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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안귀령 앵커
■ 출연 :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1945년 분단 이후 55년 만에 남북 정상이 손을 잡았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비난 담화를 시작으로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함께 남북관계를 더 전망해 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20년 전에 6.15남북공동선언할 때 민중의 숙원은 이제 다 풀리는구나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로 부침이 있어서 오르락내리락했는데 결국 여기까지 왔습니다. 여기까지는 오기는 어렵게 왔지만 또 설마 맨 처음으로 되돌아가랴, 이런 생각도 했는데 어떨 때 보면 정말 이러다가 맨처음으로 돌아갈 수도 있겠다, 참 여러 가지 걱정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조한범]
돌아가지는 않을 겁니다. 그건 왜 그러냐면 20년 동안 쌓여 있는 역사적인 기억들이 있고요. 지금 북한에 계신 분들도 15만 명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을 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또 백두산에서 양 수뇌가 소위 한라산물, 백두산물 다 기억이 남아 있거든요.
겉으로는 이것이 아주 험악해 보이지만 그렇게 쌓여 있는. 그러니까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전에는 남북이 모두 괴뢰였어요. 우리는 북한을 칭할 때 북괴라고 했고 저쪽에서는 남조선 괴뢰당국 그랬거든요. 그런데 지금 남조선 당국이라고 하거든요.
우리는 북한이라고 그러고. 이렇게 보면 지금은 불가피한 진통으로 봐야 되는 것이지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다. 그건 왜 그러냐면 지금 남북한 간에는 평화협정이 체결이 안 되어 있고요. 기본협정이 체결 안 되어 있습니다. 평화협정은 결국 비핵화를 포함한 항구적인 평화체제. 그다음에 기본협정은 지금 지금 전단 문제도 여기서 나오는 거거든요. 남북을 상호 체제를 존중하고 국가간의 통일 전까지 특수관계로 이해하는 법적인 제도화가 기본 협정이에요.
이 2개가 없거든요. 이 2개가 없는 상태에서 관계가 진전되다 보니까 불안정한 거죠, 뿌리가. 그러니까 그 사이에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부터 시작해서 부침이 아주 많았죠. 그러나 개성공단에서는 5만 4000명의 북한 근로자가 우리하고 같이 일을 한 적이 있고 금강산관광 10년 동안 거의 194만 명이 우리 국민들이 다녀왔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사태가 엄중하지만 그러나 20년 동안 쌓아왔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건 아니다. 그건 밑에 깔려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관계가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그런데 북한은 오늘도 서릿발 치는 보복을 이어가겠다, 이런 담화를 내놓았는데요. 대북전단 때문일까요? 그런데 대북전단이 올해만 있었던 일도 아니고요. 청와대도 강경하게 대응을 하겠다고 했는데 북한이 이러는 배경에 대해서 뭐라고 보십니까?
[조한범]
대북전단은 사실 우리가 보기에도 민망한 전단들이 많이 갔어요. 그러니까 이번에 건 사실 그렇게 보면 수위가 높은 건 아닙니다.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더 모욕적인 전단이 많이 갔는데 그때는 조용히 있다가 지금 이렇게 하는 이유는 전단이라고 하는 건 일종의 빌미죠. 왜냐하면 사실 누적된, 그러니까 4.27 판문점,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서부터 지난 2년간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 외교, 지금 성과가 없거든요,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그다음에 남북관계 4.27, 9.19 합의문 중에 사실 이행된 게 하나도 없어요.
거의 없다고 봐도 됩니다. 그 상황에서 지금 코로나 사태, 대북제재, 여러 가지 경제제재까지. 올해 북한 경제의 예상 성장률이 -6% 거든요. 그건 고난의 행군기와 똑같습니다. 고난의 행군, 그때 수십만 명이 굶어 죽었거든요. 공식적으로 확인된 숫자만 안타깝게도 22만 명입니다, 아사자만요.
