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말 타고, 셀프디스까지'...코로나 선거, 튀어야 산다?

[앵커리포트] '말 타고, 셀프디스까지'...코로나 선거, 튀어야 산다?

2020.04.03. 오후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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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도 마스크 써야 하고, 신나게 로고송을 틀 분위기도 아니고, 대규모 유세도 제약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번 선거운동, 어느 때보다 각종 아이디어가 속출합니다.

말을 타고 대로를 행진하며 손을 흔드는 사람, 인천 서구을에 출마한 무소속 이행숙 후보인데요.

잔 다르크 복장까지 갖춰 입고 '기마 출정식'을 열었습니다.

미래통합당 공천을 받지 못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단기필마', 즉 혼자서 한 필의 말을 탄다는 상황을 강조한 겁니다.

말은 승마장을 운영하는 지인이 빌려줬다고 하네요.

일단 눈에 띄자는 전략, 무소속 후보와 당내 약세 지역에 나선 후보에게 더 절박해 보입니다.

무소속 이용주 의원의 선거 운동원은 공룡 옷을 입었습니다, 이름에 용이 들어간다는 걸 착안한 거고요.

민주당의 험지인 대구 달서병에 출마한 김대진 후보, 자신의 모습을 본뜬 대형 풍선 인형을 등에 메고 선거운동을 진행합니다.

시선을 끌고, 의미까지 담기면 더 좋겠죠.

굴착기 유세 차량, '갈아엎자! 불평등!'이라는 문구도 보이는데요, 민중당 편재승 후보.

건설노동자라는 특성을 살린 겁니다.

같은 당의 농민 비례대표 후보는 트랙터 유세에 나섰습니다.

코로나19로 대면 유세가 쉽지 않다 보니 다양한 대안도 나오는데요.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후보는 선거사무소 외벽에 4m 크기로 만들어진 QR코드를 넣었습니다.

코드를 휴대전화로 인식하면 후보의 이야기가 담긴 영상이 나옵니다.

온라인 공략에도 후보들은 사활을 겁니다.

지금 보는 영상 속 얼굴, 교섭단체 원내대표까지 지냈던 미래통합당 오신환 후보입니다.

이런 다양한 표정을 짓는 국회의원 보기 힘든데, 오 후보가 배우 장동건 씨와 대학 동기죠, 실제 연극배우 출신입니다.

철저히 망가지는 이른바 B급 감성으로 젊은 유권자 표심을 잡으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민주당 최재성 후보의 온라인 영상입니다.

학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사를 뜻하는 '일타강사' 콘셉트를 기호 1번과 연계해 들고나왔습니다.

익살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는데요.

여러 후보들, 영상물 속에서 자신을 스스로 낮추는 셀프 디스까지 마다치 않습니다. 내용 들어보시죠.

[최재성 /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튜브 최재성TV 中) : 국회의원은 모든 분야에 입법도 해야 되고 정책도 해야 하니까 다 장착이 돼 있어야 해. 그런데 병아리 머리만 하면 그게 다 들어가겠어? 선생님 머리 보이지? 문정동에서도 다 보여, 123층에서도 다 보여. 좋잖아. 머리가 커야 한다….]

[유권자 (유튜브 오세훈TV 中) : 공약도 아닌데 왜 급식을 왜 걸어 가지고…. 결과적이 아니라 바보 멍청이야….]

선거운동, 눈길을 사로잡는 게 중요하지만 빈 수레가 요란하면 안 되겠죠, 내실이 필요합니다.

곧 주말입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속, 내 지역 일꾼 공약 한 번 더 꼼꼼히 살펴보는 일, 저부터 해보겠습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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