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6·15 남북공동선언 21주년...한반도 정세 현주소는?

[뉴있저] 6·15 남북공동선언 21주년...한반도 정세 현주소는?

2021.06.15. 오후 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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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 출연 : 정세현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남북의 정상이 최초로 만나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방향을 제시했던 6.15남북공동성명이 오늘로 21주년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남북 간의 소통조차 원활하지 않은 경색 국면이 지금 이어지고 있어서 아쉬움이 큽니다.

앞으로의 남북관계 전망은 어떨지전 통일부 장관이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정세현 수석 부의장과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부의장님 나와 계시죠? 안녕하십니까?

[정세현]
네, 안녕하세요.

[앵커]
6.15공동선언, 그때 손을 맞잡고 민족의 평화와 통일 문제를 고민했던 두 분은 이제 계시지 않습니다마는 공동선언 그때의 내용은 지금 어느 정도 이행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정세현]
그것이 내용이 구절구절이 이행될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원칙에 관한 문제를 합의했었거든요. 2000년 6.15 때는 그러니까 나라의 통일의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통일을 준비하자. 두 번째는 남측의 연합 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에 공통점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그런 방향에서 통일을 추진하자. 세 번째가 이산가족 문제, 이산가족 상봉을 빨리 하자. 네 번째가 민족 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지향하자. 이런 정도의 원칙의 문제였기 때문에 그것이 구체적으로 지금 어디까지 진행됐느냐 하는 것은 점검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6.15가 있었기 때문에 노무현 정부 때 10.4 평양선언이 나올 수 있었고 또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4.27 판문점 선언, 9.19 평양선언이 나올 수 있었죠. 그러니까 그 정신은 지금 살아 있는데 다만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현재 북한의 지도자인, 권력자인 김정은 위원장과 합의한 4.27 선언이나 판문점 선언이 하나도 이행되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4.27 선언, 판문점 선언, 9.19 평양선언이. 핵 문제가 풀리기 전에는 남북관계가 너무 앞서가서는 안 된다는 미국의 고집스러운 입장 때문에 워킹그룹을 통해서 통제를 받았죠. 그래서 아무것도 이행이 안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러니까 지금 6.15 얘기한다는 건 조금 옛날 얘기하는 겁니다.

[앵커]
21년 전 그때를 기억해 보면 이제 곧 통일되는 모양이다. 평화가 실현되는 모양이다, 이런 생각이었고 지금 쭉 설명하신 대로 그 이후로도 한 4번 정도 정상회담이 더 있었고 선언만 해도 3개가 나왔는데 사실은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남북관계가 완전히 얼어붙으리라고는 예상을 못 했습니다. 이 경색이 도대체 풀리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어디 있다고 보십니까?

[정세현]
그러니까 지금 당대 북한의 지도자와 남한의 대통령이 합의한 것이 4.27 판문점 선언이고 9.19 평양선언 아닙니까. 그것을 내용을 들여다 보면 북한한테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많아요. 남북교류협력을 활성화한다, 철도 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시켜야 된다 등등 많은 약속을 했는데 아까 잠시 제가 말씀드렸지만 미국이 그렇게 남북이 너무 앞서가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면서 속도 조절을 했어요. 속도 조절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골적으로 말하면 발목을 잡았죠, 한미 워킹그룹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사사건건. 독감약도 못 주게 한 사람들 아닙니까?

타미플루를 보내려고 하는데 트럭에 싣고 간다고 했는데 트럭은 안 된다, 군용이니까. 이런 식으로 해서 2019년부터 남북관계는 막혔습니다. 그런 데다가 2019년 2월 말에 하노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면서 완전히 북한이 미국에 대해서도 문을 걸어잠가버리고 남한에 대해서도 문을 걸어잠가버렸어요.

