골이 깊어지기 전에 어떻게 보면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면서 그래 이 부분은 당신이 옳았다. 이 부분은 당신이 옳다라고 하면서 명분을 살리면서 공동의 솔루션을 찾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게 굉장히 중요하죠. 그렇지 않으면 결국 피해를 보는 쪽은 양쪽 정당이 아니라 그러니까 국민이 피해를 보게 되는 경우들도 있을 수가 있어서 그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이재윤> 국민통합 정치권에서 흔하게 하는 얘기인데 말이죠. 이게 국민통합이라는 게 가능한 가 뇌과학 측면에서 좀 살펴보고 있습니다.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와 함께 얘기 나누고 있는데요. 최근에 혐오. 우리 사회에서 많은 부분을 말해주는 말이 됐습니다. 혐오라는 것. 이 감정이 인간의 생존 전략 중에 하나였다고요.

◆ 장동선> 네 맞습니다. 사실 혐오라는 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독이 든 식물이라든지 아니면 굉장히 징그러운 동물에 대해서 디스커스 혐오 같은 감정을 느끼는데 그러한 혐오의 본능이 있는 이유는 사실 생존에 이게 도움이 되라고 그래서 우리가 피해를 입는 일이 적으라고 이런 혐오라는 감정이 생겨났는데. 이제 아무래도 생존에 도움이 되는 것이 진화의 과정을 보면서 내 집단을 옹호하고 상대 집단을 괴물처럼 만드는 것이 어떻게 보면 아까도 말씀드렸던 편 가르기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게 되면 상대편에 대해서 나와 같은 집단이 아닌 존재에 대해서 이런 혐오와 같은 감정들도 굉장히 쉽게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 역시도 어떻게 보면 예전에 우리가 정말 살아남기 각박하던 시절에 정말 원시적인 뇌에서부터 생겨났던 메커니즘인데 이게 현대인으로까지 넘어와서 그런 혐오의 감정들이 상대편의 다른 주장들을 보면서 생겨나기 시작하는 거죠. 그런데 이걸 조금 더 수학적 논리적으로 모델링을 해보면 다른 팀에 대한 배척, 그래서 우리 팀을 옹호하는 것이 정말로 도움이 된다라고 하면 이러한 감정적인 것을 계속 가져가는 것이 이해가 되겠습니다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민주주의 사회에서 우리 현대사회에서는 다양성을 가지고 보다 포용할 수 있는 그러한 능력이 사회 전체의 발전과 그리고 양 집단의 생존을 위해서도 더 유리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혐오라는 감정은 어떻게 보면 우리의 뇌가 가지고 있었던 그런 예전 시대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직까지 이걸 가져가는 것은 어떠한 더 좋은 솔루션은 아니다라고 얘기를 할 수가 있습니다.

◇ 이재윤> 그러니까 지금 인간 본능적으로 생존을 위해서 편 가르기도 하는 것이고 혐오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게 좀 더 높은 차원에서 생존 전략이라면 협업, 공존. 이것을 위해서 다시 생각을 해야 된다는 그런 얘기죠.

◆ 장동선> 그렇죠. 왜냐하면 이게 예전에 혐오 같은 감정이 강하게 올라왔을 경우에는 예를 들어서 뱀이 나타났는데 너무 혐오스럽다. 그러면 두들겨 패지 않겠습니까? 잡으려고. 그런데 이제 감정이 심하면 심할수록 내가 이 침입자에 대해서 공격적인 행동을 하기에 유리하겠죠. 그러다 보니까 혐오, 분노, 공포 이런 감정들의 경우에는 사실 어떤 공격적인 행동을 선동하기가 굉장히 좋은 감정들이라고 할 수가 있죠.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의 경우에는 이러한 감정들이 선동됐을 때 최악의 경우에는 내란, 전쟁까지도 갈 수 있는 것이고 정말 극단적인 갈등이 되기 때문에 이게 현재의 시스템에 있어서는 결코 이런 감정들을 조장하는 것이 더 긍정적인 결과로 가지 않는 거죠. 그래서 그러한 것을 염두에 두고 우리가 다 함께 더 좋은 결과가 뭘까를 조금 더 대승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이재윤> 그러면 이러한 본능적인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정치가 해야 될 게 뭐가 있을까요.

◆ 장동선> 여기에서 자주 이야기하는 게 뇌과학이라기보다는 어떻게 보면 역사 정치 분야에서 나온 답이기는 한데요. 랜저맨 프랭클린 같은 경우에는 자신과 의견이 다른 상대 당의 사람의 호감을 얻기 위해서 작은 부탁을 하는 일들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큰 부탁을 안 들어줘도 어떤 책을 빌려주거나 밥 값을 내거나 라고 하는 형태로 작은 형태의 교류들이 계속 이루어지게 되면, 큰 부분에 있어서 나랑 적군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우리의 뇌가 조그마한 인터렉션을 하면서 조그만 교류를 하면서 완전히 다른 편 아닐지도 모르겠네. 왜냐하면 다른 어떤 맥락에서는 또 우리가 교류도 하고 소통도 하다 보니까 그래서 굉장히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이제 모든 것을 하나의 선으로 나눠서 보지 않고, 여러 종류의 선을 그리다 보면 우리가 같은 편인 부분들도 있을 거고 또 상대방에게 조그만 부탁을 해서 상대방이 이 정도 호의 정도는 내가 들어줄 수 있다고 하는 명분을 주게 되면 큰 부분에 있어서 통합을 하고 화합을 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고 밴저민 프랭클린뿐만 아니라 에이브라 링컨 같은 경우도 이런 것들을 굉장히 잘했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그래서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내가 조금 체면이 구겨지고 내가 이 부분에 있어서 물러서면 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작은 부분에 있어서는 오히려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크게 봤을 때 상대편과 상대 당과 또는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과 커다란 어떤 결정 모두에게 좋은 결정을 이끌어내기에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죠.

