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어머니가 굶는 이유..."스스로 갉아먹어서라도"

김용균 어머니가 굶는 이유..."스스로 갉아먹어서라도"

2020.12.12. 오전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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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숨진 고(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연내 제정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추운 겨울에 단식까지,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일 텐데 어떤 마음으로 이런 선택을 했을까요?

송재인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차디찬 국회 의사당 앞을 지키는 고(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

왜 곡기마저 끊기로 했을까?

직접 만나 그 이유를 하나하나 들어봤습니다.

[김미숙 / 고(故) 김용균 씨 어머니 : 그만하라고, 그러다가 죽겠다고, 그렇게 제가 (다른 노동자들을) 말린 적도 있는데. 단식이라는 걸로 투쟁한다는 게 살을 깎아가면서 하는 거잖아요. 안 그래도 억울한데….]

매일같이 들려오는 '제2의 김용균' 소식을 어떻게서든 막고자 하는 마음이 가장 앞섭니다.

[김미숙 / 고(故) 김용균 씨 어머니 : 매일 6, 7명씩 계속 죽고 있는데. 죽는 소식이 계속 들려와요. 근데 하루라도 늦추면 이번에 또 못하면 그 사람들 다 죽는 거잖아요. 사람 죽는 거 이렇게라도 막아보자 이런 심정이죠.]

결국,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절실하다는 생각에 무기한 단식에 들어간 겁니다.

절대 다수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인데 왜 차일피일 미루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김미숙 / 고(故) 김용균 씨 어머니 : 지금까지도 또 눈치만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 국민의 눈치, 재계 쪽의 눈치…. 슈퍼 여당이잖아요. 마음만 먹으면 하는데 그런 거 때문에 못하고.]

열악한 드라마 제작 현실을 괴로워 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故) 이한빛 PD 아버지도 다를 리 없습니다.

[이용관 / 고(故) 이한빛 PD 아버지 : 다시는 우리와 같은 가족을 잃은 슬픔과 아픔을 다른 국민에게 또다시는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런 활동을 하고 있고 그것이 저희 가족들의 존재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의당도 이들 유족과 함께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공교롭게도 김용균 2주기에 숙원 사업인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에 몰두했던 민주당은 연내 입법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대신 공수처법 완성 이후 내놓은 입장은 내년 1월 초까지 최소 상임위 처리만큼은 반드시 하겠다는 겁니다.

[김태년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10일) : 고 김용균 씨가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지 꼭 2년째가 되는 날입니다. 충실하게 협의하고 조정해서 타당성과 실효성을 갖춘 법안을 마련하겠습니다.]

매일 제2의 김용균 소식이 들리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노동 환경 속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은 결국 해를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YTN 송재인[songji1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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