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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2년 4월 4일 (월요일)
□ 진행 : 이현웅 아나운서
□ 출연 : 신지영 고려대 국문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현웅 아나운서(이하 이현웅):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2부는, 우리의 언어를 품격 있게 만들어줄 ‘슬기로운 언어생활’로 꾸며봅니다. 최근, 장애인 이동권 이슈가 화제죠, 다가오는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기도 하고요. 장애인의 인권과 복지, 1년 내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일이지만 이번 4월은 특히 더 활발한 논의가 있었으면 좋겠는데요. 슬기로운 언어생활, 오늘은 이 ‘장애인’이란 단어에 대해 깊게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고려대 국문과 신지영 교수 나오셨어요. 어서오세요?
◆ 신지영 고려대 국문과 교수(이하 신지영): 안녕하세요.
◇ 이현웅: 힌트를 준비하신 건가요. 제가 시키지 않아도.
◆ 신지영: 모르지(2번 msg)
◇ 이현웅: 모르지면 2번이면 msg 아니에요?
◆ 신지영: 네, 그런데 msg인지 무슨 지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 언어 생활에서 좀 다뤄봐야 할 것 같아요. 공기업의 이름에 대해서 한번 다뤄본 적이 있는데요. 같은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어의 맨 앞에 있는 두 글자를 따서 뭘 만들잖아요. 그러면 우리는 모르잖아요. 이렇게 만드는 게 맞을까, 이거는 알리려고 하는 건지 아니면 모르게 하려고 하는 건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고요. 제가 세계 최초로 옥스퍼드 자문위원이었기 때문에 공식화되기 전에 한국어 기원 단어가 작년 9월에 26개가 한꺼번에 올라갔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몇 차례에 걸쳐서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한국어의 위상이 높아지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과연 우리가 이렇게 언어생활을 할 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언어를 가지고 이런 줄임말을 만드는 게 맞을까 특히 정부 주도의 경우에는 더더욱 생각해 봐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곧 장애인의 날이 곧 다가오잖아요. 출근 시위 굉장히 슬픈 말이죠. 출근을 하는데 그게 시위가 돼요. 이런 상황에 대해서 우리가 같이 생각해보기 위해서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장애인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 이현웅: 힌트부터 시작해서 약간의 일침과 오늘 주제까지 스무스 하게 아주 잘 넘어와 주셨습니다.
◆ 신지영: 제가 먼저 퀴즈 한번 내볼까요.
◇ 이현웅: 어떤 퀴즈죠?
◆ 신지영: 우리나라 최초로 장애인과 관련되는 법이 만들어진 해 몇 년일까요.
◇ 이현웅: 글쎄요.
◆ 신지영: 몇 십 년대 이렇게 한번 얘기해 보시면.
◇ 이현웅: 90년대?
◆ 신지영: 그것보다는 조금 일렀습니다. 1981년이었습니다. 좀 놀랍죠. 생각보다 빨랐네요. 그 배경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세계 장애인의 날이 UN에서 정해졌고 그게 1981년이었어요. 1981년에 UN에서 세계 장애인의 날을 준비하면서 전 세계에서 장애인과 관련되는 법이 없는 나라들을 쭉 목록화 했습니다. 대한민국이 있었고요. 또 그때 어떤 일이 있었냐면 대한민국 정부가 왜 신경을 썼느냐 당시에 88올림픽 유치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면 이게 플러스가 될 수가 없죠. 게다가 88올림픽 하면 여러 가지 기록들이 있는데요. 그중에 굉장히 중요한 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패럴림픽 이렇게 얘기하잖아요. 장애인 올림픽 그러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알 텐데 장애인 올림픽이 하계 올림픽(으로) 88년에 이루어졌는데 그것과 똑같은 트랙과 경기장과 이런 거를 다 사용하는 첫 번째가 서울 올림픽이었어요. 굉장히 의미가 있는데 장애인의 인권이라는 게 그 당시에는 전혀 고려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거든요. 어쨌든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법이 없으면 마이너스점이 되겠다. 그래서 부랴부랴 만들어진 게 1981년 심신장애자 복지법입니다. 장애인 올림픽의 포스터를 보면 1988년 서울 장애자 올림픽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홍보 포스터에 장애자라는 말을 쓴 거죠. 그런데 장애인 단체에서는 일찍부터 장애인이라는 말을 써달라고 했습니다. 요구 사항을 계속 이야기했고요. 1989년에 심신장애자 복지법이 장애인 복지법으로 전면 개정을 합니다. 사실 81년에 만들어진 법은 제대로 된 법이라고는 할 수 없고 그냥 일종의 선언 같은 역할을 했기 때문에요. 당시의 인권 의식이 장애인 인권 의식이나 감수성이나 이런 게 너무나 떨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장애인 단체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요구를 해서 89년에 전면 개정을 합니다. 그러면서 장애인이라는 말을 법에 쓰게 됐고요. 장애자보다는 장애인이라는 말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 이현웅: 그러면 놈 자에서 사람 인으로 바뀐 건가요.