그러면 사실 매우 절망적인 상태거든요. 그렇게 보면 지금까지 북한은 도발을 할 때 미리 예고를 하고 단계적으로 도발한 적이 없어요. 그냥 확 도발하고 말지,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러니까 단계적으로 도발하겠다, 이번이 첫 행동이다라고 예고를 한다는 이야기는 우리 정부의 반응을 봐가면서 하겠다는 얘기거든요. 그 얘기는 뒤집어 얘기하면 원하는 게 있다는 얘기죠.
[앵커]
그러면 조건부라는 얘기네. 이걸 해 주면 가만히 있겠다, 잘해 보자.
[조한범]
그렇지 않으면 정말로 관계를 파탄내고 싶으면 얘기할 필요가 없죠. 그냥 도발을 하면 되는 거죠.
[앵커]
당장 걱정되는 것들은 예를 들면 개성공단을 완전히 폐쇄를 해버린다든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폐쇄해버린다든가. 가끔 꺼내기는 합니다마는 군사도발 하겠다, 이렇게 또 얘기도 하니까 그것들이 진짜 순차적으로 진행이 될까 이게 제일 걱정이거든요.
[조한범]
지금 본인들이 준비해 놨다고 그랬거든요, 단계들을. 그러니까 일단 얘기한 게 금강산 철거, 그건 이미 김정은 위원장이 얘기한 거고. 지금 개성공단 그다음에 연락사무소, 9.19 군사합의 이 4가지거든요. 그런데 처음에 취한 행동은 이것과 벗어나서 연락채널만 일단 끊었거든요.
그런데 김여정 제1부부장이 6월 4일날 대남 비난 내면서 이 상황이 시작됐는데 13일날 또 김여정 부부장이 또 비난 담화를 냈는데 반복적으로 지금 연락사무소 얘기는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아마 6월 4일 이후에 우리 당국의 반응을 봤던 것 같고요. 그렇기 때문에 유감스럽지만 아마 조만간 연락사무소는 문을 닫는, 북한 입장에서. 그런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대북전단 살포금지법을 즉각 제정해 달라고 촉구했었거든요. 개성공단 기업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고 계신 개성공단 기업협회 이종덕 부회장을 전화로 한번 연결해 보겠습니다. 이 부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이종덕]
네, 안녕하세요. 저는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영이너폼 이종덕입니다.
[앵커]
오늘 긴급 기자회견에서 대북전단 살포로 인해서 공단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렇게까지 얘기를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요구하고 계신 겁니까?
[이종덕]
사실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한반도 리스크만 극대화시키는 전단살포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정부는 이를 막아달라는 내용과 4.27 판문점 선언, 9.19 평양공동선언을 포함하여 4대 공동선언의 즉각적인 이행과 국회의 비준을 촉구하는 내용이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북한은 개성공단 완전 철거 가능성까지 위협하고 있는데요. 부회장님께서는 가능성 어느 정도까지 보고 계십니까?
[이종덕]
사실 우리의 유일한 꿈은 개성공단 재가동입니다. 북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형태도 볼 수 없도록 만들겠다 공언하였습니다. 지금껏 저의 경험상 봤을 때 북은 공표하고 발표한 내용은 반드시 실행에 옮겼었습니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강한 조치들이 현실로 나타날까 봐 두렵습니다. 개성공단에 모든 재산을 투자한 기업인으로서 불안하고 암담하고 참담한 마음입니다.
[앵커]
지금 다들 투자한 기계설비라든지 원재료들, 개성공단에 그대로 남겨두고 오셨을 텐데 지금까지 입은 피해는 얼마나 됩니까?
[이종덕]
개성공단 입주 기업 전체들의 실질적인 피해 금액은 1조 1000억이 넘죠. 그런데 저희 회사 같은 경우를 본다면 약 78억이 넘고요. 물론 여기에는 손실 중에 가장 큰 영업손실이 포함되지 않은 금액입니다. 그리고 기계설비, 건축물도 재무제표상의 금액이고요. 만일 시세 반영을 포함한다면 상당한 숫자로 커지겠죠.
