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감염 의심 탈북자 월북"...군 당국 '늑장 파악' 논란

북한 "감염 의심 탈북자 월북"...군 당국 '늑장 파악' 논란

2020.07.27. 오전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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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어제 "탈북민 지난 19일 월북해 개성 도착"
"분비물·혈액 검사한 결과, 코로나19 감염 의심"
군 "일부 인원 특정"…사실상 공식 확인
김 씨, 지인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영장 발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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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탈북민이 월북했다며 최대 비상 방역태세를 선포했습니다.

우리 군도 탈북민의 월북 사실을 사실상 공식 확인했는데, 북한 매체 보도 이후에야 이를 파악한 거로 보여서 경계 실패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국방부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문경 기자!

탈북민의 월북 소식, 어제 아침 북한 매체 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는데,

오늘 아침에 추가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아직 이와 관련한 새로운 북한측 소식은 없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오늘 아침 김정은 위원장이 정전협정 기념일을 맞아 참전 열사를 참배했다는 소식만 내놓았습니다.

앞서 어제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3년 전 북한을 탈출한 주민이 지난 19일 월북해 개성으로 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당국이 닷새가 흐른 뒤에야 이를 확인하고 이 사람의 분비물과 혈액을 검사한 결과, 코로나19 감염자로 의심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는데요.

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즉각 개성시를 완전봉쇄하고 접촉자들을 검진·격리 조치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노동당 정치국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전환한다고 선포했습니다.

[앵커]
우리 군 당국도 탈북민의 월북을 사실상 공식 확인했죠?

[기자]
네, 우리 군 당국은 일부 인원을 특정해 관계기관과 조사 중이라며, 북한 보도를 사실상 공식 확인했습니다.

군 당국과 관계기관은 3년 전 우리 측으로 온 탈북자 가운데 유일하게 연락이 안 닿는 24살 김 모 씨를 유력한 월북자로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는 지난달 김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지인인 탈북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 씨는 앞서 3년 전 탈북할 때 한강 하류를 헤엄쳐 건너 교동도로 들어왔는데요.

군은 김 씨가 이번에도 김 씨가 같은 경로로 월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문제는 김 씨의 월북 사실을 우리 군이 전혀 모르고 있었던 분위기라는 건데요.

[기자]
네, 어제 아침 북한 매체의 보도 직후 군 당국과 통일부 등 관계기관의 첫 반응은 확인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김 씨의 월북 사실을 군 당국이 사실상 공식 확인한 건 북한 매체 보도 이후 8시간이나 지난 어제 오후였습니다.

북한 보도 전엔 몰랐던 셈인데요.

군 당국이 감시장비 녹화 영상 등 대비태세 전반에 관해 합참 전비검열실에서 확인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합니다.

군의 해안·강기슭 경계 태세가 논란이 된 건 이번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6월 북한 소형 목선의 삼척항 입항에 이어 최근엔 중국인들이 소형 보트를 타고 여러 차례 태안 앞바다로 밀입국한 게 드러나 정경두 장관이 거듭 대비태세 강화를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또다시 허점을 노출한 겁니다.

문제는 이 월북자가 실제로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 인데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어제 오전 열린 정례브리핑 때, 방역 당국에 탈북자의 신원이 전파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신원만 확인되면 바로 확진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만큼 오늘 오전 열릴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김 씨의 확진 여부에 관한 설명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국방부에서 YTN 김문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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