◆ 신지영: 그렇게 사람들이 생각하는데 그 이야기와 겹쳐서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언어생활에서 많이 들리는 말이 있죠.
◇ 이현웅: 당선자, 당선인
◆ 신지영: 네, 맞습니다. 당선자, 당선인도 사실은 연장선상이다. 이렇게 얘기를 할 수가 있는데요. 이건 잘못된 거라고 얘기를 할 수 있습니다. 장애자가 장애인으로 바뀌는 데는 이름을 바꿈으로써 개선 효과를 노린 것이고요. 놈 자이기 때문에 바꿔 달라 이건 좀 잘못된 거예요. 장애자가 장애인으로 바뀌면서 이름이 바뀌면 사람들은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잖아요. 또 자는 개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인은 단체의 총칭적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장애인협회는 뭔가 결집된 느낌을 주잖아요. 장애자협회는 조금 개별적이고요. 그런 차원에서 장애자가 장애인으로 바뀐 것은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 측면 모두요. 하지만 그 이유가 놈자 이기 때문이다.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으면 좋겠고 당시에 그런 목소리가 있었지만 그것은 정확하지 않다. 그러니까 놈자 라는 말을 사람 자로 바꿔야 되는 거죠. 놈이 15세기에는 평칭이었거든요.
◇ 이현웅: 어디도 붙을 수 없는 말이 돼버렸네요.
◆ 신지영: 놈 이라는 말이 비칭이 되었기 때문에 그렇죠. 우리가 한자를 배울 때나 학습할 때는 옛날부터 내려오던 대로 했잖아요. 지금하고 맞지 않는 단어들이 있죠. 그래서 그것을 현대화해야 된다고 하면서 대표적으로 바뀐 게 계집 녀 예요. 지금은 여자 녀 이렇게 배우거든요. 그런 것처럼 놈 자가 아니라 사람 자 저는 학자인데 기자들은 어떻겠어요. 이런 것들이 잘못 전달되면서 사람들이 당선자를 당선인으로 바꿔버리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게 됐죠. 이게 처음 요구된 게 2008년 초 2007년 12월 말이었는데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당시에 이명박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왜 불경하게 대통령 당선된 사람한테 당선자라고 하느냐 당선인으로 불러 달라 이렇게 언론에 호소를 합니다. 부당한 호소였고요. 1987년에 만들어진 법을 보면 헌법에 당선자라고 있습니다. 67조 28조 2항에요. 그런데 그것들을 잘못 수용해서 언론은 정말 기민하게 받아들입니다. 바로 받아들이고요. 최근에도 굉장히 놀란 게 당선자가 굉장히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선거 직후에는 늘 당선인이 전광석화 같이 당선자를 대체합니다. 조 바이든 당선 때도 약간 그랬지만 대통령이 당선되니까 당선자는 어디에 숨어버리고 당선인이 어마어마하게 쓰이는 거죠. 놈 자가 아니고 사람 자고 당선자 전혀 문제없습니다. 유권자들이 후보자를 당선자로 만들어줬잖아요. 그게 말이 비칭이라 문제가 있다면 후보자부터 후보인으로 바꿔달라 이렇게 요청하는 게 맞지 않았을까요?
◇ 이현웅: 생각해 보니 그렇네요.
◆ 신지영: 후보자도 마찬가지죠. 후보자 일 때는 가만히 있다가 후보자가 후보인이 안 됐잖아요. 왜 이럴까 이런 생각들을 같이 하면서 장애자 장애인의 문제를 같이 한번 생각해 보자 얘기를 할 수 있고요.
