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들도 헷갈리는 '당 이름'...'2대2 대결' 고착화

대표들도 헷갈리는 '당 이름'...'2대2 대결' 고착화

2020.03.29. 오전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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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4월 총선에는 새로운 선거제인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처음 적용됐지만, 지금 돌아가는 걸 보면 정반대 상황입니다.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통합당이 대놓고 위성정당을 만들어 경쟁하면서 오히려 이전보다 양당 구도가 더욱 굳어지고 있습니다.

이대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제 좀 입에 붙었지만 황교안 대표에게 당 이름은 오락가락 그 자체였습니다.

심지어 학수고대하던 미래통합당 출범식 때도,

[황교안 / 미래통합당 대표 (지난달 17일, 출범식) : 그래서 우리 '미래한국당'은 누가 만든 정당이 아니라 국민께서 만든 국민의 정당입니다. 여러분!]

자신의 후보 면접을 마친 뒤에도,

[황교안 / 미래통합당 대표 (지난달 20일) : 반드시 이번 총선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이 이길 겁니다. 반드시 이기겠습니다.]

구분하기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습니다.

뒤늦게 위성정당을 창당한 민주당의 이해찬 대표는 이제 시작입니다.

[이해찬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25일) :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민주당 당원들이 전 당원 투표 통해 참여한 유일한 연합정당입니다. 잘못 읽었네. 다시 할게요.]

이 정도면 당 이름 헷갈리는 건 적어도 여의도 정가에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정도입니다.

'꼼수', '위장 계열사'와 같은 비판이 쏟아지자 처음엔 양당 모두 조심스러운 입장이었지만 이제는 대놓고 '형제당'이니 '자매당'이니 하면서 적극적으로 끌어안습니다.

국민의 뜻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취지를 살리는 건 고사하고 오히려 거대 양당 구도가 이전보다 더욱 확실해지고 있습니다.

민주당에는 열린민주당이라는 큰 변수가 있긴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 대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 구도가 확실히 만들어진 겁니다.

[권영길 / 정의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고문 (지난 11일) : 강도냐 도둑이냐의 논쟁밖에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당당해야 합니다.]

본인들도 헷갈릴 만큼 급조된 정당들로 두 지붕 한 가족, 또는 세 지붕 한 가족의 대결이라는 유례없는 선거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선이 아닌 차선이나 차악을 선택하는 찜찜함을 견뎌야 하는 건 결국, 우리 국민의 몫입니다.

YTN 이대건[dg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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