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사의 표명...국회 파행 예고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사의 표명...국회 파행 예고

2020.06.15. 오후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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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당의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에 미래통합당은 헌정사상 유례없는 폭거라면서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여당의 독주를 막지 못한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고,

앞으로 상임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원내와 비상대책위원회 차원의 대응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승배 기자입니다.

[기자]
국회 상임위원장을 뽑기 위한 본회의가 강행되자, 미래통합당은 회의 참석 대신 피켓 시위에 돌입했습니다.

단독 개원에 이어 합의 없이 상임위원장 선출에 나선 여당을 향해 의회 독재라고 비판하며 야당 탄압을 멈추라고 촉구했습니다.

[전주혜 / 미래통합당 의원 : 이런 (국회 상임위원) 강제 배정은 우리 의정 사에 치욕스런 날이 될 거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여당만 참석한 가운데 법제사법위원장 등 6개 상임위원장이 선출되자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여당의 상임위 배정 강행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겠다며 즉각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주호영 /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 제1야당이 맡아왔던 법사위를 못 지켜내고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이렇게 무너지고 파괴되는걸 못 막아낸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을) 사퇴했습니다.]

동료 의원들의 만류에도 주 원내대표가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당장 통합당은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게 됐습니다.

향후 여당과의 협상에서 쓸 수 있는 카드도 많지 않습니다.

통합당은 일단 새로 구성된 상임위원회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고 당분간 원내대책회의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등을 통해 추경 등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대안을 내겠다고 밝혔지만

[최형두 /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 : 지금 상태로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상임위 (회의에) 참여할 수가 없죠. 정부 여당이 이 중대한 상황을 깨닫고 다시 협상을 정말 하기를 원합니다.]

여당이 압박을 느낄지는 미지수입니다.

176석의 민주당이 표결로 밀어붙인다면 막을 도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산결산위원장을 통합당이 차지한다고 해도 뾰족한 수가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3차 추경 등 심사 과정에서 어느 정도 시간을 끌 수는 있겠지만, 코로나 19로 민생 경제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보이콧까지 하기에는 정치적인 부담이 큰 탓입니다.

이 때문에 당 일각에서는 이제라도 실리를 챙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옵니다.

예결위는 물론 정무위와 국토위 등을 챙겨 민생과 산업 분야에서 여당을 견제하자는 주장인데, 의원총회에서는 강경론에 밀려 힘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20대 국회 때처럼 국회를 박차고 나가 장외투쟁을 벌일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통합당의 고심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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