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통지문에 'A 씨 불법침입"...우리 軍 발표와 달라

北 통지문에 'A 씨 불법침입"...우리 軍 발표와 달라

2020.09.25. 오후 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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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북한 당국이 밝힌 해명을 보면 군 당국의 발표와는 차이가 많습니다.

북한은 실종자 A 씨가 월북 의사를 밝혔다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군의 정보가 과연 정확했는 지 아니면 북한이 정확한 정보를 갖고 통지문을 보냈는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국방부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문경 기자!

북한이 오늘 청와대에 보낸 통지문에서 A 씨의 월북과 관련된 내용이 없었는데, 군 당국의 발표와는 많이 다른 것 같은데요?

[기자]
북한이 통지문에서 이런 표현을 썼습니다.

지난 22일 저녁 북측 영해 깊이 불법 침입했던 A 씨가 군인들에 의해 사살됐다는 표현입니다.

우리 군은 A 씨의 월북 가능성에 무게를 뒀는데, 북한은 불법침입으로 규정한 겁니다.

A 씨가 월북 의사를 밝혔는데 북한이 총격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위해 불법침입으로 규정한 건지 밝혀야 될 부분입니다.

또, 우리 군이 실종됐던 A 씨를 북측해역에서 발견한 게 22일 오후 3시 반쯤입니다.

따라서 시점도 맞지 않습니다.

북측 통지문을 토대로 A 씨의 월북 의사 가능성을 여부를 좀 더 살펴보면 북한은 신분 확인을 요구하니까 A 씨가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 계속 답변하지 않았고, 북측 군인들의 단속 명령에 A 씨는 계속 함구하고 불응했고, 이 남성이 엎드리면서 무언가 몸에 뒤집어 쓰는 행동을 해 해상경계 규정에 따라 4~50 미터 거리에서 십여 발의 총탄으로 사격했다고 밝혔습니다.

문구 어디에도 A 씨가 북측에 월북 의사를 밝혔다는 부분이 없습니다.

또, 시신을 불태웠다는 우리 군의 발표와 달리 북측은 사격 후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고, 많은 양의 혈흔만 확인돼 부유물을 태웠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신을 불태웠다는 우리 군의 발표를 북한은 부인했습니다.

북한은 통지문에 현재까지 지도부에 보고된 사건 전말에 대한 조사 결과라고 밝혔지만 우리 군의 발표와는 다른 내용을 담고 있어 앞으로 논란이 예상됩니다.

[앵커]
북한이 사건 발생 사흘 만에 사과의 뜻을 밝혀왔는데요, 향후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이 예상될까요?

[기자]
최근 사례 가운데 2015년 DMZ 지뢰도발 사건을 보면 북한의 직접적인 사과 표현은 없습니다.

당시 새벽까지 이어진 남북 협상에서 북한은 유감이라고만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 2008년 7월 금강산에서 발생한 '박왕자 씨 피격 사건'때 역시 피격 사건 발생 다음 날 명승지 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명의로 유감의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러나 미안하다는 사과의 표현을 직접 거론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또 사과의 대상을 대통령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에게까지 넓힌 것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다만, 이 같은 북측의 답변이 향후 남북관계의 긍정적 신호로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 대화 단절의 원인이 북미간 핵협상 교착상태에서 비롯됐고, 코로나19 등 여러 변수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이번 사과는 비인도적 처사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북한이 김정은 위원장 명의의 사과문을 보냈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남북 당국 간 접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국방부에서 YTN 김문경[mk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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