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도 대남 비방 전면에...남북 관계 영향은?

김여정도 대남 비방 전면에...남북 관계 영향은?

2020.03.04. 오후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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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여정 첫 담화 "南 반응, 저능아·적반하장"
"화력전투훈련, 자위적 행동…청와대 사고 경악"
北 방사포 발사 대한 청와대 중단 요구에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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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여동생, 김여정 노동장 제1부부장이 어젯밤 개인 담화를 통해서 우리 정부를 폄하하는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최근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발사에 대해 우리 정부가 유감을 표명한 걸 문제 삼았는데 김여정 제1부부장이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 연결해서 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왕선택 기자!

담화라는 게 누가 이야기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데 김여정 제1부부장이 대남 메시지 발신에 나선 게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것 자체로도 어떤 의미가 있다 이렇게 봐야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으로 북한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최측근 이상의 위상과 역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발신하는 메시지 등급 가운데 최상급에 근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을 건의한 인물입니다.

북한에서 남북대화를 옹호하고 또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우호적인 세력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문재인 대통령과 남측 정부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실망감, 불만을 최고 수준에서 표출하는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그동안 국가운영과 관련해서 일을 배우는 자세를 보였는데 이제는 보조적인 위상을 넘어서 최상급 책임자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도 또 주목 대상이라고 하겠습니다.

[앵커]
북한이 이렇게 김여정 제1부부장까지 동원하면서 청와대에 대해서 어떻게 보면 극단적인 조롱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 어떻게 분석되고 있습니까?

[기자]
사실 북한은 지난해 2월 말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에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소통 방식이라든가 공감능력 등에 대한 불만을 자주 표명해 왔습니다.

이번 담화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불만 표출로 충격 요법을 사용하면서 북한과의 소통 방식을 변경할 것을 촉구하거나 압박한 것이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문 대통령에 대한 불만 표출 외에도 북한은 통상적인 군사활동에 대해서 남측이 도발로 규정하고 문제 삼는 것을 중단할 것을 압박하는 의미도 있겠습니다.

동시에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서 대화의 여지가 있다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표시하는 의미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그럼에도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서 여지가 있다고 분석하고 있는 근거,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담화 내용을 보면 아주 야멸찬 조롱, 또 비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렇지만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은 아니라면서 수위를 조절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고요.

또 담화가 조선중앙통신에만 실렸고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습니다.

북한 주민에게 전달이 되지 않는 조선중앙통신에만 담화가 실린 점은 대내외적인 환경을 고려한 방향 조절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담화를 내면서 수위와 방향을 조절하는 것은 남북관계와 관련해서 파국적 상황에 대응하는 것이 아니고 상황 반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조치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또 담화 표현은 거칠지만 그 주제는 3월 2일 방사포 발사와 관련해서 자위적 훈련으로 남측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해명하면서 문제 삼지 말라고 하는 그런 촉구하는 노력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담화 내용 중에 비논리적인 언동은 남측 전체에 대한 우리의 불신과 증오, 경멸만을 증폭할 뿐이다라고 강조한 그 내용이 대표적인 부분인데요.

이 부분을 확대 해석하면 남과 북이 서로 통상적인 군사활동을 문제 삼지 말자는 제안의 의미가 있고 결과적으로 통상적인 군사활동 내용을 협의해야 하는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정부도 대북 메시지 수위와 방향을 조절하고 상황 반전의 가능성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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