[앵커]
그렇다면 대북전단 살포를 막는 것 외에 또 어떤 정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이종덕]
사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으로서 우리는 왜 북이 분노했는지 알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2년 동안 북미 정상회담 3번, 남북 정상회담 수차례 있었지만 지금껏 성과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특히 9.19 평양공동선언 시, 평양 시민 15만 명 앞에서 처음으로 한 문재인 남한 대통령의 연설은 역사적인 대단한 북의 배려라고 판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2019년 북의 신년사에 어떠한 조건이나 대가 없이 금강산, 개성공단을 열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한 일은 미국 눈치만 보고 한미 워킹그룹에 묶여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라도 우리 민족의 문제는 자주적으로 해결하려는 행동이 필요합니다. 남북경협은 민생의 문제입니다. 벌크 머니가 문제라면 대물로 급여를 대신할 수 있고요. 어떻게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돼야 합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이제는 심각하게 미국을 설득하여 임금직불제로 전환하는 문제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종덕 부회장님, 공단에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많으실 텐데 조금만 더 고생하시고 남북관계가 잘 풀리기를 저희도 기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종덕]
감사합니다.
[앵커]
마지막에 정부에 바라는 조치를 얘기해 주셨는데요. 정부의 고민도 깊을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또 관계가 예전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조한범]
지금 사실 우리에게는 인내의 시간이죠, 인고의 시간이고. 왜냐하면 지금 북한이 도를 넘는 행동을 하고 있고 그렇다고 우리도 똑같이 할 수는 없거든요. 예를 들면 아이가 백화점 가서 물건 안 사준다고 바닥에 뒹군다고 엄마도 똑같이 할 수는 없는 거거든요. 일단 진정을 시켜야 되는 거고.
그리고 지금 북한이 저렇게 자극적으로 나오는 이유는 지금 내부적인 어려움이거든요. 예를 들면 김여정 제1부부장의 6월 4일 첫 담화에 보면 거기 이런 대목이 나와요. 가장 부적절한 시기를 골라, 이런 대목이 나오거든요. 어렵다는 얘기죠. 어렵다는 얘기고. 지금 6월 8일날 김정은 위원장 주재로 열었던 정치국 회의 가장 중요한 안건이 평양시민 생활보장이거든요. 그러니까 평양이면 가장 여건이 좋은 데거든요. 거기가 흔들리면 다 흔들리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 와중에 전국이 어려운데 평양시민의 생활보장을 가장 중요한 안건으로 다뤘다는 얘기는 지금 평양마저 위험하다는 얘기죠. 그렇기 때문에 아마 누적된 불만과 절박함이 저런 도를 넘는 행동으로 나오고 있는 것 같고. 그렇다고 우리도 똑같이 상황을 악화시킬 수는 없거든요. 일단 상황을 진정시키고 다시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그런 작업이 필요한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우리로서는 굉장히 어렵지만 인고의 시간이 필요한 거죠.
[앵커]
오늘 문 대통령이 한 이야기 중에서 제일 눈길이 가는 부분이 남들이 뭘 해 주기를 기다릴 게 아니라 남과 북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하자. 이런 전체적인 기조가 뒷부분에 가 있습니다. 이건 뭔가 생각이 있으시거나 아니면 북과의 교감이 가능하다고 판단해서 이렇게 얘기를 했을까요?
[조한범]
아마 문 대통령이 올 초부터, 지난해 연말부터 고민하셨던 것 같고. 올 초부터 북미관계만 보지 말고, 북미가 연동해서 지금 남북관계를 기다렸던 게 작년이거든요. 그런데 북미관계가 막히니까 아무것도 못했거든요. 그런데 올해 뭔가 선도적으로 풀어가려고 했는데 사실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그게 마음에 안 들었던 거죠, 시간적으로. 자신의 절박함에 비해서 우리 당국이 하는 조치는 자기들 기대에 못 미쳤다는 판단인 것 같거든요. 그렇게 보면 사실 선도적인 남북관계를 만들 필요가 있죠. 왜냐하면 지금 어차피 포스트 코로나도 아니지만, 그 계기도 있지만 이미 냉전체제 이후에 세계질서는 각자도생 채제로 가고 있거든요.
