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색 버리고 분홍?...김종인표 보수 허물벗기 또 시험대

3색 버리고 분홍?...김종인표 보수 허물벗기 또 시험대

2020.09.16. 오후 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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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명에 이어 당색 교체 작업 진행
당색 변경 두고 소속 의원들의 반발 이어져
김종인표 혁신 노선에 대한 반발 해석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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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이 혁신의 기치를 내걸고 당명을 바꾼 데 이어 3가지 색을 함께 당색으로 사용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내에서 색깔을 바꾸지 말자는 반발이 터져 나오면서 김종인표 혁신 노선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당 이름을 파격적으로 바꾼 국민의힘은 다음 단계로 당색을 바꾸는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당의 모든 것을 새롭게 바꾼다는 의미와 함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기존 당색인 분홍색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과거 보수 정당이 주로 사용했던 빨간색을 사용하는 안과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을 함께 쓰는 안이 만들어졌는데 당 지도부는 후자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입니다.

[김수민 / 국민의힘 홍보본부장 : 기존의 빨간색과 함께 색의 3원색인 파랑과 노랑을 함께 혼용함으로써 보수와 중도, 진보를 함께 아우르는 다양성을 지닌 정당, 또 사고의 확장성을 지닌 정당을 지향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지도부의 생각과는 달리 소속 의원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습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YTN과의 통화에서 익숙한 분홍색을 바꿀 필요가 있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다른 의원은 당의 색이라는 것은 특정한 이념을 담아야 하는데 그것이 없다면 누가 이 당으로 오겠느냐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실제 의원들을 상대로 한 설문에서는 분홍색이 가장 많은 표를 받았고, 3가지 색을 혼합하는 안은 몇 표 얻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반발을 두고 단순한 색깔 문제가 아니라 김종인표 혁신 노선에 대해 묵혀뒀던 불만을 터뜨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보수를 지우자는 김 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지나치게 좌클릭 아니냐는 기류가 물밑에서 쌓여왔기 때문입니다.

[김종인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6월) : 김종인이라는 사람이 비대위원장으로 와서 보수라는 단어를 다 지워버리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하는데, 저는 보수라는 말 자체는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또 비대위가 너무 많은 걸 결정해 정작 의원들은 들러리가 된 모양새라는 비판도 이어져 왔습니다.

설문 결과로 벽에 부딪힌 지도부는 내일까지 의견을 더 물은 뒤 문제를 매듭 짓겠다는 방침입니다.

만약 이 자리에서 혁신안이 뒤집히고 기존 당색을 유지하게 된다면 당의 혁신 노선은 물론 김종인 위원장 역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YTN 김주영[kimjy081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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