◇ 이재윤> 박사님이 소개한 해법을 보니까 의외로 해법은 간단하고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는 얘기들이네요. 작은 형태의 교류. 조그마한 부탁. 그러면 결국은 결국 이게 소통이라고 할 수도 있고 그냥 만나서 밥 한 번 먹고 악수 한 번 하고 얘기 한 번 더 나누고 이것 자체가 화합의 기본적인 블록 기본적인 어떤 디딤돌 이런 게 되겠군요.

◆ 장동선> 네 그렇죠. 그러니까 사실 강력한 디딤돌이 되는 건 공통의 적이 있다라고 하는 어떤 국가 위기 상황이 될 수도 있고, 그게 아니면 우리가 공통적으로 이것은 추구해야 할 가치라고 생각하는 부분에 있어서 함께하는 다른 작은 영역들을 많이 만드는 게 중요하겠죠. 조금 더 직접적인 연구로는 제가 했던 연구들 중에서는 이제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들이 둘이 같이 춤을 추게 되면, 그러니까 육체적으로 같은 행동을 공통으로 파트너 십을 맞춰야 되는 행동을 하게 될 경우에 뇌가 나와 타인의 구분을 넘어서서 우리 양쪽을 하나로 보기 시작하는 효과가 있더라 라고 하는 연구들을 예전에 했었거든요.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 만약 부부가 싸운다라고 그러면 말로 해결하고 내가 옳은지 상대방이 그런지를 끝까지 따져서는 결국 갈등이 더 깊어지지만 함께 요리를 하거나 아니면 함께 춤을 추거나 산책을 하거나 무언가를 같이 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둘이 이어지게 할 수 있는 그런 방법이라는 걸 보여주기도 하는데 그런 의미에 있어서 커다란 이슈에서 갈등이 계속 이루어진다면 다른 만날 수 있는 작은 이슈들을 여럿 들여다보는 것이 현실적인 안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 이재윤> 알겠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을 마지막 질문으로 하나 할게요. 제가 지금 요즘 정치적 성향이 워낙 극단으로 갈리다 보니까 사람들을 만나서는 정치적인 이슈를 얘기하지 말라는 조언들을 하지 않습니까. 정치 얘기는 일단 가까운 사람들하고 얘기하지 않는 게 맞는 거예요?

◆ 장동선> 저는 절대적으로 동의하는데 이걸 뇌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여지도 있습니다. 뭐냐 하면 어떤 연구가 있었느냐 하면 사람들한테 취향의 문제와 정치적 성향 또는 종교적인 신념의 문제를 가지고 실험을 했어요. 그랬더니 내가 바다를 좋아하는지 산을 좋아하는지 배를 좋아하는지 사과를 좋아하는지 이런 취향은 나랑 상대편이 다른 취향을 가져도 사람들이 크게 반응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종교적 신념이나 정치적 성향에 대해서는 상대편이 나와 다른 정당을 지지하거나 정치인을 지지했을 때 이제 뇌 안에서 어떤 영역들이 영향을 받았냐 하면 나의 자아 정체성이 공격받는 그런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종교적 신념과 정치적인 신념의 경우에는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는 나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가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야라고 하는 자신의 자아 정체성과 관련돼 있는 뇌 영역들이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종교나 정치 얘기를 사석에서 하면 위험한 이유가 이게 결코 그 사람에 대한 개인적인 공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의식적으로는 그 사람이 이 사람이 나라는 사람의 어떤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마치 우리 부모님을 모욕한 것처럼, 또는 나라는 사람을 공격한 것처럼 감정적으로는 느끼게 되는 경우들이 있다고 하는 걸 보여주는 거죠.

◇ 이재윤> 그렇군요. 중요한 걸 알았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정치나 종교에 대해서 이렇게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게 좀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게 전혀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었고요. 어쨌든 조심해야 되는 부분이군요.

◆ 장동선> 조심해야 되는 부분이죠. 그런데 사실 양쪽이 다 상대방이 다른 정치적 신념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만큼의 어떤 대인배적인 대승적인 그런 오픈 리스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면 또 문제가 안 되겠습니다만. 말씀드린 것처럼 이게 굉장히 본능적이고 감정적인 영향이라서 내가 생각하고 판단하기보다는 일단 감정이 상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이재윤> 이 부분은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작은 형태의 교류. 그러니까 좀 더 접촉면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그러한 갈등을 해소하는 길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서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궁금한 뇌연구소 장동선 대표였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 장동선> 네 감사합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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