◇ 이현웅: 제가 어렸을 때 생각해 보면 장애우 라는 표현도 바뀌면서 오히려 이게 맞다는 얘기를 많이 했거든요. 근데 요즘에는 그렇게 쓰면 안 된다면서요.
◆ 신지영: 장애우 라는 말 한번 보면 되게 재미있어요. 이게 처음 쓰이게 된 건 아마 1980년대 후반인 것 같아요. 1987년에 장애우 권익문제연구소라는 것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면 당시 앞서가는 사람들은 우리가 장애 인식의 공동체고 그다음에 친구로 받아들이겠다. 이런 인식 개선을 위해서 장애우 라는 말을 썼었거든요. 특히 2000년대 초반에는 장애우라는 말이 상당히 많이 퍼졌습니다. 그러다가 2007년을 정점으로 해서 줄어듭니다. 장애우 라는 말을 보면 장애인 스스로가 자기를 장애우 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 이현웅: 아니죠. 누군가가 친구 이렇게 부를 때 그렇죠.
◆ 신지영: 장애인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말이 아니라 비장애인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거죠. 장애인이 스스로 칭할 수 없는 말이 돼 버려요. 이건 너무 이상하잖아요. 그 다음에 또 하나가 뭐냐면 내가 너를 친구로 삼으면 너는 나의 친구가 되어야 해.
◇ 이현웅: 약간 일방적이네요.
◆ 신지영: 그렇죠, 일방적이죠. 내가 너를 친구라고 하면 너는 나의 친구여야 해 이런 관점은 아닐까 이런 섬세한 생각들을 하게 되면서 장애우 라는 말이 좋은 말이 아니구나
◇ 이현웅: 취지는 좋았지만
◆ 신지영: 나쁘지 않았지만 결국은 비장애인의 관점에서 어떤 의미에서는 약간 폭력적으로 들릴 수 있는 말을 만들어낸 거구나라고 생각하면서 그 단어를 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 이현웅: 장애자, 장애인, 장애우 라는 단어들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의미랑 뉘앙스를 살펴봤고 이번에 정말 말이 많이 나왔어요. 특히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비판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고 지금도 진행 중인데 3일 뒤 토론이 진행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 신지영: 4월 7일에 100분 토론을 예정하고 있다고 얘기를 하는데 확실한 건 잘 모르겠어요. 이게 참 재미있는 게 박경석 대표님이 평소에도 맨날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 해요. 욕을 한 바가지를 먹든 한 트럭을 먹든 제발 100분 토론에 나가서 이 장애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이런 얘기를 아주 옛날부터 했고요. 그 기록이 2015년에 어떤 분이 쓴 책에도 나옵니다. 박경석 대표가 계속해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 이번에 만약에 그게 성사된다면 굉장히 재미있는 기록이 됩니다. 100분 토론이 1999년에 만들어졌어요. 2022년이니까 올해 23년 차가 됩니다. 만으로 23년이 돼요. 10월 달에 만들어졌으니까 10월이 되면 만 23년을 앞두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주제에서 장애와 관련 되는 주제가 한 번도 없었습니다.
◇ 이현웅: 놀랍죠. 진짜 놀랍네요. 시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요. 이전에도 있었고 그로 인한 사고들도 있었는데
◆ 신지영: 계속 있었고요. 계속 문제가 됐지만 한 번도 100분 토론에서는 다루어진 적이 없습니다. 943회에 걸쳐서 일어났던 100분토론 22년 치 그러니까 올해에 한 것은 제외하고요. 제가 1월 달에 이 발표를 준비했기 때문에 2021년 12월까지 22년 치를 대상으로 해서 어떤 주제에 대해서 누가 이야기를 했는지 이런 것들을 쫙 다 살펴봤습니다. 거기에 출연했던 패널들이 무려 4190명이었어요. 이 사람들을 중복 출연한 걸 빼면 1800명 가까이가 되거든요. 1798명인가 그래요. 이분들을 제가 하나하나 다 찾아가지고 생년이 언제인지 직업은 무엇인지 그다음에 성별은 무엇인지 이걸 다 찾았습니다.
◇ 이현웅: 혹시 거기에도 장애인은 없었나요?
