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코로나19로 유권자들 후보자의 스펙보다 문제 해결 능력 보게 돼

[생생경제] 코로나19로 유권자들 후보자의 스펙보다 문제 해결 능력 보게 돼

2020.04.17. 오후 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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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코로나19로 유권자들 후보자의 스펙보다 문제 해결 능력 보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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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김헌식 문화평론가,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코로나19로 유권자들 후보자의 스펙보다 문제 해결 능력 보게 돼.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트렌드 수다입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 나오셨어요.

◆ 김헌식 문화평론가(이하 김헌식)> 안녕하세요.

◆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이하 윤덕환)> 안녕하세요.

◇ 김혜민> 선거는 하셨고요. 개표 방송은 언제까지 보셨어요?

◆ 김헌식> 한 3시까지 봤습니다.

◆ 윤덕환> 저는 1시 반까지 봤습니다.

◇ 김혜민> 총선 결과를 두 분과 트렌드 관점에서 한번 나눠보려고 합니다. 먼저 총평을 들어보죠. 김헌식 문화평론가님.

◆ 김헌식> 저는 사실 이게 새벽 2시 반까지 봤는데 아침 6시에 보니까 뒤집혀있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거든요. 박빙의 승부가 굉장히 많았다는 거예요. 그래서 사실 이게 이겼다, 졌다고 이야기하기보다는, 박빙의 승부라는 것은 결국 진 쪽에도 상당히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면 또 그분들을 어떻게 수용하고 아우를 것인가 하는 측면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압승이라고 민주당 같은 경우 저는 어떻게 생각하냐면, 굉장히 부담승이다. 그래서 실제로 당직자들을 포함해서 굉장히 책무감을 많이 느낀다고 이야기했거든요. 그래서 경제 정책을 포함해서 과연 국민들이 원하시고 수용할 수 있는 방안들을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가 관건이 된 것 같습니다.

◇ 김혜민> 힘을 많이 갖게 된다는 건, 그만큼 책임도 커졌다는 이야기니까요. 우리 윤덕환 이사님은 어떻게 보셨어요?

◆ 윤덕환> 저는 설마가 현실화된 선거. 과거의 경험으로 현재를 설명할 수 없는 첫 선거가 됐다고 봅니다. 연속된 선거에서 이렇게 이긴 적도 없었고.

◇ 김혜민> 4번을 이겼죠.

◆ 윤덕환> 그리고 이렇게 많은 의석을 차지한 적도 없었기 때문에. 이게 사실 흥미로운 점은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렇게 나온 결과를 읽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설마 이렇게 되겠어? 라고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실제로 이렇게 나오니까. 저도 아침에 일어나서 깜짝 놀랐어요. 아침에 보고. 1시쯤 볼 때랑 달라져서.

◇ 김혜민> 그랬군요. 사실 저는 좀 일찍 잤어요. 저도 보도 채널에 있으면서 선거를 많이 치렀잖아요. 제가 보고 있는 게 아무 소용없다는 걸 알아서 저는 일찍 자고 일어나서 결론만 봤는데 그렇게 엎치락뒤치락 했었군요. 그런데 후보 개개인은 그럴지 몰라도 사실 압승한 거잖아요? 여당이. 여당 압승까지는 이사님은 예상을 못 하셨던 거군요. 그러면 여당이 압승했기 때문에 갖고 있는 의미가 있다면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 과거와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고 했는데 그게 바로 코로나19입니까?

◆ 윤덕환> 정치가 기본적으로 생활 안에 들어왔기 때문에 사람들의 높은 투표율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지만 2016년도 이후에는 자신의 정치적 행위가 일상생활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사람들이 각성하게 된 것 같아요. 그게 가장 강렬하게 다가온 것이 코로나19. 정부 시스템이 나를 실제로 보호해줄 수 있다는 생각할 수 있게 된 거죠. 제 지인 중 한 분은 정치와 전혀 관계없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여서 거의 성당에서만 생활하시는. 정치는 스펙 좋은 사람들을 뽑는 정도로만 피상적으로 생각하시다가 이분이 평소에 불안이 좀 높으신 분이었거든요. 그런데 정부의 방역이나 실제로 전화해보고 대처하는 것을 보고 시스템에 대한 굉장한 신뢰를 갖게 되었다고 해요. 실제 정치가 일상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사람들이 각성하게 돼서 정치적인 관심이 높아진 것과 실제로 관계가 있어 보입니다.

