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화면은 물론 자료까지 '슬쩍'...화상 회의도 뚫린다

단독 화면은 물론 자료까지 '슬쩍'...화상 회의도 뚫린다

2020.10.07. 오전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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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화상 회의 프로그램 부각
화상 회의 내용, 해커에 의해 손쉽게 해킹 가능
회의 중 공유 파일 내용도 쉽게 해킹 가능
해외 주요 기관, 민간 화상 회의 프로그램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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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킹에 취약한 것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비대면 회의와 수업을 위해 학교와 국회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화상 회의 프로그램도 해킹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화면과 음성은 물론 회의 중 주고받는 파일마저도 쉽게 빼낼 수 있었습니다.

김주영 기자가 단독으로 보도합니다.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비대면 화상 회의 프로그램이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초·중·고등학교 정규 수업이나 기업의 회의, 각 정당의 회의들도 온라인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국회 일부 상임위원회는 올해 화상 국정감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복우 / 국회 공보수석 (어제)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번 주 목요일입니다. 10월 8일에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비대면 영상회의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많은 정보를 주고 받는 화상 회의 프로그램은 얼마나 안전할까?

실제 해킹 프로그램으로 확인해봤습니다.

"오늘 회의는 비공개 회의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북한 관련 비공개 첩보를 보고드리겠습니다. 저희 국정원은 다음과 같은 극비 정보를 파악하게 됐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오가는 긴밀한 내용이 동시에 해커의 컴퓨터로 들어옵니다.

회의 화면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겁니다.

영상은 물론, 음성도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고, 심지어 녹음을 해서 다시 틀어볼 수도 있습니다.

"저희 국정원은 다음과 같은 극비 정보를 파악하게 됐습니다."

회의 중 파일을 공유하자 그 역시 해커의 손에 들어갑니다.

학교에서 사용하는 줌, 국회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웹엑스 모두 쉽게 뚫렸습니다.

해킹 프로그램을 사용자의 컴퓨터에 깔기만 하면 끝.

사용자의 인터넷 접속망을 뚫거나 좀비 PC를 만들 듯 다른 자료를 내려받을 때 같이 깔리도록 하는 수법을 쓸 수 있습니다.

[이승희 / IT 업체 관계자 : 화면과 소리를 다 훔쳐오는 것이거든요. 쉽게 얘기하면. 그 화면에 나오는 거면 어떠한 프로그램이든 다 딸 수 있습니다.]

특히 화상회의는 한 사람의 컴퓨터만 뚫려도 참여한 모든 사람이 해킹을 당한 것과 같은 결과여서 피해를 더 키울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미 해외에서는 이같은 민간 화상 회의 프로그램의 보안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부나 주요 기관에서는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습니다.

[황보승희 / 국민의힘 의원 : 정부 부처 뿐만 아니라 학교, 기업, 또 개인 등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하루빨리 방어 메뉴얼이 나와야 하고, 그에 따른 기술 개발 지원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국가정보원도 민간 화상 회의 프로그램 사용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정부 부처에 내렸지만, 국회나 교육 기관,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허점을 안은 채 위험한 회의를 이어가고 있는 셈입니다.

YTN 김주영[kimjy081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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