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농단 반성 없는 통합 주문, 박근혜 정치적 계산은?

국정 농단 반성 없는 통합 주문, 박근혜 정치적 계산은?

2020.03.07. 오전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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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 총선 40여 일 남기고 옥중 서신
지지세력 TK 코로나 확산 위로…텃밭 민심 다지기
자유공화당·친박신당 등 화답…지분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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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이 공개되면서 총선을 앞둔 보수진영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상당히 오래전부터 메시지를 쓰고 다듬어왔다고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전했는데, 어떤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을까요?

염혜원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한때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총선을 40여 일 남기고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뭉쳐라'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한 통합을 말하는 것 같지만, 잘 들여다보면 총선을 앞두고 지지세력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읽힙니다.

특히 편지 앞머리에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을 위로하며 텃밭 민심을 다독였습니다.

[유영하 /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사 (지난 4일) :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 4천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앞으로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부디 잘 견디어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태극기 세력을 등에 업은 극우 정당들은 기다렸다는 듯 즉각 화답했습니다.

다만, 자신들의 지분을 찾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으면서,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쇄신의 대상이 되어버린 대구·경북 친박계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홍문종 / 친박신당 의원 (지난 4일) : (미래통합당의) TK 지방의 공천 이런 것들이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오고 전반적으로 보수 우파를 살릴 수 있는 여러 가지 징조들이 어떻게 보여 지느냐 이런 것들이 (연대나 통합에) 굉장히 중요한….]

결국 목표는 친박계가 많은 의석을 따내는 데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다짐과 동시에 2년 뒤 대통령 선거까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지원 / 민생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어제) : 친박당이 원내 교섭 단체는 구성되리라고 봐요. 구성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진짜 언터처블. 누구도 터치할 수 없는 그런 위치를 스스로 구축해가고 있다….]

또 지지세를 모아 이미 두 차례 신청했다 불허된 형집행정지를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실제 최근 보수진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을 촉구하며 군불을 때고 있습니다.

[김형오 /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 (지난 1월 27일) : 박 전 대통령 석방, 이제 구속된 지 3년을 넘긴다면 정치를 오래 했던 사람의 입장에서 예측한다면 이 정권 큰 낭패를 볼 것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수감 3년 만에 첫 메시지를 내면서 국민 앞에 한마디의 반성과 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

단지 총선을 앞두고 지지자들에게 정치적 메시지를 던진 셈인데, 이 한 마디가 향후 보수진영의 구도를 흔들 만한 파급력을 가질 수 있을지 정치권은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습니다.

YTN 염혜원[hye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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