◆ 김헌식> 이 코로나19가 터졌을 때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것은 IF였습니다. 코로나19가 판세에 영향을 미치겠다고 예상을 했고, 그런데 그때 신천지를 포함해서 일부 지역에서 확 확산이 되니까 부정적으로 전망했던 측면이 있었거든요. 초기에는 소소하게 전염됐기 때문에 괜찮겠다고 했는데 확 퍼지니까 이때 좀 우울하게 판세를 전망하는 그런 측면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일부에서 지역주의가 더 강해졌다고 이야기하는데 저는 그런 것보다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판세를 갈랐다고 봐요. 그런데 서울과 수도권 등 도시 지역에 코로나에 대한 심리적인 의식이 전혀 달랐어요. 도심 지역에 특히 밀집 지역이기 때문에 전염 위험성이 상당히 높아서 실제로 통계 데이터도 그렇게 만들어졌거든요. 그런데 거꾸로 방역을 잘했기 때문에 유권자가 많은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일정 정도 더 앞서게 됐다는 것이고. 지역을 보면 서울이나 경기도, 세종, 아산, 천안 등은 다 민주당 쪽으로 줬거든요. 거기가 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이 많았던 곳이라서. 상대적으로 도시지역이 좀 아니었던 지역은 코로나19가 그렇게 굉장히 충격을 주는 것을 못 느꼈다는 분석도 있어요.

◇ 김혜민> 수도권이 선거에 중요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었고, 꼭 이번 선거만은 아닌데 말씀하신 대로 대구 지역을 예로 들면,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는데 여기는 또 미래통합당이 다 가져갔어요. 이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 김헌식> 제가 투표구를 잘못 찾는 바람에 여러 곳을 옮기면서 보다 보니까 독특한 현상을 봤는데. 연령대가 높은 분들이 상당히 많으셨고요. 그분들이 짜증을 내고 굉장히 다른 행동들을 많이 하셨어요. 이건 무슨 얘기냐면 이번에 결집을 많이 하신 거예요. 그리고 대구, 경북 많이 말씀하시는데 그쪽 지역도 결집을 많이 했고요. 그리고 유시민 이사장이 180석 발언을 했거든요. 그것이 또 보수 세력을 일정 정도 뭉치게 만든 요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말씀하신 것처럼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하긴 했지만 특정 지역 같은 경우는 오히려 위기감 때문에 똘똘 뭉쳐서 박빙 지역이 굉장히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두 가지라는 거죠. 하나는 코로나19를 통해 정치적 영역의 실효성을 많은 유권자들이 느끼면서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정당이나 지역적 색채라는 것이 남아있다. 그런데 아마 전자의 힘이 더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선거 결과가 나왔던 것 같은데. 여기까지 두 분의 얘기를 듣고. 사실은 40대가 굉장히 많은 유권자였다고 해요. 40대가 70년대 생이고 이른바 X세대입니다. X세대가 우리나라에 불어넣은 상징적인 의미들이 있잖아요. 이거 투표 결과와 좀 연관 지을 수 있을까요?

◆ 윤덕환> 40대라고 하면 정확히 2020년 기준으로 만 40세부터 49세까지는 80년생부터 71년생까지입니다. 이 세대의 가장 중요한 경험이 97년의 IMF 시절이거든요. 그런데 97, 98년 구제 금융 시절이라는 게, 이 40대 세대에게 어떤 경험을 주냐면. 이 경험이 중요한 게 40년대생, 그때 상업화 세대를 은퇴시켰어요. 그리고 70년대생 이후 세대의 신규 취업을 막았습니다. 그러면 누구를 가장 강력한 수혜자로 뒀나. 60년대생들을 이 경험이 가장 강력한 수혜자로 뒀어요. 이 내용이 불평등 세대라는 책을 쓴 이철순 교수 책에 나오는데 그때가 60년대생이 30대 후반이니까 회사에서 제일 일 잘하는 친구만 남겨놓고 정리를 해야 하는데.

◇ 김혜민> 그러니까 나이 많은 40년대 생들은 나가고 너무 어린 친구는 뽑지 않고 중간 간부 정도.

◆ 윤덕환> 그렇죠. 가장 일을 잘할 수 있고, 효율성이 높은 세대가 살아남았는데 그게 이른바 486세대가 수혜를 가장 많이 받았고 하다 보니까 지금의 40대들은 일상적인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이 있어요. 그러니까 불안감을 가지고 이후에 소비 행동이나 이런 걸 해왔는데 공교롭게도 98년도의 위기를 가장 빨리 헤쳐나갔던 정부가 김대중 정부였기 때문에 실제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한 간접적 경험을 해본 적이 있죠.

◇ 김혜민> 진보 정권을 통해서.

