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더불어시민당 후보 검증 개입..."결국 친민주당 인사 공천"

민주당, 더불어시민당 후보 검증 개입..."결국 친민주당 인사 공천"

2020.03.20. 오후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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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실상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후보 선출 절차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민주당이 검증 인력과 시스템을 제공했는데 이렇게 되면 더불어시민당 후보에 민주당 성향 인사들이 공천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김대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김제선 희망제작소장 등 10여 명으로 구성된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며 후보자 선출 작업에 나섰습니다.

16~17명 정도 당선 가능한 걸로 예상되는데 민주당은 뒤에서 7자리를 가져가고, 앞 순위는 참여 정당 4곳과 더불어시민당 자체 공모 후보에게 배정되는 것을 일단 원칙으로 합니다.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에 검증 인력과 시스템을 모두 제공합니다.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공동대표는 원래부터 민주당의 시스템을 빌려오기로 얘기돼 있었다며 이미 민주당 파견 인력 2명 정도가 검증팀 구성 작업에 착수했다고 말했습니다.

민주당의 입김이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민주당도 이를 의식한 듯 겉으로는 일단 일정한 거리 두기를 하고 있습니다.

[윤호중 /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 우리 검증틀이 있으니까 그쪽에서 요청하면 우리 후보 자격 기준이 있잖아요. 그런 것에 따라서 검증은 해드릴 수 있다.]

검증 과정에서 소수 정당 추천 인사들의 문제가 발견될 경우 후순위의 민주당 후보들이 앞번호를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소수 정당에서 3배수로 후보를 추천하겠다는 게 더불어시민당의 입장입니다.

선거 결과가 예상보다 좋은 경우 민주당 후보들이 더 당선될 수도 있습니다.

[윤호중 /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 대개 (비례 의석이) 47명이면 과거 지난 20대에도 (비례 후보를) 30번대까지는 공천과 (후보) 등록을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이번에도 그 정도는 순위가 채워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처음 민주당에 비례연합정당을 제안했던 정치개혁연합은 더불어시민당이 자체 공모로 후보를 뽑는 건 결국 친민주당 인사를 공천하겠다는 것이라며 민주당과의 선을 끊겠다고 못 박았습니다.

[신필균 / 정치개혁연합 공동대표 : 민주화운동 원로들과 시민사회가 힘을 모아서 판을 깔았는데, 그 판을 바로 집권 민주당이 걷어차 버린 것이다. 민주당은 후순위 7석만 받겠다던 당초의 약속조차 어기고, 위성정당을 통해 친민주당 인사들을 공천하겠다는 의도까지 보이고 있다.]

정치개혁연합과 함께하기로 했던 미래당도 이해찬 대표의 사과와 함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을 즉각 해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처음엔 민주당도 후순위 7명만 가져가겠다면서 소수 정당 배려를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임박할수록 민주당의 입김은 강해지고 결국 비례대표 후보 전체가 친민주당 인사들로 채워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YTN 김대근[kimdaege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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