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로펌 고문 맡다 고위공직'...과거 사례 보니

[뉴있저] '로펌 고문 맡다 고위공직'...과거 사례 보니

2022.04.08. 오후 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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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이제 관심은 국회 청문회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대형 로펌에서 두 차례 고문을 맡았던 한 후보자의 이력이 청문회의 쟁점이 될 전망인데요.

민간 로펌에 몸담았던 고위공직자가, 다시 공직을 맡는 관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자양 피디입니다.

[PD]
지난 1970년,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에서 경제수석,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와 국무총리까지 역임했습니다.

또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선 주미대사와 무역협회장을 맡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요직에 중용된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당선인 (지난 4일) :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정파와 무관하게 오로지 실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정의 핵심 보직을 두루 역임하신 분입니다.]

하지만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한 후보자가 두 차례나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일한 이력이 논란입니다.

로펌에 몸담은 전직 고위공무원이 다시 공직에 나서는 건 '선수가 심판 보는 격'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한 지명자처럼, 비법조인인 고위공직자가 민간 로펌 고문과 공직을 넘나든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먼저 거론되는 건 박근혜 정부 외교부 수장이던 윤병세 전 장관입니다.

윤 전 장관은 장관 취임 전 김앤장에서 4년 동안 고문으로 일했는데, 이 기간 김앤장은 이른바 '강제 징용' 재판에서 일본 기업들의 변호를 맡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윤 전 장관이 당시 양승태 사법부와 일본 기업들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면서 전방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장관에 취임한 뒤에는 이른바 '위안부 합의'를 주도한 장본인이 됐습니다.

[윤병세 / 전 외교부 장관 : 일본 정부와 함께 이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한다.]

공직 옷을 벗고 김앤장 고문을 맡아 의혹에 휩싸인 인물도 있습니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입니다.

지난 2003년 미국의 투기자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재매각하는 과정에서 4조7천억 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이른바 '론스타 먹튀' 사건.

이 전 부총리는 당시 김앤장 고문으로 일하면서 금융 기관 고위 인사들에게 부정 청탁을 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윤 당선인 초대 총리에 지명된 한 후보자 역시 비슷한 시기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활동해 외환은행 매각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상황.

[윤영대 /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 : 현직에 있을 때 비호를 받은 사람을 또 영입해서 뇌물을 주고, 그 사람을 또 더 높은 자리에 올려서 또다시 범죄를 또 자행하고 이러한 것들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부패의 근원이고….]

이런 문제점을 막기 위해 공직자가 퇴직한 뒤 로펌 등에 취업할 때 엄격한 심사를 받도록 관련법이 개정됐지만, 이 역시 사각지대가 존재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권오인 / 경실련 경제정책팀장 : '특별한 사유가 인정되면 취업을 승인할 수 있다'고 이렇게 돼 있거든요. 말 그대로 가져다 붙이면 거의 다 해당할 수 있는 그런 조항들입니다.]

현재 대형 로펌 가운데 김앤장 홈페이지에서만 확인이 가능한 고위공직자 출신 고문은 총 87명.

노동부와 환경부, 국방부 등의 장·차관급 공무원은 물론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감독기관 출신도 여럿입니다.

[한상희 / 건국대 교수 : 퇴직 공직자들을 고문으로 받아들이면서 회전문을 통해서 뭔가 정책 로비를 한다든지 하는 이런 경우가 된다면 정책 결정 과정을 왜곡시키는, 정책 결정 과정을 사유화하는 잘못된, 불법한 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봐야 되는 것이거든요.]

[한덕수 / 국무총리 후보자 : 우리 자료가 다 제출이 됐으니까 청문회에서 성실하게 잘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한덕수 후보자는 이밖에, 고위직에 있으면서 미국 기업을 통해 임대 수익을 거두는 등 이해충돌과 재산 증식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YTN 김자양입니다.


YTN 김자양 (kimjy02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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