◆ 신지영: 없었고요. 더 중요한 것은 누구의 목소리가 대표적으로 대표 되는가 이것을 보고 싶어서 패널들을 다 분석을 했습니다. 남녀 비율을 봤거든요. 남자와 여자
◇ 이현웅: 남자가 일단은 많을 것 같고 진행자도 남자인 경우가 다수였고
◆ 신지영: 15분 중에서 두 분만 빼고는 다 남자였습니다. 13%가 여성이었고 나머지가 다 남성이었습니다.
◇ 이현웅: 패널도 비슷할 것 같은데요. 한 70~80%
◆ 신지영: 패널은 22년 평균이 9 대 1이었습니다. 10.6% 대 나머지였습니다.
◇ 이현웅: 진행자보다 더 낫네요. 비율로 따지면
◆ 신지영: 물론 가장 높았던 해가 있고 가장 낮았던 해가 있어요. 여성 패널 비율이 가장 낮았던 해가 언제일까요.
◇ 이현웅: 저는 점점 나아졌지 않았을까 싶긴 한데요.
◆ 신지영: 놀랍게도 2017년이었습니다. 5%대였고요. 출발은 6%였고요. 그다음에 이제 2021년이 가장 높았는데요. 그때 몇 퍼센트였을까요.
◇ 이현웅: 2021년 작년이 가장 그래도 비율이 좀 좋아졌다는 건데 한 6 대 4?
◆ 신지영: 놀랍게도 20% 조금 넘어요.
◇ 이현웅: 8 대 2 정도
◆ 신지영: 누구의 목소리가 대변 되는가 이런 것들을 생각해 본다면 우리가 과연 사회에서 누구의 목소리를 토론의 주체로 나와서 이야기 할 것인가, 공론의 장에 누구의 목소리가 많이 들리는 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죠. 오죽하면 전장연의 박 대표님께서 100분 토론에 나가보는 게 소원이다. 이렇게 말씀하실 정도였겠습니까. 계속 요구를 했지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놀랍게도 이준석 대표한테 도전장을 내미니까 박 대표는 100분토론 형식이라고 얘기하셨어요. 100분토론 형식으로 토론해보자 이렇게 제안을 했고 이준석 대표는 100분이나 무제한 토론하자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100분 토론으로 이야기가 됐는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7일에 100분 토론을 한번 해보자 했습니다. 어떻게 성사가 될지 누가 나올지 이건 잘 모르겠지만 놀라운 건 이준석 대표가 100분토론 역사에서 볼 때 굉장히 재미있는 위치를 차지하신 분이더라고요.
◇ 이현웅: 출연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 신지영: 출연을 몇 번 정도 하셨을까요.
◇ 이현웅: 제가 봤을 때는 한 20번 이상은 하지 않았을까.
◆ 신지영: 그렇게 많이는 안 했고요. 2012년에 처음 출연을 하세요. 20대에 처음 출연하는데 그 제목이 뭐였냐면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2030의 선택은? 여기에 출연을 합니다. 20대, 30대의 대표들이 쭉 나와서 하는데요. 이준석 대표가 그 당시에 처음으로 20대 후반에 첫 등장을 합니다. 그때 같이 출연한 사람이 여섯 분이셨거든요. 근데 이준석 대표만 빼고는 나머지는 다 한 번씩 출연하고 없어집니다. 다시 초대되지 않았어요. 거기에는 김재연 지난 대통령 후보도 포함되어 있어요. 진보당의 대표죠. 당 대표이면서 20대 대선 대통령 후보죠. 그런데 그분도 마이크를 한 번 밖에 쥘 수가 없었어요. 김재연 대표는 당시에 국회의원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자격으로 나왔었거든요. 그런데 그렇지 않았던 이준석 대표는 그 이후에 14번이나 마이크를 줍니다. 1년에 최소한 한 번 이상씩은 마이크를 주신 거죠. 그렇게 이준석 대표가 계속해서 마이크를 쥐는 동안 나머지 같이 나왔던 2030들은 마이크를 한 번밖에 쥐지 못하는 일들이 벌어진 거죠.
◇ 이현웅: 일반적으로 평가를 보면 이준석 대표가 말을 잘한다, 토론을 잘한다는 평가들이 있다 보니까 섭외하는 입장에서는 그런 거를 고려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요.
