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험지 내몰던 대표급·TK현역들 "나 떨고 있니"

황교안 험지 내몰던 대표급·TK현역들 "나 떨고 있니"

2020.02.07. 오후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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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겐 칼 대고, 黃 본인은 꽃길" 비판도 나와
종로 출마에 상황 급변…공천관리위 ’압박’ 시작
홍준표, "PK 수비대장 충실"…고향 출마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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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서울 종로 출마 선언으로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당내 거물급과 대구·경북, 이른바 TK 의원들입니다.

황 대표가 험지 출마 약속을 지킨 상황에서 공천 물갈이 압박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우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그동안 종로 출마를 주저해 온 황교안 대표에게 가장 큰 불만을 품어온 건 텃밭인 대구·경북, 이른바 TK 의원들입니다.

황 대표와의 식사 자리는 물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공개적으로 절반 이상 물갈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김광림 /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지난 6일) : 근거도 없는, 설명도 없는 TK 물갈이론에 TK가 봉이냐는 말이 지역 언론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당 대표급 주요 인사들 역시 황 대표의 험지 출마 요구를 일축해왔습니다.

[홍준표 / 전 자유한국당 대표 (지난달 3일, tbs 라디오 김지윤의 이브닝쇼) : 제가 서울 강북 선거구나 어디 수도권의 험지에 가서 한 석 보태본들 그것이 한국당 당에 도움이 되겠느냐? 나는 큰 도움이 안 된다고 봅니다.]

다른 사람에겐 칼을 들이대면서 황 대표 본인은 왜 꽃길만 가려고 하느냐는 비판도 공공연히 터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황 대표의 종로 출마 선언으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공천관리위원회가 당장 압박에 들어갔습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헌신과 희생만이 나라를 살릴 수 있다면서 중량급 인사들의 전략 배치 등 필요한 후속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선전포고했습니다.

한 공천관리 위원도 황 대표의 결단으로 공천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미 공천 배제, 즉, 컷오프 대상이 될까 전전긍긍한 TK 의원들은 이제 직접적인 위기를 느끼고 있습니다.

복수의 TK 의원들은 황 대표가 몸을 던진 만큼 공천관리위가 힘을 받을 것이라고 꼬리를 내렸습니다.

다만, 홍준표 전 대표는 후방에서, 부산·경남, 그러니까 PK 수비대장 역할에 충실하겠다면서 고향 출마 의지를 꺾지 않아 공천에서 탈락하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수 있습니다.

한국당은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 선언으로 단단히 꼬였던 공천 실타래를 풀 수 있게 됐습니다.

대규모 쇄신 작업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얼마나 잡음을 줄이고, 힘을 모을 수 있을지가 이번 총선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YTN 우철희[woo7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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