동맹도 중요하지만 동맹만 믿는다고 해서, 독일도 동맹 믿고 있지만 미군 바로 빼거든요,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보면 남북관계에서 어느 정도 자율적인 여지는 만들어놔야만 이 국제질서 속에서도 우리 자율성이 행사가 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사실 선도적 남북관계, 선도적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라는 게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돌파구를 만들어놔야만 한미관계, 남북관계에서 여지가 생길 수 있는 거죠.
[앵커]
올 초라고 하셨던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미국에 의존하지 말고 우리끼리 돌파구를 찾아가자고 했던 내용인데요. 북한이 응할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조한범]
지금 북한이 원하는 건 말씀드렸지만 상황의 파국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중국은 코로나 사태로 여유가 없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관심이 없거든요. 그러면 저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 남북관계마저 파탄이 난다고 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북한이거든요. 그러니까 명분과 실리입니다, 김여정 입장에서는. 적당한 명분과 실리가 주어진다고 하면 안 나올 이유가 없죠. 왜냐하면 곧 북한이 당 창건 75주년 대행사거든요. 올 태양절 행사 때 자기 할아버지 묘소에 자기는 매년 갔지만 못 갔거든요. 그다음에 최고인민회의도 못 갔어요.
그리고 지금 6월까지 평년 대비 공개행사가 거의 3분의 1로 줄어들었거든요. 갈 데도 없습니다, 사실. 그렇게 보면 지금 급한 건 북한이다. 매우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적당한 명분과 실리만 보장이 된다고 하면 남북관계를 마다할 이유가 없죠.
[앵커]
알겠습니다. 남북관계는 따지기가 어렵습니다. 북미관계도 있고 또 미중관계도 있고 그때그때 생기는 코로나19 같은 돌발변수까지 겹치니까... 아무튼 민족이 자주적으로 민족 자존의 길을 함께 찾아나가는 그런 길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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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1945년 분단 이후 55년 만에 남북 정상이 손을 잡았던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비난 담화를 시작으로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함께 남북관계를 더 전망해 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20년 전에 6.15남북공동선언할 때 민중의 숙원은 이제 다 풀리는구나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로 부침이 있어서 오르락내리락했는데 결국 여기까지 왔습니다. 여기까지는 오기는 어렵게 왔지만 또 설마 맨 처음으로 되돌아가랴, 이런 생각도 했는데 어떨 때 보면 정말 이러다가 맨처음으로 돌아갈 수도 있겠다, 참 여러 가지 걱정이 많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조한범]
돌아가지는 않을 겁니다. 그건 왜 그러냐면 20년 동안 쌓여 있는 역사적인 기억들이 있고요. 지금 북한에 계신 분들도 15만 명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을 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또 백두산에서 양 수뇌가 소위 한라산물, 백두산물 다 기억이 남아 있거든요.
겉으로는 이것이 아주 험악해 보이지만 그렇게 쌓여 있는. 그러니까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전에는 남북이 모두 괴뢰였어요. 우리는 북한을 칭할 때 북괴라고 했고 저쪽에서는 남조선 괴뢰당국 그랬거든요. 그런데 지금 남조선 당국이라고 하거든요.
우리는 북한이라고 그러고. 이렇게 보면 지금은 불가피한 진통으로 봐야 되는 것이지 절망적인 상황은 아니다. 그건 왜 그러냐면 지금 남북한 간에는 평화협정이 체결이 안 되어 있고요. 기본협정이 체결 안 되어 있습니다. 평화협정은 결국 비핵화를 포함한 항구적인 평화체제. 그다음에 기본협정은 지금 지금 전단 문제도 여기서 나오는 거거든요. 남북을 상호 체제를 존중하고 국가간의 통일 전까지 특수관계로 이해하는 법적인 제도화가 기본 협정이에요.
