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부서도 '굴복' 비판..."이기적 집단행동에 물려 버린 것"

민주당 내부서도 '굴복' 비판..."이기적 집단행동에 물려 버린 것"

2020.09.04. 오후 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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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과 의사협회의 최종 합의를 놓고 민주당 안에서조차 의료의 공공성 강화와 의사들의 진료 복귀를 맞바꾼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야당에선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국가적 의제가 물려 버린 것이라는 이른바 '굴복 합의'라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한연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밤샘 협상 끝에 민주당과 대한의사협회가 합의문을 도출했습니다.

핵심은 코로나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 논의를 중단하고 이후 협의체를 구성해 원점에서 다시 논의한다는 겁니다.

[이낙연 / 더불어민주당 대표 : (민주당과 의사협회는) 이 고비를 일단 넘기자는 데 합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더불어민주당은 의사협회와의 이 합의를 충실히 이행할 것입니다.]

하지만 애초 오전 8시 반으로 예정됐던 민주당과 의사협회의 합의문 서명식은 1시간 반 넘게 지연됐습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전공의들의 항의로 뒤늦게 현장에 도착했기 때문입니다.

[최대집 / 대한의사협회장 : 비록 '정책 철회'가 들어가 있지 않지만, '철회 후 원점 재논의'와 ' 중단 후 원점 재논의'를 사실상 같은 의미로 생각하기 때문에….]

의협과 마찬가지로 합의를 주도한 여당도 내부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인터넷 공간에서 민주당의 굴복 합의라는 여당 지지층의 비판이 이어졌고, 여당 내부에서조차 이번 합의는 의료 공공성 강화 정책을 의사들의 진료 복귀와 맞바꾼 것이라며 힘을 가진 자들이 자신들의 힘을 무기로 국민을 협박할 때 과연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정의당 역시, 이기적 집단행동에 공공의대 신설과 의대 증원이라는 국가적 의제를 물려버린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김종철 / 정의당 선임대변인 : 국민의 의료, 그리고 공공성에 관련된 문제를 의사집단의 이기적인 행동에 굴복해서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정의당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코로나 시기에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 추진으로 사회적 갈등을 부추겼다며 다른 차원에서의 비판을 내놨습니다.

민주당이 국민 피해를 줄이겠다며 합의에 나섰지만, 의료계의 실력행사에 주요 국정과제 논의를 스스로 거둬들인 모양새가 되면서 이낙연 새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의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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