◆ 윤덕환> 물론 IMF를 헤쳐나간 방식 자체에 대해서 논쟁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논쟁이 많은데 그건 다른 논제로 빼더라도 그 강렬한 경험들이 실제로 국가 운영 방식에 대한 상당한 경험을 가지게 된 거로 생각되고요. 그래서 아마 정부 정책의 문제는 실제 문제 해결 능력에 포커스를 두는 의사 결정을 하지 않았을까.

◇ 김혜민> 그러니까 우리가 X세대라고 하면 문화적인 요인만 우리가 생각했는데 이사님 말씀은 X세대가 진보 정권의 문제 해결 능력을 직접 느낀 세대다. 이게 정치적인 진보 정권에 대한 신뢰나 이런 것들에 영향을 많이 미쳤겠네요. 평론가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헌식> 사실 기존의 이전 세대, 80년대 학번 세대, 90년대 학번 세대 이렇게 나눌 수 있어요. 대체적으로. 그런데 사실 정치적 아젠다가 많았기 때문에 그쪽 세대는 정치 세대다. 이렇게 얘기하고 그 이후 세대는 그런 게 덜 하기 때문에 문화적인 부분이 더 드러나서 문화 세대라고 이야기를 하지. 사실 엄밀하게 나누기는 좀 어려운 점이 있죠. 그런데 이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2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어요. 졸업할 시점에 취직이 정말 하나도 안 되는 거예요. 뽑지를 않았어요. 그래서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닥치는 대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2가지가 있을 수 있죠. 하나는 어떻게든 한 곳에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다는 거예요. 그런 자신감이 있을 수 있는 것이고. 그때 김대중 대통령이 울먹이면서 앞으로 모진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그 문제가 비정규직 문제였어요. 그때 이후로 비정규직이 엄청나게 확산됩니다. 그래서 IMF 세대라고 하는 세대가 취직했을 때 비정규직 문제를 온몸으로 느끼기 시작하는 거죠. 지금은 더 많이 심화됐지만 그런데 그중에서도 그때는 중요했던 게 비정규직으로 생활을 하면 정규직화가 됐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예 처음부터 비정규직으로 고착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 40대 같은 경우는 양쪽을 다 경험해 본 상황이죠. IT나 아날로그의 정서들 그 2개를 잘만 하면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잘못하면 양쪽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좀 낀 세대라고 얘기하는 측면에 여기서 발생하는 거죠.

◇ 김혜민> 지금의 50대들, 486세대라고 말하는. 학생운동을 했고 본인들이 민주화 운동에 다들 크거나 작거나 경험이 있단 말이에요. 이 사람들이 기성세대들이 된 거예요. 그런데 지금의 50대는 예전의 50대와 정치적 배경도 다르고 역사성도 다르기 때문에. 그리고 이분들이 진보정권에 표를 많이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변화한 50대.

◆ 윤덕환> 맞아요. 그래서 조사를 해보면 지금의 50대가 정형화되지 않아요. 60년대 후반생들은 학생운동 경험을 강렬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50대에 편입되면서 50대는 진보적인 의견이 굉장히 균형 있게 나와요. 지난번 선거에 비해서. 그리고 이게 소비와 조금 관련돼서 이야기를 드리면, 뭘 산다는 것은 자기가 부족한 것을 사거든요. 자기가 있는 것을 사진 않아요.

◇ 김혜민> 예전 어르신들이 그러셨죠.

◆ 윤덕환>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소비는 결핍이 있어야 하는 건데, 세대 단위로 하면 너무 큰 이야기지만 크게만 얘기를 하면 지금의 50대 중후반은 물질적으로 아주 큰 결핍이 있어요. 어린 시절 60년, 70년대만 해도 굉장히 가난한 시절을 겪었기 때문엔 이분들이 물질적인 것에 강한 집착이 있어요. 그래서 부동산이나 자산 등에 대한 굉장한 집착이 있는데. 40대, 그러니까 40대의 결핍이 어디 있는가. IMF 경험에 있는 거예요. 자기 계발 욕구가 가장 강한 세대가 이 세대입니다. 그래서 이 불안전성을 메꾸기 위해서 가족 간의 관계도 제일 좋아요. 자녀와의 관계가 50대에 비해서 훨씬 좋고요. 그래서 이 두 가지가 이 세대의 취향이나 문화적 성향도 굉장히 여러 가지 넓기도 하고. 이게 40대를 설명하는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 김헌식> 50대 같은 경우 소유, 왜냐하면 결핍이 있기 때문에. 정신분석학적으로 저장 심리가 있는 것이죠. 자기 소유화하는. 그것이 권력 욕심일 수도 있고, 지위 욕망일 수도 있고, 정치에 대한 관심일 수도 있고요. 그런데 40대부터는 그때 당시 경험했던 게 더 이상 조직이 지켜주지 않는다는 거예요.

