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예' 하석진 "오래 여운 남을 작품...임수향, 감정의 샘 지닌 배우"(일문일답)

'내가예' 하석진 "오래 여운 남을 작품...임수향, 감정의 샘 지닌 배우"(일문일답)

2020.10.16. 오후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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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예' 하석진 "오래 여운 남을 작품...임수향, 감정의 샘 지닌 배우"(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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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석진이 출연한 MBC 수목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가 종영을 맞이했다.

MBC 수목 미니시리즈 ‘내가 가장 예뻤을 때’(연출 오경훈, 송연화/극본 조현경/제작 메이퀸픽쳐스, 래몽래인)(이하. ‘내가예’)가 어제(15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하석진은 완벽해 보이지만 내면 깊숙이 상처를 가득 안고 있는 마성의 ‘애틋남’ 서진으로 분해 거부할 수 없는 ‘하석진 표’ 멜로를 완성했다. 특히 강인함과 연민을 오가는 캐릭터의 감정을 강약 조절로 섬세하게 연기해 밀도 높은 열연을 펼쳤다.

하석진은 ‘내가예’를 통해 때로는 남성미 짙은 저돌적 직진남의 모습으로, 내면의 상처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강인함 속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으로 활약해 안방극장에 몰입감과 긴장감을 동시에 선사했다.

하석진은 ‘내가예’ 마지막 회 방송이 끝난 뒤 이후 개인 SNS를 통해 “'서진'이라는, 마냥 사랑받기 힘든 캐릭터가 조금이라도 더 공감받을 수 있도록 그가 가진 육체적 장애와 심리적 불안함을 체득하고자 휠체어와 함께 한 5개월. 아마도 저만큼은, 서진이라는 인물을 사랑했던 것 같다. 워낙 격한 감정 온도차를 보인 인물이기에 때때로 미숙했을 신들이 있었겠지만 매 순간 진심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그 부족함을 메꿔주려 더 많이 노력해 주신 감독님들과 동료 배우, 스태프, 편집 기사님들 모두 감사드린다. 생각보다 많은 시청자분들께서 이런 노력을 조금씩 알아봐 주시는 것 같아 너무나 감사했고 그 힘으로 끝까지 감정선 놓치지 않고 잘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로 인사드리겠다”라며 종영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하석진이 소속사를 통해 전한 일문일답.

Q. 오랜만에 안방극장을 찾은 정통 멜로의 부활로 드라마 <내가 가장 예뻤을 때>가 많은 주목을 받으며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드라마의 종영을 맞은 소감은?

▶️ 지난 10여 년간 꾸준히 작품을 해왔지만, 이번 작품은 그중에서 가장 연구를 많이 하기도 했고 마음고생도 제법 했던 작품이다.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준 서환에 비해서 서진은 여러모로 많은 결핍이 있는 캐릭터다 보니 아무래도 응원받기는 어려울 수 있는 캐릭터라 생각됐다. 그래서 의무감과 책임감이 커서 촬영하면서 많이 어려웠고 힘들었지만, 또 그만큼 연구하고 깊게 파고 들어가 볼 수 있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오래 여운이 남을 것 같다. 그동안 <내가 가장 예뻤을 때>와 서진이라는 캐릭터를 사랑해 주신 시청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내가예' 하석진 "오래 여운 남을 작품...임수향, 감정의 샘 지닌 배우"(일문일답)

Q. 동생의 첫사랑을 사랑하게 된 상남자 ‘서진’ 역을 연기했다. 직진본능을 지닌 카리스마가 참 매력적이었는데 하석진이 생각했던 ‘서진’은 어떤 인물이었나? 그리고 스스로가 생각한 캐릭터의 가장 큰 매력은 어떤 점이었나?

▶️ 자존심이라는 단단한 껍질 안에 여린 내면을 가진 인물의 입체성이 끌렸다. 그래서 초반에는 서진의 불도저 같은 사랑법을 매력 있게 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저 이루고자 하는 모든 것들을 거침없이 진행하는 서진의 성향을 표현하려는 것이 첫 목표였고, 첫눈에 빠져버린 예지를 향한 당돌한 대시가 그 시작이었다. 그래도 가장 염두에 뒀던 건, 동생의 첫사랑에 대해 의식을 하기보다는 어린 시절의 사고로 인한 동생에 대한 죄의식과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을 염두 했다. 그로 인해 서진이 성격적인 열등감(?)을 느끼고 있을 거라는 생각 또한 가졌던 것 같다. 이런 생각들이 아무래도 동생과 예지를 바라보는 눈빛에 표현되었던 것 같다.

