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때 달라요...정치권에 휘둘린 신공항

그때 그때 달라요...정치권에 휘둘린 신공항

2020.11.18. 오전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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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영남지역 신공항 필요성 제기
이명박 전 대통령, ’동남권 신공항’ 공약
박근혜 정부, TK·PK 힘겨루기에 김해신공항 결론
문재인 정부 출범 뒤 급변…가덕도 신공항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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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해신공항이 사실상 백지화 수순에 들어가면서 영남 지역의 신공항을 둘러싼 극심한 갈등이 다시 한 번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20년을 끌어온 국가 시책이 정치권에 휘둘려 때마다 갈피를 잡지 못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우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노무현 / 당시 대통령 (지난 2006년 12월, 부산북항 개발 보고회의) : 이 자리에서 바로 하명하겠습니다. 지금부터 공식적으로 검토해서 가급적이면 신속하게 어느 방향이든 방향을 결론 내도록 합시다.]

영남 지역 신공항 문제에 불을 붙인 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바로 이 한마디였습니다.

이어 취임한 이명박 전 대통령도 신공항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순풍을 타는 듯했습니다.

최적 입지가 어디냐, 일이 그때부터 꼬이기 시작합니다.

부산 가덕도와 경상남도 밀양을 놓고, 지방자치단체간에 사활을 건 유치전이 펼쳐진 겁니다.

양쪽 눈치만 보던 정부는 두 곳 모두 경제성이 없다며, 어느 쪽 손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이명박 / 당시 대통령 (지난 2011년 4월) : 동남권 신공항 공약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에 대해 저는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특히 영남 지역 주민 여러분께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박근혜 정부 또한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지 기반인 부산과 대구·경북 의원들 간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흐르자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국, 결론을 내린 겁니다.

[박근혜 / 당시 대통령 (지난 2016년 6월) : 김해공항을 신공항 급으로 확장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결론을 내렸고 정부도 이러한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습니다.]

이때도 해외 업체에 용역을 맡겨 공정한 평가를 했다고 자부했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상황은 또 바뀌었습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힘을 싣고 나선 겁니다.

[이낙연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4일, 부산 현장최고위) : 가덕도 신공항 적정성 여부를 조사할 용역비를 이번 예산에 반영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가덕도 신공항이 검토의 대상으로 올랐다는 뜻도 되겠습니다.]

결국, 김해신공항은 사실상 백지화.

과거 정부 때는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후보군 중에 꼴찌였던 가덕도가 다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허희영 /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 : 프랑스의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가 평가를 했었죠. 밀양, 현재 위치 김해공항 확장, 가덕도를 놓았는데요. 가덕도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정치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중차대한 국책 사업이 갈팡질팡해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를 그간의 역사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YTN 우철희[woo7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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