[앵커]
알겠습니다. 문 대통령은 어제 북한을 향해서 인도적인 제스처를 좀 보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공급 협력에 나서겠다, 이런 의사를 피력한 건데요. 이 코로나19 백신이 남북 간에 새로운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정세현]
글쎄요, 북한으로서는 나쁘지는 않을 거예요. 그 사람들 지금 솔직한 얘기로 중국의 백신인 시노팜은 못 믿겠다고 해서 안 받겠다고 한 겁니다. 기왕이면 미제를 받고 싶다. 그다음에 또 남쪽이 준다면 못 받을 건 없는데 지금 그것 때문에 갑자기 웃으면서 대화하자고 나올 수 있는 그런 처지는 아니에요. 그동안에 2019년부터 2년 이상 말하자면 표정을 상당히 험악하게 짓고 작년에는 연락사무소까지 폭파하지 않았습니까, 약속 지키지 않았다고. 그러면서 북한은 어떤 입장으로 딱 돌아서버렸냐면 남한하고 얘기하기 전에 미국과 먼저 얘기가 끝나야 된다. 선미후남. 그것은 미국과의 대화가 풀려야 되는데 이번에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노력을 해서 바이든 정부를 상당히 전향적으로 끌어내기는 했어요.

그런데 북한이 회담에 나올 수 있는 조건은 거기서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뭐냐 하면 작년부터 북한이 미국이 아무리 우리 문을 두드려도, 노크를 해도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철회됐다는 것이 확인되지 않으면 우리는 회담에 나가지 않는다, 이랬거든요. 그게 바로 한미연합훈련인데, 직접적으로 말씀드리면. 한미연합훈련을 금년 8월달에 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안 하니까 미국과의 대화를 시작할 가능성이 지금 별로 없고. 그러다 보니까 백신 아니라 다른 걸 얘기해도 남한과 먼저 그것 때문에 만나겠다는 식으로 나올 수 있는 체면이 아닙니다, 지금 북한이.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면 G7 회의에서 북한에 대해서 대화 재개를 촉구하면서 북한과 관련해서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핵의 포기라는 원칙을 다시 한 번 강조했는데 이것도 역시 북한은 전혀 호응이 없을 걸로 보시겠군요?

[정세현]
다자간에 영국에서 7개 국가가 모여서 솔직한 얘기로 한반도에 대해서 뭘 알겠습니까? 그 사람들이. 미국이나 일본 정도가 조금 알고 있지만. 그런데 그 CVID는 일본의 주장이에요. 지금 바이든 정부는 CVID 아닙니다. 그러니까 일본이 로비를 해서 그걸 성과처럼 집어넣은 것은 자기들로서는 대단한 거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한반도에서 핵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들었어요, 스가가 지금. 그러니까 백신 가지고 협력을 하자 하는 거 다 북쪽 사람들로서는 공허하다고 느끼고. 특히 G7들이 CVID를 얘기해요? 그러면 바이든 대통령은 그 자리에 있었는데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CVID 얘기가 안 나왔었는데 바이든 대통령이 그것을 그냥 그대로 묵인했다는 말인가? 그러면 바이든의 본심은 뭐냐 하는 얘기가 또 올 거예요. 아마.그렇게 됐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러면 바이든 정부를 새로 맞이했는데 뭐부터 풀어나가야 되겠습니까?

[정세현]
오히려 간단해요. 북한이 작년부터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으면 아무리 미국이 우리 집 앞에 와서 문을 두들여도 우리는 대문 열고 나가지 않겠다고 얘기를 여러 번 했어요. 지금 적대시 정책 철회는 간단합니다. 8월 중순에 시작되는 한미연합훈련을, 그것이 아무리 CPX 훈련이라고 할지라도, 야외기동훈련이 없는 훈련이라 할지라도 그건 안 한다. 자기들의 요구가 충족됐다고 생각을 하고 미국과의 접촉에 호응해올 수 있죠. 성김 특별대표가 다음 주에 온다고 했으니까 성김 특별대표가 여기에 와서 그런 얘기를 해야 돼요.

이 CVID는 미국 정부의 입장은 아니고 그다음에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도 한국 정부가 지금 긴밀하게 협력을 하고 있다. 여러 가지로 봐서 그것이 금년에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메시지만 나가면 성 김이 만나자고 할 때 북한 대표들이 제3국에서 만날 겁니다. 그렇게 해서 매듭을 풀어야 남북관계도 풀릴 수 있고 백신 협력도 되고 그럴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아무튼 미국과 협력하면서 뭔가 적대적인 행위를 줄이거나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아니면 좀 뒤로 미루거나 방책을 마련해야 되겠군요.

[정세현]
취소해달라는 거예요, 북한은.

[앵커]
알겠습니다.

정세현 부의장님, 오늘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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