◇ 김혜민> 그래서 자기 계발에 앞서가는 거죠.

◆ 김헌식> 그렇죠. 그리고 언제든지 바꿔서 갈 수 있다는 것이고 반대로 조직에 대한 충성보다는 자기 가정, 이런 것을 더 하게 되면서 자녀와 더 놀고, 또 자녀에 대한 관심, 이게 또 자녀에 대한 교육으로 가는데 자녀에 대한 관심이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방식으로 가게 되죠. 최근에 보니까 이 소유와 관련해서 40대는 렌털 서비스에 관심을 많이 보인다는 거예요. 40대가 일정 정도의 새로운 경제 소비의 관문 역할을 비슷하게 하는 것들을 많이 하지 않나. 그런 점들이 덜 부각됐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이 이야기를 이번에 선거에 나가셨던 분들이 잘 들으셔야 해요. 왜냐하면 이런 걸 분석해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살 수 있는 전략을 할 수 있는 거거든요. 예를 들어 확성기 들고 트로트 음악을 바꿔서 선거운동 하는 게 지금은 안 먹힌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저희 얘기를 잘 새겨들으시고, 혹시 낙선하신 분들이 있다면 심심한 위로를 드리고요. 저희 방송을 들으시면서 전략을 잘 짜셨으면 좋겠고. 저는 미래통합당 같은 경우에도 이번에 전략이 없었다. 전체를 컨트롤하고 아우를 수 있는 정치적 전략. 아니면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는 이런 트렌드 전략.

◆ 김헌식> 그러니까 저는 문화적 관점이 전혀 없었다고 보고. 문화 지체 현상의 전형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전에 한 번 말씀드렸어요. 핑크색만 바꾼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고 오히려 역작용이 일어났던 측면이 있고. 심지어는 세월호를 비난하고 지역주의를 옹호하는 발언. 그리고 사실 저는 이번에 많은 미통당 후보들이 떨어졌는데. 그분들의 특징은, 저는 그분들이 스마트하고 굉장히 능력 있고 다 아신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집토끼 전략으로 자기 유권자들이 이런 것을 좋아하겠지 라고 해서 그런 발언들을 했는데 그것이 더 이상 시대적으로 요구하지 않는 발언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차라리 그냥 발언을 한다고 하더라도 진심을 섞어서 발언했다면 이런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해요.

◆ 윤덕환> 저는 개인적으로 선거에서 가장 관심 있게 본 게, 카리스마 리더십이 없었어요. 비밀스러운 리더십이라는 것이 최소한 한국 사회에서는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난 선거의 핵심적인 분위기가 현장 선거가 아니라 검색 선거로 바뀌었거든요. 그러니까 색소폰을 부르며 멋있는 모습을 보인다거나 스티브 잡스처럼 프레젠테이션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그 이미지 잔상의 효과가 굉장히 짧게 끊어져요.

◇ 김혜민> 왜냐면 계속 짧게 나오니까요.

◆ 윤덕환> 계속 검색이 되고 내용 사실 여부가 검증 가능한 수준까지 찾아보기 때문에. 특히 요즘은 집에 있으니까 시간도 많잖아요. 그러니까 이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이라는 것이 지속 가능하지 않아요. 이것을 놓치면 이미지 선거라는 것은 충분한 콘텐츠가 기반이 됐을 때 하는 겁니다.

◆ 김헌식> 그게 이번에 코로나 사태에서 외신이 정확하게 짚은 내용이거든요. 정은경 본부장이 왜 주목받았냐면, 트럼프나 아베처럼 아니면 시진핑처럼 카리스마 리더십으로 보여준 것이 아니고. 정확한 데이터에 바탕을 두고 위기관리 능력을 차분하게 보여줬고, 거기서 신뢰를 얻었다는 것이 있거든요. 그런데 트럼프처럼 속이고, 또 일본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렇다 보니까 지금 확산되면서 수습할 수 없는 상황이 됐는데, 이건 문화적으로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이미 나온 거예요. 혼자만의 카리스마 리더십이 아니고 영웅이라고 하더라도 자기의 약점과 강점들을 상호 보완하면서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형태로 갔어야 하는 것을 이미 영화계에서도 보여줬는데, 정치가 오히려 그것을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니까 당연히 이거는 패배. 카리스마 리더십의 어떤 붕괴, 협치 리더십의 확실한 인증이 이번에 이루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카리스마 리더십이 결국은 우리 사회 문화에서 결국은 가부장적 리더십인데. 아까 40대가 가족을 중요시한다고 하셨잖아요. 지금 40대의 아버지상도 많이 바뀌었거든요. 예전처럼 수직적이지 않아요. 수평적입니다. 그리고 그런 아버지 밑에서 자란 10대들은 더더욱 그렇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 트렌드를 잘 분석하셔야 정치 전략을 잘 세울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그 얘기는 결국 국민의 마음을 국민의 눈에서 좀 읽으라는 거예요. 부탁드리겠습니다. 한 가지만 더요. 이번에 18세부터 선거했잖아요. 고등학생이 3만4천 명이었어요. 그런데 18세부터 20대 초반은 또 보수가 오히려 됐다. 오히려 보수적이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구체적으로 이 사람들이 어느 성향의 정당을 찍었는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런 얘기가 있어요.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오히려 18세, 20세, 20대들의 보수화에 대해서.