이 2개가 없거든요. 이 2개가 없는 상태에서 관계가 진전되다 보니까 불안정한 거죠, 뿌리가. 그러니까 그 사이에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부터 시작해서 부침이 아주 많았죠. 그러나 개성공단에서는 5만 4000명의 북한 근로자가 우리하고 같이 일을 한 적이 있고 금강산관광 10년 동안 거의 194만 명이 우리 국민들이 다녀왔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사태가 엄중하지만 그러나 20년 동안 쌓아왔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건 아니다. 그건 밑에 깔려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관계가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를 하셨는데요. 그런데 북한은 오늘도 서릿발 치는 보복을 이어가겠다, 이런 담화를 내놓았는데요. 대북전단 때문일까요? 그런데 대북전단이 올해만 있었던 일도 아니고요. 청와대도 강경하게 대응을 하겠다고 했는데 북한이 이러는 배경에 대해서 뭐라고 보십니까?
[조한범]
대북전단은 사실 우리가 보기에도 민망한 전단들이 많이 갔어요. 그러니까 이번에 건 사실 그렇게 보면 수위가 높은 건 아닙니다.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더 모욕적인 전단이 많이 갔는데 그때는 조용히 있다가 지금 이렇게 하는 이유는 전단이라고 하는 건 일종의 빌미죠. 왜냐하면 사실 누적된, 그러니까 4.27 판문점,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서부터 지난 2년간 김정은 위원장의 정상 외교, 지금 성과가 없거든요,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그다음에 남북관계 4.27, 9.19 합의문 중에 사실 이행된 게 하나도 없어요.
거의 없다고 봐도 됩니다. 그 상황에서 지금 코로나 사태, 대북제재, 여러 가지 경제제재까지. 올해 북한 경제의 예상 성장률이 -6% 거든요. 그건 고난의 행군기와 똑같습니다. 고난의 행군, 그때 수십만 명이 굶어 죽었거든요. 공식적으로 확인된 숫자만 안타깝게도 22만 명입니다, 아사자만요.
그러면 사실 매우 절망적인 상태거든요. 그렇게 보면 지금까지 북한은 도발을 할 때 미리 예고를 하고 단계적으로 도발한 적이 없어요. 그냥 확 도발하고 말지,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러니까 단계적으로 도발하겠다, 이번이 첫 행동이다라고 예고를 한다는 이야기는 우리 정부의 반응을 봐가면서 하겠다는 얘기거든요. 그 얘기는 뒤집어 얘기하면 원하는 게 있다는 얘기죠.
[앵커]
그러면 조건부라는 얘기네. 이걸 해 주면 가만히 있겠다, 잘해 보자.
[조한범]
그렇지 않으면 정말로 관계를 파탄내고 싶으면 얘기할 필요가 없죠. 그냥 도발을 하면 되는 거죠.
[앵커]
당장 걱정되는 것들은 예를 들면 개성공단을 완전히 폐쇄를 해버린다든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폐쇄해버린다든가. 가끔 꺼내기는 합니다마는 군사도발 하겠다, 이렇게 또 얘기도 하니까 그것들이 진짜 순차적으로 진행이 될까 이게 제일 걱정이거든요.
[조한범]
지금 본인들이 준비해 놨다고 그랬거든요, 단계들을. 그러니까 일단 얘기한 게 금강산 철거, 그건 이미 김정은 위원장이 얘기한 거고. 지금 개성공단 그다음에 연락사무소, 9.19 군사합의 이 4가지거든요. 그런데 처음에 취한 행동은 이것과 벗어나서 연락채널만 일단 끊었거든요.
그런데 김여정 제1부부장이 6월 4일날 대남 비난 내면서 이 상황이 시작됐는데 13일날 또 김여정 부부장이 또 비난 담화를 냈는데 반복적으로 지금 연락사무소 얘기는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아마 6월 4일 이후에 우리 당국의 반응을 봤던 것 같고요. 그렇기 때문에 유감스럽지만 아마 조만간 연락사무소는 문을 닫는, 북한 입장에서. 그런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대북전단 살포금지법을 즉각 제정해 달라고 촉구했었거든요. 개성공단 기업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고 계신 개성공단 기업협회 이종덕 부회장을 전화로 한번 연결해 보겠습니다. 이 부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이종덕]
네, 안녕하세요. 저는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영이너폼 이종덕입니다.
