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가 띄운 국민의힘 주류 대결...TK-PK 갈등 격화

가덕도가 띄운 국민의힘 주류 대결...TK-PK 갈등 격화

2020.11.28. 오전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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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여당이 띄운 가덕도 신공항 이슈에 해당 지역에 기반을 둔 국민의힘은 자중지란 양상입니다.

언뜻 봐선 이른바 TK와 PK의 지역 발전 경쟁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당 주류 세력 간 주도권 대결도 한몫한다는 분석입니다.

우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한쪽에서는 특별법안을 제출하고,

[박수영 / 국민의힘 의원 (부산 지역구, 지난 20일) : 가덕도 신공항을 계기로 대구부터 부산, 광주까지 전부 연결돼서 남부권 경제가 살아나서 대한민국이 지역 균형을 이루는 좋은 계기….]

다른 한쪽에서는 전혀 협의가 없었다고 공개적으로 반발합니다.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 (대구 지역구, 지난 20일) : 당 지도부와 논의 없이 부산 의원들이 자신의 판단으로 (특별법안을) 낸 것에 대해 강하게 질책을 했습니다.]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둘러싼 국민의힘의 단면입니다.

"내 지역 잘 살자!" 경쟁으로만 치부하기엔 설명이 충분치 않습니다.

자신들이 집권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포함해 20년째 풀지 못한 숙제이기 때문입니다.

대구·경북, TK와 부산·울산·경남, PK라는 주류 세력 간 주도권 다툼 차원으로도 생각해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영남이라는 같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지만, TK와 PK는 상황이 딴판입니다.

콘크리트 지지율을 유지하는 강경보수 TK와 달리, PK는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입니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PK로서는 꼭 필요한 가덕도 신공항.

지지층 이탈을 막아야 하는 TK와 반대편의 호감을 끌어내야 하는 PK의 필연적 대치가 불가피한 겁니다.

당의 맹주 부재를 꼽는 분석도 있습니다.

YS를 필두로 박근혜로 이어지는 유력 대권 주자가 없다 보니 혼란을 매듭짓고 어느 한쪽에 힘을 실을 적통 구심점이 없다는 겁니다.

[이종훈 / 정치평론가 : 유력 대권 주자라도 존재해서 대권 주자들 간에 서로 합의 구조를 만든다든지 해서 당의 총론을 이끌어가는 구조라도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것 또한 부재한 것이 국민의힘의 문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당 대표로서 공정경제 3법을 비롯한 개혁 입법에 속도를 내려고 질책까지 해도 자꾸 딴소리가 나오는 것을 보면 당내 기반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겁니다.

내년 4월 PK 지역에서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있는 만큼 지금은 TK출신들이 공개적인 충돌을 자제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이후 대선이 다가올수록 TK와 PK의 주도권 대결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YTN 우철희[woo7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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