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선거 성 인지성 학습 기회" 발언 논란...장관 사퇴 요구

"보궐선거 성 인지성 학습 기회" 발언 논란...장관 사퇴 요구

2020.11.05. 오후 9:2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내년 보궐선거를 두고, 전 국민이 성 인지성에 대해 학습할 기회라고 언급했습니다.

야당은 성범죄 때문에 치러지는 선거에 대해, 그것도 여성가족 장관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이연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내년도 예산을 논의하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이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산에 대한 여성가족부 장관의 입장을 물었습니다.

[윤주경 / 국민의힘 의원 : 성인지 관점에서 이 838억 원의 선거 비용이 피해자들이나 여성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십니까?]

그러자 이정옥 장관은 역으로 성 인지성을 학습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이정옥 / 여성가족부 장관 : 국가에 굉장히 큰 새로운 예산이 소요되는 사건을 통해서 국민 전체가 성인지성에 대한 집단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역으로 된다고도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정말 학습비라 생각하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해명에 나섰지만,

[이정옥 / 여성가족부 장관 :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가를 위해서 긍정적인 요소를 우리가 찾아내려고….]

여성가족부 장관이 맞느냐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윤주경 / 국민의힘 의원 : 장관님 참 편하십니다. 문재인 정부의 성 평등 정책 방향과 역행한다고 생각하는데….]

야당은 일제히 여성가족부의 존재 이유를 물으며 장관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보궐선거의 본질은 권력형 성범죄로 인한 혈세 낭비인데도 장관이 궤변만 늘어놓는다는 겁니다.

[정호진 / 정의당 수석대변인 : 이번 재·보궐선거의 본질은 외면한 채 궤변으로 두둔하겠다는 것입니까. 과연 여가부 장관의 입에서 할 말인지, 자질과 두 귀를 의심케 합니다.]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에 들어가는 비용은 838억 원이지만, 코로나19가 지속되면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게 중앙선관위의 계산입니다.

재정 부담 등의 이유로 서울시와 부산시는 분할납부까지 신청한 상황.

야당이 구상권 청구까지 검토하고 있지만, 법리적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김준우 / 변호사 : 헌법에서는 선거비용 관련 후보자나 정당에게 부담시키지 않는다는 선거공영제를 채택하고 있거든요.]

결국, 내년 보궐선거 비용은 막대한 세금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성 인지성 학습비'로 해석한 여성가족부 장관의 발언은 일반 시민 입장에서도 곱게 들릴 리 없습니다.

YTN 이연아[yalee21@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