◆ 신지영: 그러면 여기서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0분 토론이 지향하는 바가 뭘까요. 100분 토론을 특정으로 하는 것은 100분 토론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토론 프로그램의 문제고요. 우리 사회에 마이크를 쥐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가를 조금 더 다각적으로 생각해 보자 이런 문제를 제기하는 거거든요. 우리가 토론을 하고 공론의 장을 만드는 것은 누군가 말 잘하는 사람의 이야기만 들으려고 하는 걸까요 아니면 다양한 관점들을 많은 시청자들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걸까요. 너무나 선명한 답이 예상되죠. 후자죠. 그렇다면 누군가 한 사람에게 계속해서 마이크가 가는 것보다는 누구에게 마이크 가지 않았는지를 철저하게 파헤쳐 보면서 마이크를 줄 수 있는 사람을 발굴하는 것 그게 방송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중복 출연한 게 굉장히 놀랍게도 가장 많이 중복 출연한 사람은 6년 사이에 몇 번이 나왔을까요. 깜짝 놀랍니다. 42번 나옵니다. 그렇다면 그분밖에 말 잘하는 사람이 없었을까요.
◇ 이현웅: 이분은 성함을 따로 공개 안 하시는 건가요.
◆ 신지영: 김진 이라는 분입니다. 중앙일보 논설위원으로 자격으로 나왔다가 정계에 입문하려다가 대통령 후보에 나오셨다가 안 됐고 이런 분이죠. 6년 동안 42번 나왔습니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우리가 다르게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는데요. 관련해서 여러 가지 질문이 있을 것 같은데요. 질문 한번 또 해 주시면 어떨까 싶은데요.
◇ 이현웅: 출연자들을 보면서 가끔은 대표하는 사람이 나왔는데 말을 잘 못하고 이러면 그 소중한 기회를 잃는 것 같아서 아쉬운 생각이 들어서 말 잘하는 사람 없나 이런 생각을 하게 돼요. 그러다 보니까 그런 게 좀 반영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좀 들고요.
◆ 신지영: 여기서 우리는 몇 가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만약 그 사람이 대표가 되는 과정에서 많은 토론과 이런 것들이 존재했다면 훈련이 됐겠죠. 그렇지 못한 거죠. 우리 대선 토론을 보면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미국 대선 토론하고 굉장히 다르죠. 뿐만 아니라 당내 경선을 하고 의회가 굉장히 발달되어 있는 영국이나 이런 경우에는 대표가 되기 위해서는 무수한 토론을 거쳐서 대표가 되거든요. 그 지점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보자는 거고요. 두 번째는 기회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 라디오를 할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잘하지 않을까요. 기회가 주어져야 그 기회를 활용해서 또 다른 목소리를 더 잘 가다듬어서 낼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해본다면 우리가 두 가지 측면에서 다각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 이현웅: 교수님은 이번에 전장연과 이준석 대표의 토론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입장이신가요?
◆ 신지영: 이루어지길 바라죠. 마이크를 쥐기 위해서 수십 년 동안 처절하게 투쟁해 오셨던 거잖아요. 그런데 그 기회가 이렇게 만들어진 건 좀 아쉽기는 합니다. 공론의 장을 만드는 쪽에서 마이크를 준다. 이러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는 하지만 꼭 성사돼서 지금 현재 왜 출근 시위를 벌이고 있는지, 왜 이런 문제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분들의 목소리가 조금 더 퍼져나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걸 가지고 우리는 판단하는 거죠. 잘했다, 잘못했다. 내 관점에서는 이렇다. 이거는 시민들의 몫이고요.
◇ 이현웅: 연구가 상당히 깊이 있고 오랜 시간의 자료를 두고 연구를 한 거기 때문에 얘기할 게 지금 한두 가지가 아닌데 시간이 벌써 또 다 돼가지고 오늘 얘기는 이 정도에서 정리를 해야 될 것 같고 다른 얘기는 토론이 이루어진다면 다음에 뵐 때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신지영: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면 시사인의 변진경 기자하고 이 자료를 가지고 다음 호에 준비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곧 기사가 나올 겁니다.
◇ 이현웅: 그러면 저희가 인터뷰하기 더 좋겠네요. 오늘 여기까지 들을게요. 감사합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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