[앵커]
오늘 긴급 기자회견에서 대북전단 살포로 인해서 공단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렇게까지 얘기를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요구하고 계신 겁니까?
[이종덕]
사실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한반도 리스크만 극대화시키는 전단살포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정부는 이를 막아달라는 내용과 4.27 판문점 선언, 9.19 평양공동선언을 포함하여 4대 공동선언의 즉각적인 이행과 국회의 비준을 촉구하는 내용이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북한은 개성공단 완전 철거 가능성까지 위협하고 있는데요. 부회장님께서는 가능성 어느 정도까지 보고 계십니까?
[이종덕]
사실 우리의 유일한 꿈은 개성공단 재가동입니다. 북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형태도 볼 수 없도록 만들겠다 공언하였습니다. 지금껏 저의 경험상 봤을 때 북은 공표하고 발표한 내용은 반드시 실행에 옮겼었습니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강한 조치들이 현실로 나타날까 봐 두렵습니다. 개성공단에 모든 재산을 투자한 기업인으로서 불안하고 암담하고 참담한 마음입니다.
[앵커]
지금 다들 투자한 기계설비라든지 원재료들, 개성공단에 그대로 남겨두고 오셨을 텐데 지금까지 입은 피해는 얼마나 됩니까?
[이종덕]
개성공단 입주 기업 전체들의 실질적인 피해 금액은 1조 1000억이 넘죠. 그런데 저희 회사 같은 경우를 본다면 약 78억이 넘고요. 물론 여기에는 손실 중에 가장 큰 영업손실이 포함되지 않은 금액입니다. 그리고 기계설비, 건축물도 재무제표상의 금액이고요. 만일 시세 반영을 포함한다면 상당한 숫자로 커지겠죠.
[앵커]
그렇다면 대북전단 살포를 막는 것 외에 또 어떤 정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이종덕]
사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으로서 우리는 왜 북이 분노했는지 알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2년 동안 북미 정상회담 3번, 남북 정상회담 수차례 있었지만 지금껏 성과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특히 9.19 평양공동선언 시, 평양 시민 15만 명 앞에서 처음으로 한 문재인 남한 대통령의 연설은 역사적인 대단한 북의 배려라고 판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2019년 북의 신년사에 어떠한 조건이나 대가 없이 금강산, 개성공단을 열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한 일은 미국 눈치만 보고 한미 워킹그룹에 묶여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라도 우리 민족의 문제는 자주적으로 해결하려는 행동이 필요합니다. 남북경협은 민생의 문제입니다. 벌크 머니가 문제라면 대물로 급여를 대신할 수 있고요. 어떻게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돼야 합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이제는 심각하게 미국을 설득하여 임금직불제로 전환하는 문제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종덕 부회장님, 공단에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많으실 텐데 조금만 더 고생하시고 남북관계가 잘 풀리기를 저희도 기원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종덕]
감사합니다.
[앵커]
마지막에 정부에 바라는 조치를 얘기해 주셨는데요. 정부의 고민도 깊을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또 관계가 예전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조한범]
지금 사실 우리에게는 인내의 시간이죠, 인고의 시간이고. 왜냐하면 지금 북한이 도를 넘는 행동을 하고 있고 그렇다고 우리도 똑같이 할 수는 없거든요. 예를 들면 아이가 백화점 가서 물건 안 사준다고 바닥에 뒹군다고 엄마도 똑같이 할 수는 없는 거거든요. 일단 진정을 시켜야 되는 거고.
그리고 지금 북한이 저렇게 자극적으로 나오는 이유는 지금 내부적인 어려움이거든요. 예를 들면 김여정 제1부부장의 6월 4일 첫 담화에 보면 거기 이런 대목이 나와요. 가장 부적절한 시기를 골라, 이런 대목이 나오거든요. 어렵다는 얘기죠. 어렵다는 얘기고. 지금 6월 8일날 김정은 위원장 주재로 열었던 정치국 회의 가장 중요한 안건이 평양시민 생활보장이거든요. 그러니까 평양이면 가장 여건이 좋은 데거든요. 거기가 흔들리면 다 흔들리는 거거든요.
