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군사행동 보류'...靑, 큰 의미 두면서도 절제된 대응

'김정은 군사행동 보류'...靑, 큰 의미 두면서도 절제된 대응

2020.06.24. 오후 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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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남북 관계…제안→거부→말폭탄 주고받기
北, 문 대통령 제안 다음 날 연락사무소 폭파
김여정 담화로 문 대통령 비난…靑, 강력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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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와대는 김정은 위원장의 군사행동 계획 보류 결정에 대해 공식 입장 없이 신중하게 상황을 살피고 있습니다.

북한의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심각하게 경색된 현 국면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보면서도 대응은 조심스럽습니다.

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주 남북 관계는 2018년 이전의 위기 국면을 연상시킬 정도로 급박했습니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돌파구를 열자고 제안하자

[문재인 대통령 /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 영상 축사 : 한반도 정세를 획기적으로 전환하고자 했던 김정은 위원장의 노력을 나는 잘 알고 있습니다. 북한에도 대화의 창을 닫지 말 것을 요청합니다.]

북한은 바로 다음 날 개성 공동 연락사무소 폭파라는 초강수로 명확한 거부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이어서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이 문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자 청와대도 감정 실린 표현으로 경고하며 말폭탄을 주고받았습니다.

[김여정 담화 / 지난 17일 조선중앙TV :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사람이 정신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사대와 굴종은 자멸을 부르는 전주곡이다.]

[윤도한 /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 북측이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에서 이러한 취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매우 무례한 어조로 폄훼한 것은 몰상식한 행위입니다.]

이런 가운데 나온 김정은 위원장의 군사행동 보류 결정에 청와대는 상당히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먼저 북한군 총참모부가 예고했던 개성공단과 금강산지구 부대 재배치에 나서지 않은 것은 선을 넘지 않고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대목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결정이 중앙군사위 예비회의, 또 화상회의라는 전례 없는 형식으로 이뤄진 데도 신속하게 상황을 반전시키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입니다.

청와대는 그렇지만 김 위원장의 결정이 취소가 아닌 보류이고, 북한의 다음 수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고 조심스럽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하면서 남북 정상 간 합의는 이행해야 한다는 기존 틀은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공석이 된 통일부 장관을 포함해 외교·안보 라인을 어떻게 꾸릴지도 문 대통령의 새 카드가 될 수 있습니다.

YTN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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