◆ 김헌식> 저는 사실 90년대생에 관련한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요. 그런데 저는 청소년기에 어떤 교육과 담론, 뉴스를 포함해서 정치 권력이 어떤 행태를 보이냐에 따라서, 평생 세대적인 문화 가치관이 계속 간다고 봐요. 저는 감히 말씀드리는데, 조주빈을 보면서 잘못된 청소년기의 정치 담론과 맞물린 친구들이 나중에 괴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했어요. 그 세대는 묘한 가치관을 갖고 있어요. 예를 들어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때 돈이 되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담론들이 있었어요. 심지어는 경영학과 수업에서 그런 얘기가 많이 나왔어요. 투자와 투기의 구분이 안 돼. 그래서 이번에 조주빈이 인터뷰했잖아요. 양심의 가책은 느끼지만 나는 돈이 된다고 하면 총을 쏘겠다. 텔레그램? 돈을 벌 수 있는 공간인데 내가 잡히지 않으니까 나 잡아봐라 이렇게 했거든요. 아까 50대 관련해서도 도덕적 우월성을 조심하셔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새로운 10대들 같은 경우도 새로운 디지털 문화에 우리만큼 아는 사람이 없다는 우월 의식이 있어요. 그러면서 텔레그램을 통해서 N번방에 돈으로 남을 착취하고, 자기보다 약자를 괴롭히고. 그것이 충분히 새로운 꼰대 보수, 꼰대 세대가 디지털 환경에서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투명해야 하고, 공개해야 하고, 죄를 저질렀으면 반드시 잡히고 처벌한다는 원칙을 세우지 않으면 똑같은 역사가 반복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투표 같은 경우에도 무조건 여당에서 젊은 세대는 우리에게 유리할 것이다? 아니죠. 그리고 정부가 180석이 저는 굉장히 우려스러운데. 만약에 이대로 도덕적 우월성이나 어떤 그런 것을 통해서 우리가 옳다는 식으로 50대 이상의 가부장적인 꼰대 의식이 나온다면 젊은 세대는 바로 냉정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고 자기들식의 행동 방식을 강화할 것이라는 거죠.

◆ 윤덕환> 저는 세대를 아우르는 1MF 급의 역대급의 공통의 경험들이 지금 20대는 많지는 않아요.

◇ 김혜민> 모두가 위기를 맞이하고 함께 극복한 경험이 없다.