Q. 그동안 보여준 젠틀한 캐릭터와는 다르게 파격적인 인물의 연기를 소화해냈다. 과감한 연기 변신을 선보여 안방을 뜨겁게 달궜는데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하거나 연기를 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 사실 ‘파격적인 인물’이 초반 설정값은 아니다.(웃음) 정확히 말하면, 파격적인 성격을 보일 수밖에 없게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한 캐릭터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인물을 준비하면서 그런 비슷한 처지에 놓인 많은 인물을 관찰했다. 영화에서 하반신 혹은 전신 장애를 가진 캐릭터가 나오는 경우를 모두 찾아봤던 것 같다. 아무래도 좌절을 겪고 어두워진 인물의 묘사가 몇 회간 지속되었기에 불의의 사고 후 재활을 하는 분, 재활 이후의 삶을 인터뷰한 사례 등을 공부했다. 그 속에서 감춰진 어두움들도 찾아보려 했던 것 같다. 그리고 평생 한 번도 휠체어를 이용해 본 적이 없어 그 불편함을 겪어 보기 위해, 집에서 대기하는 동안 거의 휠체어에서 생활해보았다.

Q. 현실적인 캐릭터를 그리기 위해 준비한 것은?

▶️ 레이서로서의 삶, 입문 계기 등을 좀 더 알아보기 위해 실제 레이서분들을 작가님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해보기도 했고, 그분들이 알려주신, 가상의 레이싱을 게임으로써 경험해 볼 수 있는 곳도 찾아가 보기도 했었다. 다만 사고 이후 인물에 대해서는, 대본을 받아야만 알 수 있었기 때문에 미리 준비한다기보다는 일단 몸과 마음을 일부러 불편하게 만들어야겠다고 마음의 준비를 해왔던 기억이 난다.

Q. 극 중, 행방불명 되었다가 7년 만에 하반신 불구로 다시 나타나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는데, 실제로 대본을 보고 어떠한 반응을 보였나?

▶️ 하반신 마비가 된다는 건 첫 작품 미팅 때부터 정해진 이야기였기 때문에 이미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실제 대본을 받았을 때 두 사람이 재회한 순간의 격정적인 감정을 잘 표현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그리고 그 이후의 심리들이 좌절과 체념의 상태로 많이 어두워진 인물로 묘사되어 있어서 이러한 부분들을 잘 이해시켜야 시청자분들께 공감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다시 돌아온 서진이, 가족의 동정심을 얻거나 재회의 애틋함을 넘어서 날카롭고 열등감이 있는 모습이 더 많이 그려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가 결국은 이런 모습들이 더 현실적인 거란 생각이 들어서 대본을 읽으면 읽을수록 연기적인 욕심이 났다. 어려웠지만 잘 만들어보고 싶었고 중간중간 응원과 칭찬의 문자를 보내주신 작가님 덕에 그 힘을 이어갈 수 있던 것 같다.

'내가예' 하석진 "오래 여운 남을 작품...임수향, 감정의 샘 지닌 배우"(일문일답)

Q. 감정의 변주가 다양한 장면들이 많아 힘들었을 것 같다. 연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 서진 같은 인물의 경우, 사고 이후 좌절을 겪고 어두워진 인물에 대한 추적을 놓치면 결국 단순한 악역(?)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 미션은 최대한 서진을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하는 거였다. 그가 느낀 심리적 장벽과 오해, 그리고 불신 등을 최대한 공감하고 진심으로 표현해야 했는데, 그렇게 연기를 통해 묘사된 서진의 감정과 표현을 시청자분들도 공감하고 이해해 주실 수 있을까 걱정했다. 감독님께서 다행히 이런 복잡하고 깊은 감정을 연기하는 경우, 함께 고민해 주셔서 좀 더 세심한 감정들을 잡고 다룰 수 있었던 것 같다.

Q. 함께한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실제 촬영 현장 분위기도 궁금하다.

▶️ 예지 역을 맡은 임수향 씨는 워낙 집중과 몰입이 좋았다. 그만큼 좋은 에너지, 깊고 넓은 감정의 샘(이라고 표현을 하고 싶다)이 있는 배우였기에 의지하고 연기할 수 있었다. 1부에서 5부까지 로맨틱한 장면들부터 재회 이후 마지막 대본까지의 깊은 감정 신들 모두 덕분에 잘 마무리했고 아주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환이 역할의 지수 씨는 워낙 착해서, 현장에서 계속 배우려는 태도가 참 좋았다. 환이답게 순수하게 표현하려고 했고, 혹시나 부족한 게 있으면 고치려 노력하던 모습들이 인상 깊었다. 어느덧 남자가 된 멋진 환에게 박수를 보낸다. 극이 후반부에는 아무래도 인내와 고통, 분노, 상실, 처연 등등의 단어로 표현되어야 하는 깊은 감정의 소용돌이들을 그려야 했기에 다소 배우들이 마음고생을 했었다. 하지만 힘든 부대의 부대원끼리의 애틋한 전우애처럼 서로 힘을 주는 사이였다. 다시 한번 함께 한 모든 배우에게 고마웠다고 전하고 싶다.

YTN Star 최보란 기자 (ran613@ytnplus.co.kr)
[사진제공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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