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軍 '군용전지 사고' 사실상 방관·은폐

단독 軍 '군용전지 사고' 사실상 방관·은폐

2020.04.28. 오전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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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용전지 폭발은 군대뿐만 아니라 제조 공장에서도 발생해 그 위험성을 이미 업계에서도 알고 있지만, 정작 군은 사고를 덮고 숨기는 데만 급급합니다.

폭발 위험이 없는 신형 전지로 교체하는 사업도 5년째 표류하는 가운데 별다른 안전 조치도 없이 리튬 전지는 계속 쓰이고 있습니다.

이정미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2015년 10월 군용전지 생산 업체 공장에서 불이 났습니다.

리튬전지가 연쇄 폭발하면서 마치 전투라고 벌어진 듯 굉음이 쉴새 없이 이어집니다.

2017년에도 군용전지 생산 업체 공장에서 불이 났습니다.

군용 리튬 1차 전지의 폭발 위험성은 이미 업계에서는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배터리 판매업체 A : 지금은 안 나와요. 왜 그걸 못쓰게 했느냐 하면 그게 폭발력이 되게 커요. 리튬이라는 게 원래.]

[배터리 판매업체 B : (민간) 시장에 공급을 안 한 건 한 5년은 됐을 것 같아요." (폭발 사고 때문에?) "그런 것도 있고 성능도 좀 떨어져요.]

과거 국정감사를 통해서도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당시 군은 안전한 '공기 아연 전지'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국회에 밝혔습니다.

하지만 품질과 운용 적합성 검사까지 진행하고도 정작 교체 사업은 5년째 제자리걸음입니다.

그러는 사이, 지난해에는 군용 리튬전지를 쌓아 둔 창고에서 화재까지 잇따랐습니다.

군은 숨기는 데만 급급합니다.

[소방서 관계자 A (군용전지 화재 출동) : (군에서) 신고를 지연했어요. 보안상이라고 해서 자기들끼리 처리하려고 했는데 엄두도 안 나는 불을 자기네가 처리하겠다고 해서 다 태운 거죠.]

[소방서 관계자 B : 국가 기밀이라고 해서 (군에서) 정확한 리스트(화재 피해 규모)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군용전지 품질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도 의문입니다.

국방기술품질원은 전압과 무게를 재고, 낙하 실험 등을 통해 군에서 사용하기 적합한지를 검사한다고 밝혔지만, 정작 시험성적서조차 갖고 있지 않습니다.

[국방기술품질원 관계자 : 시험성적서 위변조 사건이 벌어진 이후에는 저희가 시험성적서를 안 받았어요. 말 그대로.]

국방규격에 맞는 성능 위주로 업체에 의존해 확인하다 보니 안전성 검사는 사실상 뒤로 밀려나 있습니다.

[안규백 의원 / 국회 국방위원장 : 리튬배터리는 폭발 위험을 내재하고 있는 만큼, 군은 철저한 품질검사와 안전성 평가를 통해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군의 방관과 은폐 속에 시한폭탄 같은 군용전지는 지금도 장병들 손에 들려있습니다.

YTN 이정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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