◆ 윤덕환> 게다가 이 친구들의 특징 자체가 SNS 네트워크로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경험들을 오프라인에서 찐하게 감정이 오가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세대가 아닙니다. 다만 저희가 조사해보면 독특한 건, 96년생, 97년생들은 진보적이에요. 97년생이 어제 세월호 6주기였지만, 동년배들이에요. 그 당시에 같은 고등학교 시기를 겪은 친구들에게는 굉장히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세대를 특정하려면 어떤 경험을 기억하고 있냐를 봐야 하는데. 그래서 20대를 접근할 때는 굉장히 다양한 층위를 지지할 수 있는 테마가 무엇인지를 찾아내야 한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세월호라는 경험 때문이라도 96년생 이후 이 세대는 상당히 진보적인 태도를 취해요. 그런데 96년 초반생들은 의외로 아직 사회적인 경험 직전의 세대,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오히려 진보적인 측면이 있어요. 자기가 사회에서 맞닥뜨린 현실 문제를 인식하게 되면서 정치적 관심사가 같이 올라가기 때문에 지금은 20대의 경험들이 어떻다고 재단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 김혜민> 지금 세월호 말씀도 하셨지만, 저도 그랬지만 그 당시 부모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 아까 말한 대로 동년배인 사람들한테는 선거 막판의 세월호 막말이 굉장히 큰 아픔으로 왔고 꼭 그게 부모가 아니더라도 많은 국민들의 아픈 상처였기 때문에 세월호 막말이 굉장히 크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 윤덕환> 2014년 8월에 저희가 조사한 게 있는데 그때 세월호 부모 세대, 40대 후반부터 50대까지는 애도 반응 때문에 소비든 뭐든 다 안 했어요. 그런 식의 어떤 경험들을 공유했는가가 중요한 정치적 판단의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 김헌식> 사실 그때 확산해야 했던 게 뭐였나면 그때 당시 많은 임상 심리전공자들이 팽목항으로 갔어요. 가서 세월호 유가족들 심리 상담을 많이 했었거든요. 근데 정의신박사가 이야기하는 거는 전문가들의 임상 심리 상담은 전혀 의미가 없었다는 거예요. 한국인 부모들이 이런 심리라는 거죠. 애가 저렇게 됐는데 내가 어떻게 건강해지려고 심리 상담을 받겠는가 하면서 다 거부했다는 거예요. 그런 심리가 있을수록 그런 마음들이 학생들에게 전해졌다고 하면 그 세대들은 기성세대한테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그런데 정말 국가 정책 혹은 위정자들이 너무 잘못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반발심리가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코로나19도 지금 세대의 친구들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가 정말 중요하다고 봐요. 만약 유럽 특정 국가처럼 약자들은 어떻게 할 수 없으니까 내버려 뒀다고 하면 젊은 세대가 어떤 마음을 가졌을까요? 지금 사실 코로나19가 덜 퍼지게 된 거는 온라인 개학을 포함해서 본격적으로 개학과 개강을 안 했기 때문에 덜 퍼진 감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세대들의 마음, 그리고 앞으로도 그 친구들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예를 들면 2020학번은 지금 최고 우울한 세대예요. 그래서 젊은 층의 그런 어떤 것 때문에 일정 정도의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는 것들을 계속 선의지로 공유하는 노력들이 나중에 정치로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은 거죠.

◇ 김혜민> 네. YTN라디오 생생경제 토론 아니고 수다, 오늘 트렌드 편입니다. 5622님께서 20대가 보수화된 것과 조주빈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보수 뽑으면 나쁜 거예요? 하셨는데.

◆ 김헌식> 저는 20대가 보수화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전반적으로 그런 성향이 형성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요. 조주빈을 얘기하는 것은 잘못된 가치관이 어떤 보수의 탈을 쓰고서 범죄를 저지른 것을 합리화할 수 있다는 것을 얘기하다 보니까 극단적인 사례를 들게 됐네요.

◇ 김혜민> 지금 여러분들께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보수가 나쁘다, 진보가 좋다, 이런 선악의 개념이 아니라 세대별 정치 성향, 우리가 개개인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그 방향성에 대한 원인들을 나름대로 전문가를 통해 분석하고 있는 거니까 오해는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투표율이 굉장히 높았어요. 사실 투표는 당연한 권리지만 투표율이 이렇게 높았던 것은 처음이고. 투표율에서 읽을 수 있는 트렌드가 있을까요?

◆ 윤덕환> 투표율이 이전에는 사전선거와 본 선거일의 선거와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전문가들이 많았거든요. 물론 이제 이게 몇 달 후에 다 분석이 돼서 나오겠지만 지금 추론하기로는 사전 선거 결과와 본 투표날의 결과가 상당히 많은 차이가 날 가능성이 크다. 이게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이야기입니다. 기본적으로 본 선거는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받으면서 사전 선거 투표율을 보면서, 그리고 사전 선거 이후의 며칠 동안을 보면서 본 선거의 태도를 바꾸거든요. 사전 선거는 자신들의 태도가 준비된 사람들이 하는 거예요. 당일에 무슨 일이 있어서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실제로는 당일에 집에 있더라도 사전에 이미 태도가 안 바뀔 사람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전 선거의 분위기는 사전 선거가 다 반영한다고 보는 거고요. 그 분위기를 보고 다시 의사 선택을 2, 3차를 거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결과는 이번 결과에서는 상당히 다를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리고 높은 선거율은 기본적으로 정치적 효능감이 높아진 거죠. 2016년, 17년 이후 내가 거리에서 시위를 하든 어떤 정치적인 행위를 하든, 이런 과정들이 내자 일상적인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세대별로도 많아진 거예요. 이전에는 50대, 60대, 70대들이 워낙 많았지만 2-30대들도 살면서 정치에 의한 피드백을 많이 경험하는 거죠. 그래서 이런 직접적인 정치 행위가 많아졌다고 봅니다.