그런데 이 와중에 전국이 어려운데 평양시민의 생활보장을 가장 중요한 안건으로 다뤘다는 얘기는 지금 평양마저 위험하다는 얘기죠. 그렇기 때문에 아마 누적된 불만과 절박함이 저런 도를 넘는 행동으로 나오고 있는 것 같고. 그렇다고 우리도 똑같이 상황을 악화시킬 수는 없거든요. 일단 상황을 진정시키고 다시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그런 작업이 필요한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우리로서는 굉장히 어렵지만 인고의 시간이 필요한 거죠.
[앵커]
오늘 문 대통령이 한 이야기 중에서 제일 눈길이 가는 부분이 남들이 뭘 해 주기를 기다릴 게 아니라 남과 북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하자. 이런 전체적인 기조가 뒷부분에 가 있습니다. 이건 뭔가 생각이 있으시거나 아니면 북과의 교감이 가능하다고 판단해서 이렇게 얘기를 했을까요?
[조한범]
아마 문 대통령이 올 초부터, 지난해 연말부터 고민하셨던 것 같고. 올 초부터 북미관계만 보지 말고, 북미가 연동해서 지금 남북관계를 기다렸던 게 작년이거든요. 그런데 북미관계가 막히니까 아무것도 못했거든요. 그런데 올해 뭔가 선도적으로 풀어가려고 했는데 사실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그게 마음에 안 들었던 거죠, 시간적으로. 자신의 절박함에 비해서 우리 당국이 하는 조치는 자기들 기대에 못 미쳤다는 판단인 것 같거든요. 그렇게 보면 사실 선도적인 남북관계를 만들 필요가 있죠. 왜냐하면 지금 어차피 포스트 코로나도 아니지만, 그 계기도 있지만 이미 냉전체제 이후에 세계질서는 각자도생 채제로 가고 있거든요.
동맹도 중요하지만 동맹만 믿는다고 해서, 독일도 동맹 믿고 있지만 미군 바로 빼거든요,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보면 남북관계에서 어느 정도 자율적인 여지는 만들어놔야만 이 국제질서 속에서도 우리 자율성이 행사가 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사실 선도적 남북관계, 선도적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라는 게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돌파구를 만들어놔야만 한미관계, 남북관계에서 여지가 생길 수 있는 거죠.
[앵커]
올 초라고 하셨던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미국에 의존하지 말고 우리끼리 돌파구를 찾아가자고 했던 내용인데요. 북한이 응할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조한범]
지금 북한이 원하는 건 말씀드렸지만 상황의 파국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중국은 코로나 사태로 여유가 없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관심이 없거든요. 그러면 저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 남북관계마저 파탄이 난다고 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북한이거든요. 그러니까 명분과 실리입니다, 김여정 입장에서는. 적당한 명분과 실리가 주어진다고 하면 안 나올 이유가 없죠. 왜냐하면 곧 북한이 당 창건 75주년 대행사거든요. 올 태양절 행사 때 자기 할아버지 묘소에 자기는 매년 갔지만 못 갔거든요. 그다음에 최고인민회의도 못 갔어요.
그리고 지금 6월까지 평년 대비 공개행사가 거의 3분의 1로 줄어들었거든요. 갈 데도 없습니다, 사실. 그렇게 보면 지금 급한 건 북한이다. 매우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적당한 명분과 실리만 보장이 된다고 하면 남북관계를 마다할 이유가 없죠.
[앵커]
알겠습니다. 남북관계는 따지기가 어렵습니다. 북미관계도 있고 또 미중관계도 있고 그때그때 생기는 코로나19 같은 돌발변수까지 겹치니까... 아무튼 민족이 자주적으로 민족 자존의 길을 함께 찾아나가는 그런 길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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