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툭 던져진 '백종원 잠룡說'에...'꿈보다 해몽'

[앵커리포트] 툭 던져진 '백종원 잠룡說'에...'꿈보다 해몽'

2020.06.24. 오후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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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대권, 꿈 꿔본 적도 없고 지금 일 좋아"
국정감사서 외식업 관련 쓴소리…영향력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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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식업계 대부로 꼽히는 방송인 백종원 씨가 느닷없이 대권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최근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소속 비례대표 의원들과 점심을 먹는 자리에서 한 이야기가 발단이 됐습니다.

참석자인 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의 상황 설명을 보면요.

차기 대권을 주제로 대화를 이어가다 김 위원장이 "백종원 씨 같은 분은 어때요? 남녀노소 모두 좋아하는 분인 것 같더라, 싫어하는 사람이 없던데요?"라고 했다는 겁니다.

백 씨를 언급함으로써 기존 통합당 주자들에게 자극을 주고 잠재적인 경쟁력을 끌어올리도록 하는 '메기 효과'를 노린 게 아니냐,

백종원 씨의 고향이 충남 예산이란 이유로 '충청 대망론'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말까지….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처럼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습니다.

일부 불편하다는 시각도 당 안팎에서 나왔습니다.

3선의 장제원 의원, 한 방송에 출연해 "귀를 의심했다"며 "통합당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자산들, 대권 잠룡을 희화화하는 거 아닌가"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김 위원장 본인의 대선 출마 꿈이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는데,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김 위원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을 긍정하면서 김 위원장과 원격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오세훈 / 前 서울시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김종인 위원장) 연령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겠습니까? 지금 저렇게 활발하게 활동하시고 또 이슈 메이킹에 성공하는 걸 보면 충분한 자질은 갖추고 계신 분이고요.]

[김종인 /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 (오세훈 전 시장이 오늘 라디오에서 위원장님 직접 대권 출마 가능성을 거론했는데?)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내가 그런 거에 요만큼도 관심이 없어요.]

정작 백종원 씨 본인은 손사래를 치고 있습니다.

대선주자를 꿈도 꿔본 적 없고 지금 일이 좋다고 언론에 밝힌 건데요, 앞서 4년 전, 정치권 영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백종원 / 요식업 CEO 겸 방송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2016년 4월) : (지금 총선 때인데 어디 비례대표 제안이라든지?) 아이고, 큰일 날 소리 하지 마세요. (들어왔어요, 안 들어왔어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제 아들을 걸고 정치에는 관심이 전혀 없습니다.]

가능성을 떠나 왜 '백종원' 이름이 거론됐는지는 짚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백종원 씨, 요식업 전문성을 인정받아 자영업자의 멘토로 불리죠.

앞서 국정감사에 출석해 "우리나라는 외식업을 너무 쉽게 할 수 있다, 도태될 자영업자는 도태되어야 한다"고 쓴소리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원희룡 / 제주지사 (YTN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 : 어려움에 처한 자영업자, 젊은 창업자들에 대해서 정말 국민 멘토이자, 엄격한 트레이너로서 백종원 씨가 가진 국민의 기대감, 대중 친화적인 이런 게 있잖아요. (대선) 주자로서 뜻이 있는 사람들은 백종원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 거 아닌가요?]

물론 정치권 외부에서 대통령이 된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없는 건 아닙니다.

우크라이나는 코미디언 출신의 정치 신인이, 아프리카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는 디스크자키 출신이 대통령이 되기도 했죠.

우리나라에서도 백 씨처럼 대중적 호감도가 높은 유명인들이 대권 주자로 꾸준히 거론되는 건 기성 정치인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는 방증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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