◆ 김헌식> 여기에 관련해서 사전 투표율이 본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지 관련해서는 논문이 많아요. 그런데 논문도 사실 의견이 다양해요. 영향이 있다, 없다, 정치적 이슈 때문에 좀 더 관심을 가질 뿐이지 제도 자체가 증가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찬성 편, 반대편을 비롯해서 다른 요인까지 여러 가지 설이 있어요 그런데 저는 이번에 코로나19 때문에 변수가 있어서 이게 어떤 정치 참여 의사와 과연 얼마나 분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처음에 들었거든요. 그런데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는 정치 참여 의식이 굉장히 높아졌고, 연령대가 높으신 분들 경우에도 불편해도 투표장에 나오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 사회가 갈수록 새로운 정치 문화를 가진 세대가 성장하고 있어요. 성장하니까 기존 기성세대가 긴장을 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지금 51:49 이렇게 가고 있어요. 문화가 지금 교차하고 있다. 그래서 아마 다음 대선까지도 이런 현상은 격화할 가능성이 높고요.

◆ 윤덕환> 정말 중요한 패러다임이 기존에는 굉장히 좋은 스펙이나 나와의 관련성에 따라서 투표하는 경향이 꽤 있었어요. 저희가 조사해보면. 그런데 코로나 이후에 어떤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평가 기준은 문제 해결 능력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실제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을 뽑았다고 해서 코로나19가 없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이 과정이 사람들의 정치적인 효능감이 높아지는 과정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캐치 프레이즈와 이슈 하나를 잡는 것도 대단히 신중하게 해야 한다.

◇ 김혜민> 그렇겠네요. 말씀하신 대로 코로나19 이후에는 후보자 스펙보다 문제 해결 능력을 많이 볼 테고. 앞으로 더더욱 정치적 효용감을 많이 느낀 사람은 그럴 가능성이 크니까 캐치 프레이즈도 예를 들면 상대방을 헐뜯거나,

◆ 윤덕환> 저 사람은 안 되니까 갈아보자, 이런 건 안 된다는 거죠.

◇ 김혜민> 구체적으로 내가 임기 내에 뭘 하겠다.

◆ 윤덕환> 그렇죠. 어떤 식의 대안이 있다는 걸 내놓지 않으면 쉽지 않죠.

◆ 김헌식> 그러니까 앞서서 젊은 보수 이야기 나왔는데 저는 그런 프레임 자체가 거부되어야 한다고 봐요. 질문이 그렇게 나왔기 때문에 답할 수 있는 맥락이었는데 말씀하신 대로 실용적인, 현재 닥친 문제에 대해서 어떤 대안을 내세울 거냐.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해왔는데 그것이 어떻게 효과를 미치냐에 대해서 판단하지.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그게 굉장히 강해요.

◆ 윤덕환> 면밀하게 보면 보수 야당 쪽이 크게 패배한 것을 자세히 뜯어보면, 못 살겠다고 갈아보자 라고 하면 당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내놓아봐라, 이렇게 했을 때 사실 뚜렷하지 않았어요.

◇ 김혜민> 자기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군요.

◆ 윤덕환> 그러니까 대안적 비판은 있을 수 있는데, 그 비판에 대해서 유권자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충분한 대안들, 이것이 있었다면 투표 결과는 좀 달라졌을 거라고 봅니다.

◆ 김헌식> 그래서 이번에 선거송 같은 경우에도 많은 사람들이 사랑의 재개발을 굉장히 선호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가사 때문에 그랬거든요. 싹 다 갈아엎어 주세요 라는 가사 때문이었는데. 야당 쪽에서는 그냥 그 가사대로 했어요. 그리고 여당 쪽에서는 싹 다 1번으로 찍어주세요 라고 했거든요. 그러면 싹 다 갈아주세요는 옛날 프레임인 거죠. 뭘 새롭게 하는데?

◆ 윤덕환> 그렇죠. 그 프레임으로는 예전에는 설득이 가능했는데 왜 지금은 설득이 안 되냐. 코로나19 때문입니다. 만약에 그게 갈아보자 하면 시원하잖아요. 한번 싹 갈아보고 시원한데, 이 시원함이 유지되려면 내 안전이 담보돼야 해요. 저 대안 세력에게 맡겨도 그쪽에서 방역이 더 철저하게 하고, 전염이 더 확산이 안 되고 실제 내가 일상에서 느끼는 전염병의 위험들을 저 대안 세력이 탈출하게 해주는가. 내 위험이 담보되지 않을 때 대안 교체라는 것이 사실 쉽지 않습니다.

