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군부대 27명 집단 감염 비상..."휴가 통제 계획 없어"

철원 군부대 27명 집단 감염 비상..."휴가 통제 계획 없어"

2021.05.17. 오후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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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철원 군부대에서 군인 27명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된 가운데 인접 부대 등 200명에 대한 긴급 검사 결과 일단은 추가 감염자는 없었습니다.

문제는 최초 감염자가 휴가를 다녀온 병사였다는 점인데 생활관 단위 집단 휴가가 본격 시행되면 감염이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커져 군 대응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국방부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이승윤 기자!

우선 강원도 철원군 육군 부대 집단 감염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육군 모 사단에서 지난 14일 휴가 복귀 후 예방 차원에서 격리됐던 병사가 첫 확진된 이후 간부 6명과 병사 20명이 추가로 확진됐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최초 확진자인 격리병사를 제외한 나머지 26명은 모두 부대 생활관에서 지내던 일반 병사와 출퇴근하던 간부들이었습니다.

철원 231번째 환자인 부대 첫 확진자가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중 양성으로 확인됐고, 물품 전달 등 업무를 이유로 격리시설에 방문했던 병사 2명이 추가 확진됐습니다.

이와 별개로 지난 14일 청원휴가를 나갔던 다른 병사 1명이 외부의 민간병원에서 추가로 확진되자 부대원 전체에 대한 검사가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추가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습니다.

같은 부대에서 격리시설뿐 아니라 일반 생활관에서 동시에 감염이 발생한 사례인 데다, 감염 경로도 불분명한 상황이어서 추가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현재 전수조사 등 후속 조치는 어떻게 이뤄졌습니까?

[기자]
현재 해당 부대 소속 휴가자 등 일부를 제외하면 전수조사가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입니다.

확진된 간부의 가족과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인접 부대원 등 200여 명을 검사한 결과, 전원 음성이 나왔습니다.

국방부는 일단 주둔지를 폐쇄했고, 접촉자 등을 분류해서 격리조치도 완료했습니다.

육군은 어제 오전 남영신 참모총장 주관으로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해 추가 확진과 지역사회 전파 차단을 위해 보건당국과 협업한 가운데 선제적 방역 대책을 강구할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오늘은 경기도 양주 부대 등에서 군 내 확진자는 4명이 추가돼 군 전체 누적 확진자는 89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앵커]
문제는 이번 사례에선 '백신 접종 후 확진' 사례가 군부대에서 처음 확인 됐다고요?

[기자]
백신 접종 후 확진 사례를 '브레이크 스루 (break through) 감염'이라고 부르는데요,

어제 확진 통보를 받은 부산 육군 간부 1명과 강원도 철원 육군 부대 간부 3명이 앞서 이달 초 1차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받은 인원으로 파악됐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1, 2차에 걸쳐 접종하는데 1차 접종 2주 후 백신 효과가 있는 경우도 있고 2차 접종까지 마쳐야 항체가 형성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군에서 지난달 28일 30세 이상 장병에 대한 1차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접종 후 확진' 사례가 확인된 건 처음입니다.

[앵커]
철원의 군 부대 집단 감염으로 그동안 우려됐던 휴가 복귀 장병들을 통한 코로나19 영내 유입이 현실로 나타난 셈이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휴가가 재개된 지난 2월 15일 이후부터 오늘까지 군내 신규 확진자는 331명.

지난 92일 가운데 82일 동안 확진자가 나왔고 휴가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장병은 114명으로 나타났습니다.

신규 확진된 군인 34%가 휴가 이후 감염됐고,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날 가운데 휴가 복귀자가 감염된 날 비율은 무려 70%였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휴가 제한이 효과적이지만, 장병들의 사기를 생각하면 휴가를 제한할 수도 없고, 군도 그럴 계획이 없습니다.

이에 따라 휴가 복귀 후 예방적 격리 기간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최근 낙후된 격리시설 문제가 불거지며 도마에 올랐습니다.

결국, 중대원 집단 휴가제로 별도의 시설이 아닌 생활관 격리를 도입했지만 우려는 여전합니다

앞서 지난주 제가 만나본 병사들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휴가 나온 병사 : 10명이 생활관을 쓰기 때문에 1명이 걸려서 오면 나머지 9명이 확진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믿을만하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휴가 나온 병사 : 불편하죠. 격리라는 지침이 떨어졌는데 가까이 생활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휴가를 제한하는 것도 좋은 방책이 아니라면 궁극적인 해결책은 어떤 것일까요?

[기자]
군은 유증상자 등 위험요인이 큰 인원은 별도로 1인 격리를 조치하고 있고, 생활관 단위 격리 중에도 개인 간 거리두기라든지 실내 마스크 착용, 시설 소독 등 격리 간 방역지침 준수를 강화했습니다.

군은 다음 달부터 예정된 30살 이하 모든 장병의 화이자 백신 접종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30세 이상 장병의 백신 접종이 접종 대상자의 84.9%, 동의자의 98.7%가 진행돼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30세 이하 전 장병의 백신 접종도 다음 달부터 시작될 예정이어서 군내 코로나19 감염도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관측됩니다.

하지만 주한미군에서 백신을 맞고도 감염이 발생하는 '브레이크 스루' 감염자가 나오고 있는 만큼, 방심은 절대 금물입니다.

지금까지 국방부에서 YTN 이승윤[risungyo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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