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북 남성 월남사건 조사결과 발표..."10번 찍혔는데 8번 놓쳐"

軍, 북 남성 월남사건 조사결과 발표..."10번 찍혔는데 8번 놓쳐"

2021.02.23. 오전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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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 당국이 지난 16일 강원도 동해 최전방 지역에서 발생했던 북한 남성 월남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남성은 우리 과학화 감시 장비와 경계 장비에 10번이나 찍혔지만, 8번 놓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배수로도 이미 훼손돼 있던 것으로 확인되는 등 총체적인 경계 실패가 드러났습니다.

국방부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문경 기자!

먼저, 조사결과부터 살펴보면 경계작전이 엉망이었던 사실이 드러난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합동참모본부가 오늘 북한 남성의 월남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이 남성은 통일 전망대 부근 해안에 상륙한 뒤 붙잡히기 전까지 우리 과학화 감시 장비와 경계 장비에 모두 10번이나 찍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통일 전망대에서 5km 안팎 떨어진 민통선 제진 검문소 CCTV에 포착될 때까지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시간대별로 살펴보면 이 남성은 지난 16일 새벽 1시 5분에서 33분간 과학화 감시카메라 4대에 5차례나 등장했습니다.

이 가운데 2번은 알람, 즉 경보장치가 작동됐는데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 사이 새벽 4시 12분에서 14까지 2분간 이번엔 다른 경계 장비인 울타리 경계용 CCTV에 7번 국도를 따라 남하하는 모습이 3차례 잡혔지만 당시 근무자는 이를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 새벽 4시 16분부터 18분까지 4분 동안엔 또 다른 민통선 CCTV에 두 차례 식별되면서 군의 초동조치가 시작돼 7시 27분쯤 이 남성을 붙잡았습니다.

결국 이 남성이 해안가에 상륙했던 새벽 1시 5분 통일 전망대 부근 감시카메라에 잡힌 지 3시간여가 지나서야 처음으로 군 당국이 포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앵커]
논란이 됐던 6시간 헤엄 귀순과 배수로 문제 등에 대해서도 별도의 결과가 나왔습니까?

[기자]
네, 이 북한 남성은 새벽 1시 5분 해안가에 올라와 35분 뒤인 1시 40분에서 10분간 배수로를 통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배수로는 이 북한 남성이 통과하기 전부터 훼손된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부대 관리 목록에 없는 배수로도 3개소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6시간 헤엄 귀순과 관련해선, 이미 알려진 대로 바다를 헤엄쳐 넘어온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군 당국은 북한 모처에서 잠수복을 입고 헤엄쳐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잠수복과 오리발은 해안가 암석지대에 버렸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바닷물 온도는 영상 6도에서 8도, 해류는 북에서 남으로 0.2노트, 즉 시간 당 0.37km 정도였다고 밝혔습니다.

군 당국은 이 남성이 두꺼운 패딩형 점퍼를 입은 상태에서 잠수복을 입었고, 해류 방향이 남쪽이었던 특성을 고려할 때 수영은 가능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10km 정도를 헤엄쳐 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면서도 이 남성이 북한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연령대는 어떻게 되는지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 남성이 최초 발견될 때까지 사단과 군단의 초기 대응이 안이했고, 상황조치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는 등 작전수행이 미흡했다고 시인한 뒤 작전 기강 확립과 장비 보강 등 보완대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지금까지 국방부에서 YTN 김문경[mk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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