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대선 국면마다 판치는 'X파일'의 역사

[뉴스큐] 대선 국면마다 판치는 'X파일'의 역사

2021.06.23. 오후 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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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을 들썩이게 하고 있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

X파일은 존재 여부나 내용이 확인되지 않은 사건, 또 인물에 관한 문서를 총칭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1994년에 수입돼 방영된 미국 드라마 제목 문에 '연예인 X파일'처럼 통용돼 사용됩니다.

과거에도 대선 국면마다 유력 대선 주자들을 겨냥한 문건이 나돌아 논란이 되곤 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2002년 대선 정국을 강타한 김대업 씨의 폭로로 불거진 이른바 '병풍(兵風) 사건'입니다.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에 치명상을 입혔습니다.

병무 관련 의정 부사관을 지냈던 김대업 씨가 이회창 후보의 아들이 '돈을 주고 불법으로 병역을 면제 받았다'는 폭로를 한 겁니다.

[김대업 / '병풍사건' 폭로자 (2002년 7월) : 한두 달 지켜보면 알겠죠. (그런데 특검제도 수용이 안 되면 김대업 씨가 직접 밝히실 의향이 있으십니까?) 청와대 앞에서 할복을 하죠.]

1999년 병역 비리 수사 때 부사관 진술이 담긴 녹음테이프도 검찰에 제출했습니다.

40%를 넘던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은 급락하며 흔들렸고, 대선에선 낙선했습니다.

그런데 수사해보니 녹음테이프는 조작이었습니다.

2004년 2월 김대업 씨는 무고와 명예훼손 등으로 유죄가 확정됐습니다.

본선보다 더 치열했던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서로를 향한 폭로전이 이어졌습니다.

치열한 검증 공방으로 파장은 컸습니다.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박근혜 당시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서 연일 폭로전을 이어갔습니다.

'BBK 파일'이었습니다.

'300억원대 횡령사건과 연루된 투자회사 BBK가 이명박 후보와 관계가 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명박 후보가 도곡동 땅을 차명 소유했다는 문건도 돌아다녔습니다.

당시 이명박 후보는 '흑색선전'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이명박 /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 (2007년 8월) : 제가 지나온 삶에 누가 돌을 던질 수가 있겠습니까.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합니다.]

[박근혜 /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 (2007년 8월) : 도곡동 땅이 누구 땅이냐. 검찰은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알고도 왜 덮고 있습니까.]

[이명박 /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 (2007년 8월) : 도곡동 땅이 어떻다고요? BBK가 어떻다고요?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여러분.]

이명박 후보 측은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보도된 故 최태민 일가와 박근혜 후보 관련 기사를 모은 문건인 이른바 '박근혜 CD' 문건을 거론하며 반격에 나섰습니다.

이 문건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를 두고 '정보기관의 도움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파장도 더 커졌습니다.

박 후보는 '실체가 없는 얘기', 즉 소문이라며 반발했습니다.

[박근혜 / 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 (2007년 8월) : 그게 실체가 있는 얘기들은 아니구나…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또 지금이라도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 사실 확실한 증거가 있고 실체가 있다면 비난을 받아서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X파일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보니 X파일을 이용하는 쪽에선 BBK와 박근혜 파일을 들며 '검증'을 이야기 하고 공격을 방어해야 하는 쪽에선 거짓이었던 '김대업' 사건을 들며 네거티브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검증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대업의 시즌2가 시작됐다며 윤석열 X파일을 두고 다른 평가를 하고 있죠.

90년대엔 후보자가 뇌물을 수수했다거나 숨겨둔 자식이 있다는 의혹까지, 역대 대선 국면에서 벌어진 X파일 공방전에선 사실인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검증이냐 네거티브냐, X파일은 아슬아슬한 경계선에 서 있습니다.

결국, 대선 후보 자신이 어떻게 의혹을 해명하고, 문제를 풀어가느냐에 따라 그 파장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유력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이 본격 등판을 앞두고 터져 나온 'X파일'이란 산을 과연 어떻게 넘어갈지

윤 전 총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첫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강려원 [anchor@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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