◆ 김헌식> 저는 이번에 코로나 방역하면서 잘 잡았다고 생각했어요. 그동안 질병뿐만 아니고요. 다 마찬가지로 진단해보면 처음에 잡음이 많고, 그럼 그걸 폐쇄적인 조직에서는 숨긴단 말이에요. 조직 연구할 때 오류 작동이 많은 조직일수록 나중에 그걸 수정해서 결국에 좋은 결과를 냈는데, 폐쇄적인 조직은 그걸 숨겨서 처음에는 확진자가 없는 것처럼 보이겠죠.

◇ 김혜민> 그런 국가도 많았죠.

◆ 김헌식> 그러니까 결국에는 의사 결정이 어느 날 그냥 어떤 문제 해결 능력이 아니고, 오랜 기간의 연구, 실무적인 경험 이런 데 바탕을 둬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토대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 무슨 안을 대충 가져가서 이게 해법이라는 식으로 적용하는 옛날 정책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는 게 이번에 확실하게 드러난 겁니다.

◇ 김혜민> 그러게요. 그리고 이번에 저는 또 의미 있었던 게 정말 세대교체가 됐던 것이 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우리 정치사에 삼김 시대 이후에 계속해서 꼽혔던 그분들이 투표로 자연스럽게 물러나셨어요. 이것도 굉장히 의미 있는 게 아닐까 싶었거든요? 세대교체가 일어났다.

◆ 윤덕환> 세대교체가 유권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졌고. 정치인들의 세대교체가 유권자들의 세대교체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같이 간 현상인데. 왜 그러면 기존의 정치인들이 지속 가능할 수 있었냐, 제가 보기에는 제가 요즘 걱정스러우면서도 주목하는 현상 중 하나가 필터 버블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서 지금은 정보를 추천해줘서 보는 습관들이 있잖아요. 유튜브 같은 경우도 그렇고 알고리즘에 따라서 계속 비슷한 것만 보게 돼요. 이게 과잉 필터가 되어서 나에게 원하는 정보만 반복적으로 전달하는 현상이 있었는데 이게 좀 걱정되는데. 이게 유지되는 중요한 전제는 시간이 없어야 돼요. 그러면 추천하는 것만 보니까. 나한테 선호되는 것만. 그런데 지금 시간이 조금 있어요. 그러면 유튜브만 보는 게 아니라 객관적인 정보를 보게 되죠. 집에 오래 있으면 모바일만 보기 지겹거든요. 그러면 TV를 보게 되는데 실제로 지상파 TV 시청률이 최근에 많이 올라갔대요. 그렇게 되면 지상파 TV는 심의 과정이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균형이 있는 정보를 줘야 해요. 그러면 사람들이 내 주변의 정보만 모아서 주는 게 아니라 객관적 정보를 주기 때문에 정치적인 이슈도 고관여층이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정보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났죠.

◇ 김혜민> 그러니까 코로나19 때문에 집에 있으면서 자기가 보던 것 말고 다른 것도 보니까 정보가 다양해졌다는 거죠.

◆ 윤덕환> 또한 이 현상들은 정치인들은 자기 주변의 지지자들에게 피드백을 받다 보니까 이 효과가 어디까지 있는지 객관화가 잘 안 됐어요. 심지어 보수 야당의 경우는 지금 뒤집어보면 여론 조사 결과가 다 맞는데 안 믿거나, 샤이 뭐가 있다고 했는데 없어요.

◆ 김헌식> 심지어는 자기가 보는 유튜브만 보면 거기에 몇십만 명이 있기 때문에 에코 현상이 계속 일어나는 거죠. 저는 국회의원에 관련된 유권자들의 문화도 바뀌어야 하는 거예요. 구태 정치인들은 퇴출되어야 하는데 저는 국회의원에 대한 인식도 아직도 그런 게 남아 있는데. 중앙에 보내면 예산을 많이 따와서 우리한테 많이 보내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정치인들을 많이 찍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흐름은 그게 아니고 전반적인 상황, 법안도 많이 내고 정책 과정을 어떻게 프로세스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 유권자들이 새롭게 찍고 있기 때문에 과거에 예산 많이 따오는 국회의원을 지지하는 그런 모델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많이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혜민> 두 분과 이야기 나눠보니까 이번 총선이 정말 중요한 많은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선거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단순히 집권 여당이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게 아니라, 유권자의 세대교체 속에 정치도 세대교체 되는 것이 아닌가. 시대 흐름도 같이 바뀌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함께해주신 두 분 감사하고요. 한 달 후에 뵙죠. 고맙습니다.

◆ 김헌식, 윤덕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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