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입김 미래한국당 '움찔'...5명 이상 재심

통합당 입김 미래한국당 '움찔'...5명 이상 재심

2020.03.18. 오후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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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천 명단을 두고 모 정당인 미래통합당과 갈등을 빚었던 미래한국당은 결국, 당선 가능권 후보 순번을 손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통합당의 영입 인재가 비례 앞번호를 받지 못하자 반발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취해진 조치인데 다른 정당의 공천에 개입할 수 없다는 정당법 위반 소지도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승배 기자입니다.

[기자]
[황교안 / 미래통합당 대표 : 통합당에서 자체적으로 비례대표를 내도 되지 않느냐 이런 의견도 일부 지도부에서 얘기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가능합니다.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미래한국당의 공천 명단이 알려지자, 미래통합당은 황교안 대표까지 나서 즉각 반발했습니다.

통합당의 영입 인재들이 대부분 당선권 밖에 배치된 탓입니다.

결국, 미래한국당은 이틀 만에 5명 이상의 후보를 다시 심사하겠다며 공천 명단 수정을 결정했습니다.

앞번호를 받은 인사 가운데 지역에서 비위 사실이 폭로된 후보와 11개월 경력의 청년 변호사, 보수 유튜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운천 / 미래한국당 최고위원 : 지금 우리가 40명 뽑은 (비례대표 후보) 명단 중에 조금 문제가 있는 분이 있거든요. 그런 분을 포함해서 변화를 가져오는 그런 노력을 할 겁니다.]

이들이 배제되거나 뒷번호로 조정될 경우 그 자리는 통합당 영입 인재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큽니다.

대표적으로 윤봉길 의사의 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 등이 거론됩니다.

당초 5명은 너무 많다며 반발했던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도, 최고위원들과의 회의 뒤 재논의를 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습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에서는 이 정도 수준의 조치로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합니다.

통합당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은 5명만 조정할 게 아니라 아예 명단 전체를 다시 살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통합당이 뽑은 인재를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않고 의도를 가지고 밀어냈다고 판단한다는 겁니다.

현역 의원인 인재영입 위원도 한선교 대표가 너무 자기 정치를 했다고 비판하며 의도적으로 뒤통수를 친 것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한 편에선 이 같은 통합당의 노골적인 불만 제기가 다른 당의 공천에 개입할 수 없도록 한 정당법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통합당은 어떤 행위를 개입으로 볼 것인지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며 특정 후보를 넣어달라는 것이 아니라 의견을 전달한 것뿐이라며 책임을 피해갔습니다.

[심재철 /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 개입을 한다고 해서 저희가 표결권 갖는 건 아니잖아요. (우리당이 영입한 인재를 넣어달라 이렇게 요구하는 건) 우리들의 의견을 얘기하는 것은 의견 개진 충분히 할 수 있잖아요.]

정점으로 치닫던 갈등은 미래한국당이 한발 물러서며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선거인단의 찬반 투표까지 거친 공당의 공천 명단을 손바닥 뒤집듯 바꾸려는 시도는 오점으로 남을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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